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시간의 반성과 속도
[시민기자의 눈] 시간의 반성과 속도
  • 손석현 충청남도자원봉사센터 연계협력팀장
  • 승인 2017.12.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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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손석현 충청남도자원봉사센터 연계협력팀장] 

손석현충청남도자원봉사센터 연계협력팀장

자기 건강 스스로 챙기는 것이 당연한 일이건만 건강검진 꼭 받으라는 건강보험공단 직원의 전화 한 통에 그간 미루고 미루던 병원을 며칠 전 다녀왔다. 몇 가지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 한쪽에 앉아 있을 때의 일이다.

한눈에 보기에도 80세는 훌쩍 넘어 보이는 어르신이 앞서 채혈을 하고 계셨다. 간호사는 문진 검사지에 나오는 몇 가지 사항을 질문하고 어르신은 답 하는 상황이었다.

일부러 엿들은 것은 결코 아니다. 할아버지께서 쉽게 알아들으실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씨 착한 간호사 선생님의 크고 또박또박한 말씨 덕에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대화가 잘 들리는 상황이라는 점은 굳이 설명 안 해도 짐작 되시리라.

“할아버지 일주일에 몇 번 정도 땀 흘리는 운동을 하세요?”란 간호사 선생님의 질문에 할아버지는 자랑이라도 하시듯이 “지금 일주일에 2~3일은 탁구치고, 젊은 시절에는 테니스를 쳤지, 지금은 평생교육원 공부하러 다니는데, 집에서 운동 삼아 걸어서 다녀”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이셨다. “근데 얼마 전에 건강검진 받은 거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어, 세월이 참 빨라” 그러면서도 순간 깨알 자랑도 하셨다. “내 아들도 의사야” 그날의 간호사 선생님과 할아버지의 짧은 대화가 아직도 머릿속에 맴도는 이유는 뭘까?

어느 덧 한 해를 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이 왔다. 독자 여러분도 각자의 삶 속에서 한 해를 정리하고 돌아보는 시기인줄로 안다.

필자는 지난 1년의 시간을 돌아보니 반성이 더 많다. 탁구로 체력을 다지고, 건강을 위해 도보 운동을 생활화하며, 자기계발을 위해 경매 수업을 들으러 다니신다는 할아버지를 우연히 만나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시간나면 꼭 읽겠노라며 스마트 폰에 차곡차곡 입력해 둔 책 목록은 좀 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항상 자식 걱정 앞세우며 온 가족 행복하게 해 달라고 새벽기도 올리는 고향 부모님께 따뜻한 안부전화 자주 하지 못한 시간이었다. 자녀에게는 어떠했나.

큰 꿈을 가지고 사회에서 큰 역할 감당하라고 지지하고 응원해줘야 했는데, 층간소음 걱정한답시고 집에 뛰지 말라고 혼내고, “엄마, 아빠 말 왜 이렇게 안 듣냐”고 핀잔주기 일쑤였다. 그뿐이랴. 새해를 맞아 구입한 다이어리 첫 장에 적어 둔 나의 약속은 까마득히 잊은 지 오래다. 시간의 노예가 되지 말고, 시간의 관리자, 지배자가 되자고 했던 다짐은 아무래도 해를 넘겨 지켜야할 과제로 남았다. 

10대의 시간은 10km의 속도, 20대는 20km 속도로 60대는 60km 속도로 시간이 흐르는 거 같다는 우스갯소리 있는데, 매우 정확한 사실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은 공평하며, 매우 정직하게 똑딱똑딱 흐른다는 사실이다.

다만, 그 시간을 얼마만큼 의미 있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체계적으로 쓰는냐에 따라 시간 흐름의 체감속도는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체감속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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