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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광장] 숫자는 無에서부터 진화했다?

    이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굿모닝충청 이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우리는 어떤 숫자라도 표현할 수 있다. 숫자를 최초로 발명한 인도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숫자를 표현한다’는 개념이 생긴 이후, 표기의 방식은 세월을 거듭하며 변화했다. 고대의 숫자들은 대부분 작대기나 점, 쐐기 등을 연달아 이어가는 방식으로 수를 표현했다. 따라서 큰 수를 표기한다는 것은 더 거대한 문명을 건설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예를 들면, 고대 이집트에서는 ‘천만’이 세상에서 가장 큰 수였고, 그 이상의 숫자는 신의 영역으로 여겼다. 그러나 로마 제국이 지중해 세계를 통일한 즈음에 인간은 억 단위 이상의 숫자까지 사용하게 됐다.

    문제는 표기법이 너무 어려워 억 단위 이상은 전문가만이 다룰 수 있었는데, 인도는 억은 물론이고 조, 경과 같은 단위의 숫자도 쉽게 읽고 쓸 수 있는 간편한 숫자 표기 방법을 이미 갖고 있었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인도-아라비아 숫자표기법’이다.


    인도가 높은 단위의 숫자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0’ 을 숫자로 인정한 것. 숫자 ‘0’은 아무것도 없는 것, 즉 ‘無’를 의미한다. 애초에 셀 필요가 없는 ‘0’을 숫자로 사용하는 것, 다시말해 ‘없음’이 모든 것의 기준점이 됐다.

    한자식 숫자표기법에는 일, 십, 백, 천, 만과 같이 단위마다 표기법을 새로 만들어야 하지만 無를 숫자로 받아들인 인도식 숫자표기법은 단위마다 표기법을 새로 만들 필요 없이 각 자릿수에 숫자만 집어넣으면 된다. 그리고 값이 없는 나머지 자리에 0을 채우면 된다.

    한자식으로는 이만 이천 이십이가 인도식으로는 22022로 간단히 표현되는 것이다.

    “도는 어디에도 없으나 어디에나 깃들어 있다”는 노자의 말씀처럼, 수를 세는 것도 아무것도 셀 것이 없는 ‘無’, 0의 존재를 인정하는 순간 억겁의 수까지 가능하게 됐다. 더 나아가 음수의 개념, 복소수의 개념까지 탄생시킨 ‘無’, 많은 곳에서 본질이 되고 도가 되는 것 같다.


    이수현  tngusdk079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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