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팔순의 고령에도 꾸준한 에너지로 작품활동을 펴고 있는 대표적 참여 문학가인 고은 시인이 8일 시 한 편을 소개했다.
시인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국정농단을 자행한 권력자들과 그들의 운명을 기승전결식 구성으로 비유하는 듯, ‘추억 하나’라는 제목의 시를 올렸다.
시인은 “그 총알들 어디로 갔을까. 오 킬로미터쯤 육 킬로미터쯤 갔을까”라고 물었다. 마치 무소불위의 권력을 마구 휘둘렀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횡을 비유한 표현으로 읽힌다.
시인은 이어 “가는 동안의 직선이 포물선으로 바뀌어 끝내 검불 하나도 건드릴 힘 없이 툭 떨어질 때 거기가 내 저승일까 어디였을까”라고 덧붙였다. 거침 없는 권력의 힘이 세력을 다하면서 이른바 ‘권불십년(權不十年)’의 끝인 권력의 무상함을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그리고는 “아직도 나 이승의 은산철벽(銀山鐵壁) 여기 줄곧 처박혀 있어”라고 마무리했다. 국정농단자 세력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 진행되는 상황을 끝까지 꼿꼿한 자세로, 결연히 지켜보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은산철벽이란, 사람의 의지가 굳고 기상이 높아 범접할 수 없음을 비유하는 표현이다. 겨울이면 흰 눈이 늘 덮여 있어 은빛을 띠는 은산(銀山)과, 기슭이 온통 검은 석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절체절명의 철벽 같은 환경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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