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근 기자] 대덕특구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의 내부 조직개편이 너무 잦다는 지적이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상당수 출연연들이 고작 1~2년 만에 조직개편을 반복하다 보니, 오히려 안정적이고 전문적으로 이뤄져야 할 연구기관의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큰 상황이다.
대덕특구 출연연 가운데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조직개편을 단행한 곳은 한국한의학연구원과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가핵융합연구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이다.
한의학연은 지난해 12월 말 ‘체질․진단 연구그룹’을 ‘한의의료기술연구그룹’과 ‘의공학기술개발그룹’으로 분리했고, IBS는 1월 1일자로 ‘원스톱 지원팀’과 ‘글로벌협력팀’ 신설 등 소폭의 조직을 개편했으며, KISTI는 ‘국가슈퍼컴퓨팅연구소’, ‘첨단정보연구소’ ‘정보분석연구소’ 등 3개 부설연구소를 출범시켰다.
국가핵융합연구소도 1월 ‘KSTAR(한국형핵융합시험로)운영사업단’을 중심으로 구성되던 기존 핵융합 연구조직을 ‘KSTAR연구센터’와 ‘핵융합공학연구센터’ 두 개로 분리했고, ETRI는 같은 달 종전 ‘4연구부문, 3연구소, 5연구본부, 1연구단, 2지역센터, 1실’의 직할부서 체제를 ‘5연구부문 2연구소 3연구본부 1실’체제로 전환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4월 바이오 중심 융복합 기술개발을 위한 ‘바이오융복합연구소’와 국민행복기술 개발을 목표로 ‘의생명과학연구소’ 등 2개의 전문연구소를 신설하고, 기초과학지원연은 5월 연구부문 ‘2개 본부 3단 5부’체제로, 행정지원부문 ‘1센터 3부 1실 11개팀’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그러나 이들 조직재편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곱지 않다. 조직개편이 너무 자주 이뤄진다는 것이다. 조직개편을 통해 기관의 활력을 높이겠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안정적이고 전문적이어야 할 연구기관의 특성은 도외시 한 채 정부와 코드나 맞추는 식의 조직개편이 이뤄지고 있는데 따른 비판이다.
실제 기초연은 지난 2010년 팀 조직을 전면 폐지하는 조직슬럼화를 단행한 뒤 지난해 12월에는 일부 행정조직을 개편한 뒤 1년여만에 또다시 조직개편을 했고, 생명연은 2011년 9월 핵심역량에 기반한 강소형 연구소 체제로 전환한 데 이어 2012년 1월에는 연구본부 중심의 중대형 현구사업 수행체제로 전환하는 등 1년만에 조직개편을 잇따라 실시했다.
ETRI도 지난 2010년 1월 연구부문의 경우 종전 4부문 6본부였던 체제를 5부문 3본부 체제로 슬림화하고 기획사업지원부서도 1부문 3본부에서 1부문을 없애고 3본부로 조직을 개편한지 2년 만에 대규모 조직을 개편했으며, 한의학연과 IBS는 비록 소규모 조직개편이지만 1, 2년만에 조직을 개편하는 꼴이 됐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연구기관은 특성상 조직을 자꾸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특히 최근 출연연들이 실시하는 조직개편을 보면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일단 정부와 코드를 맞추려는 의도가 많은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