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마음 들킨 홍준표 “얼굴 화끈거려 혼났다”
속마음 들킨 홍준표 “얼굴 화끈거려 혼났다”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8.01.08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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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아주 머쓱해졌다. 마치 은밀하게 감춰둔 자신의 속내가 적나라하게 까발린 듯,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지난 6일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 공모에 신청한 홍 대표가 8일 대구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말을 슬쩍바꿨다.

홍 대표는 이날 “이번에 대구에 (당협위원장) 빈 자리가 있어 내려오는데, 이것은 대구를 근거지로 해서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지 대구에 출마하겠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위원장으로) 내려오더라도 다음 총선 전에, 그 지역구에 훌륭한 대구의 인재를 모셔다 놓고 출마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컨대, 현재 공석인 당협위원장 자리를 일단 자신이 채운 다음, 3년 뒤 21대 총선이 오기 전에 다른 사람으로 바꿔 총선에 출마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말하자면, 자신은 당협위원장 자리에 욕심 내지 않고, 텃밭인 대구를 지역적 기반으로 삼아 정치를 할 생각일 뿐, 그 이상 오해는 하지 말아달라는 이야기다.

홍 대표의 갑작스런 말 바꿈은 당 안팎의 따가운 눈총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자신의 텃밭이나 다름 없는 곳의 당협위원장에 뜻을 두고 있다는 것은 쉽게 말해 '땅 짚고 헤엄치겠다'는 말과 동어 반복이기 때문이다.

이날 김태흠 최고위원이 입장문을 통해 “당 대표라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험지를 택해 희생과 헌신의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텃밭 대구에 ‘셀프 입성’하겠다는 게 웬말이냐”고 따지고 든 데 이어, 박민식 전 의원은 “솔선수범해야 할 당 대표가 꽃길을 걸으며, 선수 쌓아 제 한 몸 챙기겠다는 전형적인 ‘웰빙 작태”라고 일갈했다.

당 안팎의 곱지 않은 시선에 얼굴이 화끈거렸는지, 홍 대표가 이날 말을 슬쩍 달리 포장한 것이다.

하지만 홍 대표의 이 말을 순진하게 곧이듣는 이는 별로 없어 보인다. 평소 말 바꾸기가 취미라는 비아냥을 자주 듣는 정치인이다 보니, 홍 대표 불출마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결코 아니라는 설명이다.

제1야당의 대표 발언에 당에서조차 진정성을 두지 않는 분위기가 애처롭게 느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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