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UAE특사 파견을 둘러싸고 짙게 가려졌던 숱한 의혹이 드디어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초록(草綠)은 동색(同色)’이었다. 왜 ‘이명박-박근혜’ 정부, 아니 ‘이명박근혜’ 정부라고 한 묶음으로 붙여 부르는지 그 이유를 가늠해볼 수 있는 사건이었다.
경위를 요약하면 이렇다.
먼저 이명박 정부(MB)가 원전개발 건을 따내기 위해 UAE측에 애당초 지킬 수 없는 약속으로 사기를 쳤고, 사기를 당한 UAE측이 배상을 요구해오자 박근혜 정부가 ‘배째라’ 식으로 이행불가를 외치다가, 급기야 (UAE측이) 지난해 말 문재인 정부에게 국교단절이라는 최후 통첩카드를 꺼내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이런 국제외교적 마찰과 갈등을 수습하기 위해 임 실장이 특사 자격으로 긴급 파견됐고, 이를 조선일보를 비롯한 극우매체들이 터무니 없는 소문을 근거로 ‘MB 뒤를 캐기 위한 정략적인 행보’라고 폭로하면서 파문이 커졌다. 이것이 팩트다.
돌이켜보면, 이번 UAE 파문의 가장 큰 문제는 ①MB 정부가 헌법 규정상 국회 비준 없이는 자동군사개입이 원천 불가능함에도 가능한 것처럼 국제사기를 쳤다는 점, ②박근혜 정부는 이런 쟁점을 재협상을 통해서라도 수습하기는커녕 차일피일 방치해왔다는 점 등으로 정리된다.
박근혜 탄핵으로 인해, 제대로 된 인수인계 절차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로서는 그냥 멍 하니 앉아서 최후 통첩이나 받는 황당한 수모를 당해야 했던 것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위안부 합의도 모자라 국익에 심각한 손해를 입힐 수 있는 위험한 밀약까지, 이명박근혜 정권에서의 외교파탄 사례가 끝없이 드러나고 있다”며 “'안보는 보수'라고 떠들어댔지만, 사이비 보수가 정권을 잡으면 나라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이런 종류의 매국행위들도 처벌할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이명박근혜의 자유한국당이 얼마나 '투철한 안보관'을 가졌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저들을 미치게 만든 건 ‘돈’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는 “저들에게 안보란, 국민에게 설명할 필요 없이 해먹을 수 있는 '사업아이템'일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진상규명과 심판의 대상이 누구인지조차 분간 못하는, 자칭 사이비 보수세력에게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국민들이 던지는 아우성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명박근혜 정권이 농단했던 지난 9년의 세월은, 켜켜이 ‘사이비 가짜’의 연속이었고, 이 9년간 쌓인 ‘오물의 역사’를 뗏장 떼어내듯 송두리째 드러내고 싶은 ‘야바위 역사’의 단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