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지난 13일 판문점 JSA(Joint Security Area: 공동경비구역)로 귀순하는 북한 군인을 향한 북한군의 총격에도 불구, 우리 군이 대응사격을 하지 않은 것을 조선일보와 자유한국당이 문제 삼는 것에 대해 "위험천만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선일보는 특히 ‘경계 실패'와 ‘작전의 실패’로 이 사건을 대서특필하면서, 우리 군의 안일한 대처를 맹비난하고 있고, 자유한국당은 북한군의 사격이 남쪽 구역까지 이어졌는데 “왜 우리 군이 응사하지 않았느냐”고 호통치고 있다.
14일 열린 국회 국방위에서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북한이 우리 쪽을 향해 총을 발사했는데,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게 정상적인 상황인가”라며 “JSA지역에 북한의 총탄이 넘어온 최초의 사건으로, 대대장이 포복해서 데리고 왔다는 무용담을 늘어놓을 상황이 아니라, 바로 조치에 들어갔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런 가운데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15일 참다 못해 작심하고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큰일 낼 사람들”이라며 “참으로 사람 여럿 잡을 위험하기 짝이 없는 주장”이라고 지적한 뒤, 극우적 언행을 보이는 조선일보와 자유한국당을 향해 공부 좀 하라고 쓴소리를 던진 것이다.
20대 국회 최고의 국방 전문가답게 그는 휴전선과 판문점에서의 군사작전 개념을 비교하며 쟁점별로 정리한 글을 올렸다. 이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휴전선(MDL: Military Demarcation Line)의 군사작전 개념과 무엇이 다른가.
▲휴전선의 경계는 영토를 방위하는 것이지만, 판문점에서의 군사작전은 안정적인 회담 기능을 유지하는 데 맞추어져 있다. 전투가 주목적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남과 북의 소초 간 거리는 이번 사건이 일어난 지점의 경우, 30m지만 가까운 곳은 5m밖에 안 된다. 남과 북의 군인이 너무 근접해서 섞여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특이한 공간이다.
-특이한 공간의 의미는?
▲우발적으로 사격을 하면 다 죽는다는 이야기다. 근무자들은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 그런데 사격을 안 했다고 질타를 하다니, 돌아버릴 지경이다.
-그럼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유엔사령부의 작전지침에 따라야 한다. JSA에서 근무했던 육사 출신 장교에게 물어보았더니, “무조건 현장으로부터 철수하거나 은신하라”는 것이다. 일단 비상을 발령하고 인근에 있는 미군 특수부대나 한국군 타격대가 증원되기를 기다려 안전을 확보한 후, 여건을 보고 응사하라는 것이다. 만일 우리에게 위해를 가하는지 상황을 판단하고 절대 확전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라는 것이다.
-만약 자유한국당이나 조선일보처럼 대응사격을 하면 어떻게 되나.
▲근접해 서로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서, 더군다나 우리에게 직접 위해를 가하지 않는 사격에 곧바로 응사하게 되면 이건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 순식간에 주변으로 확전되어 대규모 충돌이 벌어진다. 유엔사령부가 절대 용납하지 않는 군사작전이다. 지금 자유한국당과 조선일보는 금지된 행동을 하라는 것이다. 우리 쪽이 피탄이 되었다면, 이건 심각한 문제다.
-이번 우리 군의 조치는 어떻게 봐야 하나.
▲이번에 현장을 통제하고 부상당한 귀순자를 구출한 대대장은 육사 54기로 연대장 생도 출신의 엘리트 장교다. 만일 판문점 경비 도중에 우발적인 사건이 벌어지면 자신이 제일 먼저 목숨을 걸고 뛰어들 장교라는 데 이견이 없다. 주변 작전환경과 절차를 잘 알고 있고, 이번에도 훌륭하게 사건을 처리했다고 본다. 훈장을 주어야 한다. 괜히 사격 안 했다고 트집 잡는 야당과 언론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