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SNS 글이 다시 논란을 일으킬 조짐이다. 지난 15일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을 겨냥해 연일 강성발언을 퍼붓고 있다.
정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두려움 때문에 갖는 존경심만큼 비열한 것은 없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전날 문 대통령의 ‘혼밥’과 ‘부실한 공항 영접’ '기자폭행' 등을 놓고, <삼전도의 굴욕이 떠오릅니다>라는 글에 이은 제2탄 격이다.
특히 이날 논란의 소지가 큰 대목은, “전쟁이 두려워 중국의 시진핑 앞에 공손하게 무릎 꿇은 것은 아닙니까?”라는 문장이다.
이를 테면, 한반도 전쟁의 두려움 때문에 시진핑 앞에 공손하게 존경심을 표하는 것만큼 비열한 행위는 없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한반도 전쟁을 각오하고서라도 중국에 할 말은 했어야 한다는 지적으로, 그런 것이 아니라면 '전쟁 불사'라는 매우 과격한 발언으로 읽힐 수도 있는 대목이다.
정 의원은 “이번 한중 합의를 우리의 군사동맹국인 미국이 어떻게 바라보겠느냐, 이런 내용을 미국과 협의는 했느냐”라고 거푸 물었다. 그는 하루가 지난 17일 “미국의 눈에는 배신자, 중국의 눈에는 기회주의자로 비칠 것”이라고 스스로 대답을 내놨다.
정 의원은 한중 정상간 4원칙 합의와 관련, “공식발표도 없었던 데다, 1)한반도 비핵화 2)조선반도 문제의 남북 자주적 해결 3)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 등 3원칙은 지난 20여년간 바뀐 적 없는 기조이며, 여기에 ‘한반도에서의 전쟁 불용’을 하나 갖다 붙인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리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북한의 핵 위협을 제거한다’는 내용은 없다”며 “경제제재가 무력해진 지금의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군사적 제재’뿐”이라며, 해상봉쇄와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의 필요성을 들었다.
정 의원은 또 “4대 원칙으로 북한 핵을 제거할 수 있느냐, 평화와 대화로 김정은의 손 안에 든 핵미사일을 빼앗을 수 있느냐, 핵 완전 보유국인 북한과 관계 개선해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열어줄 생각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동북아 균형자론’을 이야기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 있다 해도 ‘이런 외교, 이런 협상도 있느냐’고 기막혀 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그러면 공산당 전승절에 찾아간 사람은 뭐라고 할 거냐”는 댓글로 비판했다. 지난 2015년 9월 3일, 중국이 항일전쟁 승전 70주년을 맞아 벌인 대규모 열병식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시 실리외교를 명분으로 미국 등 동맹국 중에서는 유일하게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 바 있다.
앞서 15일 <삼전도의 굴욕이 떠오릅니다>이라는 글에서는 “한국 외교의 대참사”라며 “대중 굴욕외교의 민낯을 보고 치가 떨려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는 “우리 기자들이 무자비하게 폭행당하는 장면을 보면서, 저는 삼전도의 굴욕을 그린 영화 남한산성이 떠올랐다”며 “굴욕적인 중국 국빈방문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존심이 처참하게 무너졌다”고 장탄식을 벌여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