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손석현 충청남도자원봉사센터 연계협력팀장] 얼마 전 군산에서는 제14회 전국자원봉사센터대회가 열렸다. 1년에 한번 전국 246개 자원봉사센터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원봉사에 대한 다양한 현안과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네트워크하는 자리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처음 시도로 2018년도 전국자원봉사센터 전략사업을 제안 발표하고 선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17개 광역시도가 각 지역 기초센터와의 사전 워크숍을 거쳐 준비된 전략사업들을 현장에서 발표하고 참여자 전체 투표를 통해 내년도 전국자원봉사센터 공통 전략사업을 선정하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남지역 자원봉사센터에서 제안한 전국민 '공유하자' 프로젝트는 아쉽게 4위를 하며 최종 전략사업에 선정되지는 못했다. 1위를 차지한 프로그램은 서울지역의 센터들이 제안한 ‘안녕하세요’ 캠페인, 다음으로는 울산지역 센터들이 제안한 ‘자원봉사센터 알리기’ 홍보 캠페인이었다.
충남지역 센터들이 제안한 ‘공유하자’ 프로그램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시간을 가까운 이웃과 공유하자라는 것이었다. 인적자원의 공유와 함께 재화의 공유도 제안했다. 필요에 의해 구입했지만 집안 곳곳에 방치되어 있는 물건들을 서로 서로 공유하자는 것이다. 명절에 한번 꺼내 사용하는 교자상부터 드라이버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각자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특정 공간에 내어놓고 서로 공유하자는 의미다. 여기에 더하여 물물교환하고 필요한 곳에 기부도 하면 더할 나위없다.
서로의 봉사시간도 주고받자고 제안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가에서 자원봉사 시간을 관리하고 있다. 1994년 대학교 사회봉사과목 설치와 1996년 학생 자원봉사 의무화, 기업 임직원 봉사시간 의무화, 2003년 사회복지봉사활동인증관리시스템 VMS 운영, 2010년 자원봉사포털시스템 1365포털시스템 운영으로 이어지며 관리되기 시작한 자원봉사 시간관리. 정부에서 인정하는 공식적 자원봉사 시간이라는 미명하에 자원봉사 활동 시간 적립을 직간접적으로 강요하거나 시간인증관리 지침에 의해 매우 제한적으로 관리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봉사시간 관리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봉사시간 공유 시스템의 구축을 제안했다. 기존의 공식적 자원봉사 인증 시간은 기존 시스템을 활용하여 관리하되 지금껏 그 어느 곳에서 기록되지 않고 관리되지 않는 비공식적 봉사시간을 저장하고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쉽게 말해 자원봉사 시간관리 시스템상에서만 누적되어 있는 각자의 봉사 시간을 상호 거래하고 공유하자는 것이었다. 여기서의 시간 교환은 전문 변호사의 무료 법률 상담 1시간과 어린아이를 대신 돌봐주는 1시간은 모두 동등한 가치를 가진다는 등가의 원칙하에 말이다. 그 어떤 노동의 가치, 자원봉사 활동의 가치는 동등하다는 생각에서 말이다. 비로소 ‘이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라는 사회 명제를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