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천안 성거산 위례성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방형 목곽고가 확인됐다.
목곽고는 나무로 만든 지하시설이다.
충남역사문화원은 14일 천안시 입장면 호당리 산45번지 발굴현장에서 목곽고를 공개했다.
목곽고는 1차 조사에서 확인된 석축 우물을 중심으로 2차 조사를 하던 중 발굴됐다.
백제시대 사비 도읍기(538∼660년)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크기는 가로 5.5m, 세로 5.4m, 깊이 약 1.8m다.
이전에 발굴된 5m×5m 전후 규모의 대전 월평동산성(가로 5.2m, 세로 5.21m)과 이천 설성산성(가로 5.1m, 세로 4.1m)보다 큰 최대 규모다.
위례성 목곽고는 바닥에 목재를 바둑판 형태로 짜 맞춰 넣어 가로 3칸, 세로 3칸으로 구획했다.
목재가 교차하는 지점에는 지름 12㎝인 구멍을 뚫고 뾰족하게 깎은 기둥을 끼워 고정했다.
기둥은 중앙에 4개, 외곽에 12개가 설치됐다.
이 우물(용샘)은 백제시대 목곽고로 통일신라시대와 고려 시대를 거치면서 조선시대 돌로 쌓은 우물로 개축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위례성에서 백제시대 유물이 여러 차례 출토됐으나, 백제의 유구(遺構·건물의 자취)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굴로 위례성의 백제시대 활용과 성격에 관한 새로운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단장인 이종수 충청남도역사문화원장은 “이번 조사결과는 천안 성거산 위례성이 백제시대 유적으로서 진정성과 가치를 확인받는 획기적인 성과로, 위례성이 핵심적인 백제유적으로 인정받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심성보 한밭대학교 명예교수는 “이번에 발굴된 목곽고는 바닥에 뻘 흙으로 다져서 네 벽면 판자를 댄 것으로 보아 물을 담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천안 성거산 위례성은 그간 서울대학교인문학연구소와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이 5차례 발굴조사를 진행해 위례성 성곽의 현황과 서문 터를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