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인문학 서재] “인생의 멋진 비행을 꿈꾸는 세상 모든 이들의 필독서”
[임영호의 인문학 서재] “인생의 멋진 비행을 꿈꾸는 세상 모든 이들의 필독서”
④ 리처드 버크 著 ‘갈매기의 꿈’
  • 임영호 우송정보대 특임교수
  • 승인 2017.12.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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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 우송정보대 특임교수

[굿모닝충청 임영호 우송정보대 특임교수] ‘갈매기의 꿈’은 우화다. 작가 리처드 버크(1936~)는 전직 조종사로 바닷가 공중에서 들려오는 갈매기 소리에 영감을 얻어 집에 돌아와 곧바로 이 작품을 썼다. 첫 장에 “모든 이의 내면에 깃든 진정한 갈매기 조나단에게 바칩니다”라는 구절이 있다. ‘진정한 갈매기’, 진정한 인간이란 뜻이다. 꿈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사는 인간이다.

흔히 바다에서 보았듯이 수많은 갈매기 떼는 낚시 배가 바다에 밑밥을 뿌리자 먹이를 얻으려고 서로 밀고 다투고 있다. 그들이 가진 날개는 비행이 아니라 먹이를 찾고 먹이 때문에 싸우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순간을 위해 살고 있다. 먹고, 싸우고, 무리 안에서 힘을 발휘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 비행하는 환희를 모른다. 비행에 대해 아주 간단한 사실 이상은 배우지 않는다. 인간은 어떤가. 많은 사람들은 그저 돈을 많이 버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주인공은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이다. 그는 달랐다. 조나단은 배와 해변으로부터 떨어진 곳에서 홀로 비행을 연습하고 있다. 그의 관심은 먹이가 아니라 비행이다. 혼자 수백 번씩 저공 활공을 연습하며 실험했다. 조나단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이제까지 어떤 갈매기도 해내지 못한 2400m 상공에서 시속 344㎞로 질주하고 곡예비행을 해냈다. 부모도 주위 갈매기도 이해하지 못했다. 어머니가 물었다. “여느 새처럼 살지, 왜 그리 어렵게 사니?” “공중에서 무얼 할 수 있고, 무얼 할 수 없는지 알고 싶을 뿐이어요. 그게 다여요.”

리처드 버크

인생에서의 여행도 늘 자신을 개척하는 자세를 가져야만 한다. 이것이 인생을 최고로 여행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그저 세상에서 관습처럼 행해지는 방식으로 살아간다. 타인을 흉내 내거나 사회의 시선만 의식하고 남과 똑같이 산다. 남과 다르면 왠지 불안하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를 그릴 수 있다. 실제 그 가치를 실현하는 자는 많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현실주의자가 돼서 오직 먹고사는 것만 관심이 있을 뿐 자신의 꿈을 포기하게 된다.
조나단은 하늘을 신나게 나는 법을 배웠지만 그 대가로 혼자되었다. 부족장은 그를 무책임하다는 이유로 추방시켰다. 그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조나단은 혼자되어 자기만큼의 비행기술이 있는 갈매기들을 만나 다른 세상으로 따라간다. 그곳의 갈매기들은 조나단의 생각과 같았다. 그들은 위풍당당했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비행이었다. 매일 몇 시간이고 비행하고 어려운 기술들을 시도하며 보냈다.

“우리는 이번 생에서 배운 것을 통해 다음 생을 선택한다.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면 다음 생애도 이번 생애와 같다. 한계도 똑같고 감당해야 할 무거운 짐도 똑 같다.”

그곳의 족장 ‘챙’은 배우고 익히기를 중단하지 말고, 보이지 않는 완전한 이치를 더 많이 이해하려 계속 애쓰라고 했다. 각자에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장하고 싶은 일에 노력해서 완벽에 도달하는 것이다. 니체(1844~1900)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에서 “과거에 일어난 일이 미래에도 영원히 돌아온다. 영원히 반복된다”라고 말했다. 영원회귀(永遠回歸) 사상이다.

시간이 지나자 조나단은 선배로써 사랑의 실천으로 어린 갈매기들을 수련시켰다. 그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갈매기는 비행하는 것이 옳다는 것. 자유가 존재의 본성이라는 것. 그 자유를 막아서는 것은 무엇이든지 무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질을 알고 거기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 그저 사회 관습이나 습관으로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남과 다르면 잘못으로 생각한다. 때로는 사회와 다른 판단을 하더라도 소신을 가지고 인생을 살 필요가 있다. 또한 자유의 정신으로 기존의 전통, 낡은 사고방식, 낡은 패러다임을 파괴해야 한다.

조나단은 우려했다. 누구든지 쉽게 사는 방법으로 언제든지 회귀할 수 있다. 자기가 떠난 후 갈매기 부족들이 그를 ‘신격화’하고 더 이상 비행연습을 하지 않을 수 있다. 제자들에게 경고했다. “저들이 나에 대해 엉뚱한 소문을 퍼뜨리거나 나를 신으로 만들지 못하게 해라. 난 한 마리 갈매기일 뿐이야. 나는 비행을 좋아하는….”

얼마간 시간이 지나자 갈매기들은 조나단을 성스럽게 받아 들렸다. 조나단을 팬클럽의 우상처럼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떤 몸짓을 했는지 낱낱이 알아 내려했다. 이제 그들은 까다로운 비행 동작을 멀리했다. 조나단의 제자들에게 수련 받는 새들은 점점 줄었다. 나중에 그들은 노력하고 훌륭해지려는 마음 대신에 조나단 리빙스턴과 그의 탁월한 신성한 제자들이 보인 ‘기적’에 대하여 말했다. 부리에 나뭇가지를 물고 다니는 점점 이상한 관습도 행했다. 조나단의 가르침의 상징은 실패를 변명하려는 이들의 허례와 미신 위에 세운 번지르한 돌멩이가 되었고, 결국 이것이 모여 돌무덤도 되고 그들의 중요한 예배 중심지가 되었다.

예수 사후 종교적 모임과 비슷한 양상이다. 실천은 없고, 우상으로 숭배하고, 기적만 기대하고, 교리만 외우고 다니는 신자와 같다. ‘갈매기의 꿈’은 인간 사회에게 향하는 날카로운 가르침이다. 2시간이면 읽지만 여운은 2주일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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