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는 4.16] 퇴색되지 말아야 할 기억 '2017년, 세월호 참사 연재 글을 돌아보다'
[숨쉬는 4.16] 퇴색되지 말아야 할 기억 '2017년, 세월호 참사 연재 글을 돌아보다'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 기획 - ‘숨쉬는 4.16’ (43) 2017년 12월
  •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 승인 2017.12.15 18: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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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12월은 반성과 성찰의 달이다. 송년회를 하면서 사람들은 서로 감사의 인사를 나눈다. 다짐을 하고 덕담도 주고 받는다. 그리고 후회와 반성을 하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지기도 한다. 그렇게 송년회는 관계와 자신을 돌아보는 자리다. 돌아볼수록 잊혀지지 않고 마음에 남는 법, 세월호 참사가 크게 다르지 않다. 3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말하고 잊지말자고 외치는 것은 잊지 않기 위해서다. 2017년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이 만난 사람과 취재 글을 돌아보며 상처를 기억하려고 한다. 과거의 문장과 현재의 시간이 겹치면서 일부 시제가 맞지 않아 보이는 부분은 그대로 뒀다.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포옹하는 인간에 대하여-‘거짓말이다’ 소설가 김탁환을 만나다
맹골수도에서 시신을 거둔 잠수사들이 병원을 거쳐 법정까지 가게 된 과정은 소설이 아니라 기가 막힌 현실이다. 차라리 국가라는 존재를 잊고 싶을 만큼 참혹하다. 소설가 김탁환은 ‘거짓말이다’라는 소설을 통해 세월호를 기억했다. 김탁환 작가를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이 만났다. 작가의 말이다.

“내 소설에서는 두 번의 포옹이 나온다. 민간 잠수사 나경수가 침몰한 세월호 안에서 희생자 종후를 안고 나오는 것이 첫 번째 포옹이고, 광화문 시위에서 물대포를 맞고 있는 나경수를 종후의 아빠인 윤태식 씨가 포옹하며 보호하는 것이 두 번째 포옹이다. 지난 토요일 1000일 집회에서 나는 세 번째 포옹을 보았다. 생존 학생들과 희생학생 유가족들의 포옹. 저 포옹의 깊이를 과연 내가 가늠할 수 있을까” 

스토리펀딩으로 만나는 세월호 기억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그동안 기획으로 연재해 온 “숨쉬는4.16”을 한권의 책을 펴내기위해 스토리펀딩을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8일이다. 첫회 연재가 시작된 것은 탄핵심판 이틀 전이었지만 펀딩이 시작되기 까지는 한 달 남짓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스토리펀딩의 인연은 분명 새로운 만남이자 소중한 응원이다. 펀딩 참여자 들은 취재하고 기록하는 일에 박수를 보냈다. 동참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아니 이미 그들은 벌써 동참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스토리펀딩이 끝나고 한권의 책이 나오면 취재 대상으로 만났던 이나, 인터넷으로 만났던 이들이나 모두가 세월호라는 비극의 우산 아래 모이게 된다. 창작자들이 스토리펀딩을 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단원고 희생자 육필 기억시 展을 찾아서
지난 봄 세종시 교육청 로비에서는 교육문예창작회와 함께하는 “단원고 희생자 육필 기억시전시회”가 열렸다. 이 기억시 전시회는 세월호 참사 3주기 기억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국 여러 곳에서 진행됐다. 전시회 현장모습을 전했다.

“친구들 가리거나 무시하지 않고 어울리고 / 벌써 알바해서 홀로 서는 법을 익히는 모습 든든했다 /그만하면 되었다고, / 세상사는 연습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 다독여 주는 어머니를 친구들이 부러워했는데 / 건우는 그렇게 세상에 발 디딜 채비하는 중이었다” (배창환 시인의 시 “단원고 김건우” 중에서)시인은 건우를 대했던 가족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써 내려갔다. 그리고 이제부터 시작인데, 벌써 떠나간 열여덟 청춘을 추모했다. 한줄 한줄 읽을 때마다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그려졌다.

주말마다 리본나눔하는 빈들청년들 남누리, 박정현, 원찬호 씨
빈들청년공동체는 대전 빈들교회가 가진 방향성과 가치를 이어받아, 세상 속에서 함께 실천하고 공유하는 청년 모임이다. 빈들청년공동체는 2015년 겨울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에 노란 리본 나눔과 세월호 기억 관련 피켓팅을 벌이고 있다. 따로 약속은 하지 않으며, 시간이 되는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나오는데 많게는 7명에서 적게는 3명이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 여름 대전 으능정이 거리에서 노란 리본을 나눠주고 있는 빈들청년공동체의 남누리, 원찬호, 박정현 씨를 만났다

“Merry Christmas라고 하잖아요. 크리스마스만 되면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져요. 거리의 분위기도 좋고, 캐럴도 울리고요. 가족들끼리 모여서 촛불도 켜고, 밥도 먹고 그 날만큼은 평안한 하루를 보내는 날이에요. 그런데 12월 24일 처음으로 거리에 나와 세월호를 알리며 제가 느낀 기분은 ‘안타까움’이었어요.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게 슬펐어요. 저에게는 너무나 슬픈 Sorry Christmas이었어요.”

영화 ‘공범자들’에 세월호가 있다
영화 ‘공범자들’에서는 당시 ‘세월호 교통사고 망언’ 사건을 되짚어 보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이 KBS에 사과요구 방문을 하던 당시, 언론 상부와 권력 내부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세월호 유가족의 눈물을 가리기 위해 권력이 언론에게, 세월호 구조 실패의 책임을 묻는 언론에게, 정부를 ‘도와 달라’고 말하는 현실이 여과없이 보여졌다. 자식 잃은 부모들의 찢겨진 심장에도, 자신의 지지율과 안위만 생각하는 권력의 추악한 진실이 그 안에 있었다. 스토리밥 작가들은 영화에 담겨있는 세월호 참사를 돌아보았다.세월호 전원구조 오보는 그동안 질문하지 않은, 비판하지 않은 언론들이 빚어낸 참사인 것이다. 이후 방송은 세월호에 관해 단순한 ‘오보’를 넘어섰다. 구조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도, ‘사상 초유의 구조대원 투입’이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희생자 수습은 물론 자식들의 장례도 치르지 못한 상황에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게 ‘유가족 보상금’을 계산하는 보도를 했다. 세월호 생존학생들의 대학 특례 입학을 간판에 거는 가하면,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요구를 ‘광화문 불법 점거’로 표현하기도 했다.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하고, 특조위 활동을 ‘논란’으로 가져가는 보도가 이어졌다. 방송사 단 한 곳도 ‘세월호 특조위 청문회’를 생중계 한 곳은 없었다. 단원고 故 고창석 교사, 대전현충원에 안장되다.   

지난 11월 , 낙엽지는 풍경사이로 고인이 된 분이 현충원에 안장됐다. 그는 바로 세월호 참사로 숨진 고창석 교사다. 세월호 참사 때 고창석 교사의 숙소는 비교적 탈출이 쉬운 5층 로비 옆이었다. 하지만 그는 사고가 발생하자 4층 객실 곳곳을 다니며 아이들에게 구명조끼를 챙겨주느라 본인은 정작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그의 유해는 늦게 확인됐다. 

그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학생들을 구하려고 자신을 희생했다 대전현충원에 순직으로 인정된 교사가 안장된 것은 고창석 선생이 처음이다. 고창석 교사의 안장식이 있던 날, 세월호 수색 현장에서 지내온 미수습자 가족들이 목포신항을 떠날 것이란 소식이 들려왔다. 희생자의 작은 적이라고 찾고 싶은 가족들의 사연은 당사자가 아니면 그 슬픔을 짐작할 수 없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아직도 도처에 남아있다.

언제까지 기억할 것인지 묻지 말아야 한다. 아물지 않은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 중에 하나는 기억이다. 2018년에도 아픔과 상처를 많은 이들이 함께 보듬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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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당 2017-12-18 11:43:04
문재인 댓글부대라는
‘달빛기사단’ ‘문각기동대’ ‘문꿀오소리’
이들은 10년전부터 인터넷 장악하여
여론을 조작하는것 같다
왜 이들은 수사를 받지 않는 것일까???
이들의 댓글에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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