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고민 Q&A] 경로당의 유래
[어르신 고민 Q&A] 경로당의 유래
  • 임춘식
  • 승인 2017.12.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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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임춘식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Q. 우리 아파트 ’경로당‘은 1일 평균 20여 어르신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분의 주민들이나 노인들은 ’노인정‘이라고 칭합니다. 어쩌면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경로당의 유래를 알고 싶습니다. (남, 77)

A. 경로당은 노인들에게 있어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노인복지시설입니다. 예전에는 상당 기간 ’사랑방’이나 ‘노인정’이 기능을 대신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1997년부터 기존의 ’노인정‘ 명칭이 ’경로당‘으로 변경되었는데 이는 노인복지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현행 노인복지법 제 36조 2항이 제시하고 있는 경로당은 지역 노인들이 자율적으로 친목도모, 취미활동, 공동작업장 운영, 각종 정보교환과 기타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장소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경로당이 단순한 노인여가시설 차원을 넘어 사회적 유대관계 강화를 원하는 노인들의 요구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공공시설이자 복합적인 사회적 공간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대한노인회의 경로당 운영규정에도 경로당 소재지를 관할하는 행정구역 내의 주민등록지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 노인은 누구나 경로당을 이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로당은 주민 공동시설로서 노인회 회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계도하고 있습니다.

노인들이 동년배의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새로운 지식을 얻거나 건전한 취미와 오락 활동을 할 수 있는 생활의 집으로, 경로당 또는 노인정(老人亭)이라고도 합니다. 그렇지만 공식적인 명칭은 敬老堂이 맞습니다.

노인여가시설의 기원은 우리나라 전통사회에 스며있던, 누각·정자 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누각은 양반계급이었던 권세 자나 선비들의 향연 장소였으며, 정자는 주로 서민층이 이용하던 여가활용 장소였습니다.

전통사회의 노인여가시설은 급격한 산업화와 사회변화의 과정에서 자취를 감추거나 기능을 상실하고, 광복 이후 새로운 여가시설로서 노인정, 또는 경로당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것입니다.

2016년 말 우리나라의 경로당 수는 1만 7,000여 개소에 달하며, 약 250만 명의 노인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경로당은 1940년대 9.8%, 1950년대 7.8%, 1960년대 24.6%, 1970년대 50.6% 등으로 대부분이 광복 이후에 건립된 것이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급격한 경제성장과 고령화 현상으로 노인복지정책이 중요하게 대두되면서부터 급증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경로당이 증가하게 된 사회적 배경은 사회가 점점 핵가족화 되면서 가정 내에서의 젊은 세대와의 대화 단절, 노인들이 역할 감소 등으로 노인들은 가정 밖에서 여가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경로당 이용 노인들의 생활수준은 대체로 중·하인 노인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주된 활동내용은 동년배들과의 대화, 바둑· 장기· 화투놀이· 건강 체조·포크댄스, 텔레비전 시청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활동은 제도화되어 있지 않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거리질서· 휴지 줍기· 자연보호· 봉사활동 등으로 경로당 운영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운영경비는 대부분 회원의 회비나 지방유지의 찬조금, 지자체의 지원으로 충당하고 있으나, 극히 일부는 기본재산수입이나 부대사업 수입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로당은 숫자에 있어 세계적으로 첫째이지만, 시설의 협소와 미비, 운영재원의 부족, 조직적인 운영 계획의 결핍, 지역사회주민의 지원과 관심 부족 등으로 현대사회의 노인여가시설로서는 그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로당과 비슷한 선진국의 노인시설(senior center)의 경우 충분한 시설공간과 다양한 취미, 오락시설 및 운영계획이 마련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우리 나라의 경로당은 개선되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로당 활성화 프로그램을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미비한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운영비의 대부분을 회원들의 회비에 의존하여야 하는 상황에서는 시설의 환경개선이나 다양하고 효과적인 노인여가선용계획의 개발이 어려우므로 정부 및 민간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어쨌든 경로당은 고려시대의 사랑방에서 유래하며,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한 사회적 공간입니다. 농경사회 시절 부잣집들은 바깥채 큰 방인 사랑방을 마을 사람들에게 개방했고, 사랑방에서는 문중 일에서 농사 그리고 신변잡사에 관한 이야기가 오가는 등 다양한 생활정보의 교환이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사랑방에서는 주로 문중의 일을 논의 하고 영농에 관한 지식을 교환했으며, 농작에 관한 계획 등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동네에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그 치료 방법에 대한 정보교환이라던가. 자녀교육에 관한 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공동 관심사도 이곳에서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또한 사랑방에 모이는 사람들은 공동 부담에 의한 술추렴, 투전 등 위안 또는 오락 등도 사랑방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랑방은 일제강점기의 토지개혁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자취를 감추는 듯 했으나 유용한 기능 때문에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정도의 정자 또는 무허가 판잣집의 형태로 명맥을 유지해 왔던 역사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개발이 본격화되고 지역사회에서 정보소통의 필요가 급증하면서 경로당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1970년대 들어 도시구획정리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정부는 경로당에 예산을 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1997년 개정 주택개발법이 경로당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급증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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