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고민 Q&A] 애경사가 고민입니다
[어르신 고민 Q&A] 애경사가 고민입니다
  • 임춘식
  • 승인 2017.12.09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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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임춘식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Q. 애경사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저는 요즈음 이 문제가 고민스럽습니다. 품앗이 성격이 강한 애경사라 하지만 은퇴자이기 때문에 수입은 없고 사람노릇은 하고 싶고 그래저래 고통스럽습니다. 결혼식은 정말 친한 사람과 가까운 친척만 연락하여 단출하게 하는 결혼문화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가 생각해 봅니다. 혹시 미국이나 일본은 어떤지요(태안, 남 62)

A. 가을과 연말에는 시기적으로 경사스러운 청첩장이 많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환절기라 애사의 소식도 가끔 있습니다, 그러나 이따금 황당하고 조금은 고민스러운 때가 더러 있습니다. 생면부지(生面不知)의 이름으로 또는 명함 한 장 주고받은 정도에서 청첩이 올 때도 있고, 수 년 동안 아무런 연락이 없다가 청첩장을 받게 되면 축하해 줄 생각이 많지 않습니다.

더욱이 직장에 억매여 있거나 퇴임 이후의 은퇴자들은 약간의 번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직장인들은 일상의 업무에도 제약을 받지만 자주 있는 애경사이다 보니 매번 참석하기조차도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조사비의 지출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봐야 할 때를 가보지 않으면 마음이 찝찝하고 죄 짓는 일이나 한 것처럼 뒷모습이 부끄럽습니다. 특히 은퇴자들은 일상의 바쁨보다는 경조사비용이 고민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 공직생활을 했던 은퇴자들은 체면유지의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다행으로 자녀들의 도움으로 경조사비만이라도 해결하고 있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주말만 되면 호주머니 사정을 점검해 봐야 할 지경입니다.

결코 애경사 봉투의 무게는 축하나 애도의 농도와는 비례되지 않습니다. 다만 빈손의 인사보다는 위안의 분위기가 따뜻하고 부드럽기 때문입니다. 말은 맞지만 위안이 전혀 되지 않습니다.

어쨌든 절친한 사람끼리 조용하게 서로 주고받는 애경사는 친목을 위해 더없이 좋은 일이지만 공개적으로 친분을 과시한다거나 애경사에 불참한 사람에게 자칫 소외감이나 불쾌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될 부분임에 틀림없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돈 내도 문제’, ‘안 내도 문제’, 애매한 '경조사비용' 때문에 고민해 보았을 것입니다. 즉 친분 정도에 따라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또 간다면 얼마를 내야 할지 참 애매한 게 바로 경조사비가 아닌가 싶습니다.

상담사 역시 한 달에 7건, 많으면 한 10건이 될 때도 있는데 모르긴 몰라도 적게는 몇 만 원 많게는 10만 원도 넘고 때로는 화환을 보내야 될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기준이 있습니다. 일단은 이 사람이 내가 평생을 살아오면서 함께했던 기간의 기여도. 그리고 이 사람을 앞으로 만날 사람인가 그리고 품앗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런데도 좋은 뜻에서 시작한 경조사비가 지금은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고 있습니다. 내면 얼마를 내는 게 적정할까요? 그런데 경조사비의 기준 우리 국민들은 얼마를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건지에 대해서는 통계가 많습니다.

어김없이 날아든 청첩장, 간혹 고지서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3만 원이냐, 5만 원이냐, 10만 원이냐. 축하의 마음은 얼마로 표현해야 하는 걸까 갈등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갑 사정을 생각하자니 인색해지고, 더 넣자니 무리하는 것 같은 경조사비. 얼마가 최선일까요?

대세는 5만 원이었습니다. 최근 이뤄진 한 설문조사를 보면, 10명 가운데 6명이 5만 원을 낸다고 응답했습니다. 10만 원을 낸다는 사람도 10명 중 2명 이상이었습니다. 좋은 일은 함께 기뻐해 주고 어려운 일의 슬픔은 나누자는 의미의 경조사비. 그저 마음이 중요한 건데 어느덧 경조사비가 부담이 돼 버린 것 같아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합니다.

특히 고지서가 된 '청첩장'…적정 축의금은 얼마가 적당할까요? 물론 해답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축의금 문제로 고민하는 것은 대한민국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중국의 사례입니다. 일반인들 중국인들의 한 달 월급이 5천 위안인데 일반적으로 1천에서 2천위 안을 축의금으로 한다고 합니다. 우리 돈으로 치면 17만원에서 30만 원 정도 입니다. 거의 월급의 5분의 1 수준입니다. 물론 절친한 관계의 경우입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아주 가까운 지인만 결혼식에 초청을 합니다. 소수정예인 딱 올 사람들만 초청합니다. 청첩장을 보내서 회신을 받습니다. 테이블에 참석자 명패를 만들어 놓습니다. 그리고 축의금 봉투는 디자인이 다른 봉투를 사용합니다. 즉 금액별로 다른데 금액은 3만 엔, 5만 엔, 10만 엔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미국은 축의금 문화가 없습니다. 축의금 대신에 신부가 한 달 전에 주최하는 드레스 파티, 파티를 열어서 결혼선물을 미리 받습니다. 내가 필요한 목록을 해서 친구들에게 공개하고 커피포트, 아니면 뭐뭐 이렇게 해서 그걸 선물로 받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습니다. 기부문화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려한 결혼식을 엽니다.

특히 유대인들은 축의금을 결혼식 때는 거의 내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내는 축의금이 돌잔치라고 합니다, 첫 생일날. 그때 상당한 고액을 줍니다. 그리고 부모가 계속 관리를 해 줘서 20년 뒤에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그 돈을 돌려준다고 합니다.

심리적으로 젖을 뗄 때는 경제적인 능력과 함께 보태어 떼어주기 때문에, 그래서 유대인들이 전 세계적으로 브레인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누구나 애경사 문제로 골치를 않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생활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나이 들어 수입이 없는 성태에서 애경사는 더 많고 안가면 욕 얻어먹고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을 당하니 정말 문제입니다.

받는 만큼 줘야하는, 받았으니 이제 갚아야 한다는 말은 이론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정말 걱정 중의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문화의 산실 중에서 가장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 애경사의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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