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스님의 ‘산방원려(山房源慮)’] 자본주의와 공정한 사회
[탄탄스님의 ‘산방원려(山房源慮)’] 자본주의와 공정한 사회
  • 탄탄(呑呑) 스님
  • 승인 2017.11.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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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呑呑)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여진선원 주지 용인대 객원교수

[굿모닝충청 탄탄(呑呑) 스님] 자본주의 붕괴의 조짐이 세계 도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구촌의 위기라고 해도 크게 어긋나는 지적은 아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 유럽 여러 나라의 재정위기, 영국 청년들의 폭동, 한국의 등록금 및 급식 논쟁 등이 본질적으로는 원인이 동일하다고 하겠다.

소수에게 부가 집중 되어지는 문제가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날이 갈수록 양극화와 중산층의 해체는 자본주의의 위기이고 세계 시장주의에 상당한 위협이 된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핵심은 글로벌 시장화의 부산물이며 시장경제가 주는 효율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양극화와 금융 불안이 누적 되었으며, 이를 짧은 시간에 해결하려는 성급함에 막대한 재정자금을 쏟아 부은 결과라고 경제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고 있다.

실물경제 측면에서 본다면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돈을 저리(低利)로 아무리 풀어도 생산과잉 상태를 유발할 뿐, 성장으로 연결되기에는 요요할 뿐이다. 더욱이 일자리 부족 상태를 해결할 제도적 장치는 전무한 실정이다.

시들어 가는 자본주의에서 사는 길은 해외에 눈을 돌리는 길이다.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이다. 문제는 미국, 유럽, 일본도 해외시장 개척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쟁탈전의 조짐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경제 전쟁에서 패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게 경제적으로 종속 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기에 국가 간의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는 경쟁을 날로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 오늘의 자본주의가 위기라고 자본주의를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는 배에 구멍이 나 물이 차오른다고 배에서 바다로 뛰어내리는 것과 같이 어리석은 짓이다.

우리 한국 사회는 이미 대표적 모습으로 세계질서에서 갈수록 도태되는 문제가 있다. 이는 ‘부동산’과 ‘교육’이다. 이를테면 ‘아파트’와 ‘사교육’이 대표적이다. 많은 이들이 수십억대의 강남 아파트, 수백만 원이 드는 강남 사교육에 좌절하고 분노한다. 상대적 빈곤감을 유발하고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근본 요인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세상을 지배하는 주도권이 수십억 대 아파트 값과 수백만 원의 사교육 비용은 국론 분열과 계급‧계층 간의 위화감을 더욱 부채질할 뿐이다. 사회복지, 양극화, 복지 포퓰리즘, 사회적 소수자 문제 등등 여러 가지 제도적 보완이나 장치를 개선하는 것도 좋지만, 강남으로 집중되는 한국 사회의 부의 편중을 개선하지 않고는 한국 자본주의의 몰락을 불 보듯 뻔하다.

자본의 집중은 당연하지만 적정한 분배가 자본주의를 더욱 윤택하게 한다는 실증적 사례가 있음에도 복지 포퓰리즘이라며 공격부터 하고 좌파 운운하는 꼴통 보수는 시대적 요구를 거부하는 짓이다. 여러 매체에서 세계 경제의 전망이 비관적이라는 진단이 있다. 국경의 문턱은 낮아지고 시장의 힘은 더 방대해지는 시점이고 양극화는 전 지구적 차원에서 가속화 되는 어려움 속에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은 부자에게 감세가 아니라 증세하여 효율적이고 약자와 공존하는 생산분배 시스템을 공고히 하는 길이다. 통합과 안정에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성장을 통한 분배에는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 부양책을 위해서는 국내 굴지 재벌들의 고통 분담이 요구된다. 재계의 희생 없이 서민의 척박한 삶의 질은 향상될 수 없음이 자명하다. MB노믹스를 표방했던 이명박 정부가 친기업, 시장 친화적이었던 정책을 돌연 공장사회와 동반성장을 화두로 들고 나온 것은 시대적 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세계 도처에서 부의 재분배와 나눔을 통하여 시장 경제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징후와 대기업 수출 일변도의 경제 성장은 부(富)의 편중과 양극화라는 사생아를 낳은 것이다.

‘투자의 귀재’ 워렌버핏이 정부가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으라는 내용의 칼럼을 기고해 화제가 되었다. 대기업의 축척된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부의 재분배를 통한 자본주의에 활력을 주는 것이다.

인간적인 얼굴의 자본주의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면 강남의 거액의 아파트와 고액 과외를 해결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고, 또한 세습경영을 하며 수백억대의 그림에 투자하고, 노조를 무자비하게 탄압하며 성장하는 반사회적인 기업의 퇴출만이 한국 자본주의를 지키는 지름길이다.

근로자의 피땀으로 살찌우고 성장한 재벌들이 이러한 사회적 흐름을 거부한다면 경제 생태계 재편이 더욱 급물살을 탈 것은 뻔하다. 자본주의는 승자 독식의 패러다임이 아닌 함께 잘사는 사회를 위해 공정하게 경쟁하는 구조이다.

이제는 선진국처럼 아버지가 재벌이라고 자녀도 재벌이 되는 사회구조가 변화 될 것이 자명하다. 세상은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져야 공정한 게임이다. 공정한 사회를 이루는 초석은 재벌의 사회적 책임이 우선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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