[굿모닝충청 이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식코(Sicko)’는 미국 민간 의료 보험 조직인 건강관리기구(HMO)의 폐해와 이면을 폭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는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돈 없고 병력 있는 환자를 의료제도 사각지대에 방치, 죽음으로 내몰고 있었던 미국 의료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우리 속담에 빗대어 보자면 ‘벼룩의 간을 빼 먹는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특히나 돈으로 권력을 사고 권력으로 돈을 얻는 썩은 세력들이 건강과 목숨을 담보로 국민들을 착취하는 현장은 결코 남의 일 같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미국과 반대로 캐나다, 영국, 프랑스, 쿠바를 보면 거의 100% 무상 의료 제도를 보면 정부와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다하려 한다면 얼마든지 국민이 양질의 삶을 살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캐나다와 프랑스는 어떤 질병이든 국가가 치료에 책임을 진다. 이 두 나라 모두 국민들에게 양질의 삶을 보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 미국인은 “프랑스 정부는 국민을 두려워한다”고 말할 정도로 프랑스는 국민이 왕이다.
1948년 전쟁의 폐허에서부터 의료복지를 시행해 온 영국은 청장년층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만 약간의 약값을 받을 뿐 그 외는 모두 무상으로 어떤 질병이든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가난한 환자가 치료를 받으면 집에 돌아갈 때 교통비까지 챙겨준다.
영국의 의사는 일종의 공무원과 비슷했다. 그들은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고 건강한 삶을 살도록 한 만큼 인센티브를 받는다. 영국의 의사에게 환자는 일차적으로 돈 버는 수단이 아닌, 돕고 치료해야 하는 대상인 것이다.
쿠바도 예외는 아니다.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의 경우, 미국에서 120달러에 구할 수 있는 약을 단돈 5센트면 살 수 있다.
즉 돈이 없어 제대로 된 복지를 구현할 수 없다는 것은 결국 핑계에 불과하다. 세금 누수와 관료들의 구태가 사라지고 제대로 된 정책과 실천만 있다면 가능한 일이 바로 ‘국민복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과 얼마 전 우리 정부는 의료 민영화를 시도하려 했다. 국민의 공공재들을 함부로 민영화하여 누구 배를 불리려던 것인지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 무산됐다곤 하나 여전히 그 불씨는 살아 있기 때문에 우리의 항상 깨어있는 인식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