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신두리 사구의 모래와 바람을 노을빛과 함께 담다
태안 신두리 사구의 모래와 바람을 노을빛과 함께 담다
최경자 작가 사진집 ‘사구’ 출간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7.12.0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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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충남 태안 신두리 사구의 까쓸까슬한 모래알과 사구를 움직이는 바람이 사진에 담겼다.

‘바다 위를 걷다’, ‘Vietnam Scene’ 등 사진전에서 자신만의 시각을 보여준 사진가 최경자 씨가 충남 태안 신두리 해안 사구 모습을 담은 사진집 ‘사구’를 출간했다.

신두리 해안 사구는 2007년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원유 유출 사고’의 피해 지역이다.

123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오로지 손으로 일일이 기름을 닦아내며 참사를 극복하는 기적을 보여 준 곳이기다.

태안 출신이지만 유년 시절 이후로는 서울에서 살아 온 최 작가는 이때 사고 현장과 봉사자들의 활동을 카메라로 기록하면서부터 태안에 다시 거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간한 ‘사구’는 사고 전후 모습을 담은 책이 아니다.

최 작가는 사구를 좀 더 가까이, 좀 더 자주 관찰하고자 신두리 사구의 생태해설사로 활동하며 매일 매일 사구가 변하는 모습을 관찰해 왔다.

멀리서 바라 본 풍경이 아니라, 가까이 들여다보고, 또 자신만의 방식으로 중첩시켜 바라 본 사구의 모습을 담았다. 본래 사구라는 자연이 가진 깊이와 내면에 집중한 것이다.

베트남에서도 개인전을 펼칠 만큼 아시아 각지를 다니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이국적인 풍경은 물론, 생활인들의 삶을 기록해 온 그가 첫 책에서 선보이는 사진이 신두리 해안 사구라는 데는 그만한 의미가 있다.

이 책 해설에서 소설가 정도상은 최 작가가 보여 준 시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최경자가 렌즈에 담아낸 풍경은 그렇게 거대하고 장엄한 풍경이 아니다. 태안의 신두리 해안 사구는 말 그대로 ‘모래언덕’이다. 별 새로울 것도, 위대할 것도, 장엄할 것도 없는 작고 야트막한 모래언덕이다. 최경자는 작고 야트막한 모래언덕을 담아내기 위해 특별한 시간을 선택하지 않았다. 특별한 시간이란 빛이 일상과 다르게 작용하는 시간이다. 맑고 희고 큰 덩치의 구름이 많은 날일수록 저녁노을은 참으로 장엄하다. 그 노을의 붉은 빛이 섬세하게 뿌려질 사구와 주변 풍경을 담기보다는 특별하지 않은 보통의 시간에 보통의 풍경을 담아냈다. 하지만 보통의 풍경을 작품으로 담아내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사람이 사는 여느 골목이나 거리처럼, 극적인 사건도 없고 태풍이 할퀴고 간 자국과 같은 폐허의 슬픔도 보이지 않는 그저 그런 밋밋한 풍경이니 말이다. 다행히 최경자는 그 밋밋한 풍경을 밋밋하게만 본 것이 아니라 수없이 겹쳐진 주름으로 보았다.”

최경자의 사구(沙丘) 사진은 ‘바람의 독백’이라는 제목의 사진전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이 사진전은 지난달 22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갤러리 인덱스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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