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자녀교육 코칭] 위대한 질문은 자녀의 변화를 이끌어낸다
[조성진의 자녀교육 코칭] 위대한 질문은 자녀의 변화를 이끌어낸다
  • 조성진
  • 승인 2017.12.0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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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중부대 교양학과 교수(경영학 박사)한국수퍼바이저코치국제인증코치

[굿모닝충청 조성진 중부대 교양학과 교수] 

한 연구에 따르면 4살 어린아이는 하루에 98개의 질문을 한다고 한다. 시도 때도 없이 마구 질문을 던져 어른들을 곤혹스럽게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라면서 질문하는 방법을 잊어버리고 타인의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간다.

청소년기에 들어서면 질문에 대답은 커녕 응대를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버린다. 그 아이가 자라 성인이 되고 부모가 되면, 이젠 어른들이 질문을 시작한다. “넌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거니 없는 거니?” 질문이 이러니 온전한 대답이 나올 리 없다.

이쯤 되면 질문이 아이의 가슴을 후벼 파게 된다. 침묵이 흐른다. 질문하는 사람이나 대답을 기다리는 사람 둘 다 마음이 상한다. 결국 대화가 단절된다. 이게 우리네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학교는 또 어떤가? 우리 교육은 질문하기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 강의법과 함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교수법이 질문(question)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 안에 진도를 나가야 하니까 질문하기보다는 정해진 분량을 설명하기에 바쁘다.

갈 길이 머니 학생들의 질문을 받기보다 교사가 설명하고 지시하는 것에 더 익숙해져 있다. 수시 입시를 치르는 고3 수험생들에게 질문을 하면 무척 놀라운 현상을 발견한다. 대답이 한결 같다. 좋은 질문을 받아 본 적이 없으니 가슴을 울리는 대답을 들을 수 없다.

무엇이 문제일까? 어디서부터 어찌 해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부모와 교사가 제대로 질문해야 한다. 질문하지 않으니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정답을 가르쳐주면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자녀들과 학생들의 생각을 깨워야 한다. 질문은 평상시에는 외부로 향해있던 의식을 자신의 내부로 향하도록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모습을 보려면 거울이 필요하듯, 사람의 잠재의식을 들여다보려면 또 다른 거울이 필요하다. 그것이 질문이다.

질문은 힘을 가지고 있다.

첫째, 질문은 생각을 자극한다. 어떤 질문이든 질문을 하면 그 질문을 받은 사람은 생각을 하게 된다. 무슨 대답이라도 해야 하니 말이다. 결국 질문이 상대방의 사고를 자극하는 셈이다.

둘째, 질문은 마음을 열게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사연, 의견, 관점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우쭐해진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누구든지 자신의 얘기를 하게 된다. 셋째, 질문을 하면 귀를 기울이게 된다.

적절하게 질문을 하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얘기에 집중하게 되고 경청하게 된다. 여기에서부터 대화가 시작되고 관계가 싹튼다. 마지막으로, 질문은 대단한 힘을 발휘하게 한다. 질문을 하면 상대로 하여금 깊이 생각하도록 격려하게 되고, 그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된다.

좋은 질문은 정보를 얻어낼 뿐이지만, 위대한 질문은 변화를 이끌어낸다. 소크라테스는 질문을 되풀이함으로써 진리에 가까워진다고 믿었다. 그는 지나가는 청년들을 붙잡고 질문을 던졌다. 아무 생각 없이 기존의 것들을 받아들이며 살고 있던 청년들에게 정의와 법이 무엇인지 생각하도록 질문했다고 한다. 계속해서 질문을 주고받으면 결국 자신의 내면에 숨겨져 있던 답을 찾게 된다고 믿었던 것이다.

스티브잡스는 생전에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할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지고 있는 모든 기술을 그것과 바꾸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 기존에 믿고 있던 것을 비틀어보고 생각하도록 질문을 던지는 소크라테스를 통해 또 다른 영감을 얻으려 했던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질문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첫째, 질문 속에 ‘왜’라는 표현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가 말한 것 왜 안 했어?”, “넌 왜 이것밖에 못 하니?”, “뭐라고 말 좀 해봐. 왜 대답 못해?”, “왜 이제 오니?” 이런 말을 듣게 된 자녀나 학생의 마음이 과연 어떨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질문하는 부모나 교사가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하더라도 그들의 가슴은 조여들 수밖에 없다. 질문 속에 이미 비판, 판단, 추궁의 의미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둘째, ‘왜’라는 표현보다 ‘어떻게’라는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엄마가 말한 것 어떻게 진행되고 있니?”, “네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거니?”, “네 생각은 어떠니?”, “다음엔 어떤 멋진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니?” 이런 질문을 받은 자녀들이 어떤 반응을 할지 상상해보자. 자녀들의 마음속에서 어떤 생각이 꿈틀거리고 있을지 어떤 느낌이 솟아오를지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 질문에 따라 대답은 얼마든지 바뀐다.

마지막으로, 질문도 연습해야 한다. 아이들이 오글거린다며 평소대로 하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래도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질문하는 입술근육을 바꾸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가르치고 설명하기보다 질문하는 방향으로 습관과 체질이 바뀌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시중 서점에 질문에 관한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 있다. 자녀와 학생들이 의미 있는 변화를 시작하도록 부모와 교사가 질문하기를 연습하자.

질문을 연습하는 데 있어 코칭(Coaching)은 아주 유효한 수단이다. 위대한 변화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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