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서로 사이가 나빠 화합이 어려운 관계를 일컫는 비유는 여러 가지다. ‘견원지간(犬猿之間)’, ‘수유불상화(水油不相和)’,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 등이 있다.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이 이 가운데 ‘수유불상화’를 골랐다. ‘물과 기름이 서로 섞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유 의원은 10일 국민의당 지키기운동본부 회의에서 이 비유를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를 대입시켜 꼬집었다.
유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나름대로 준비한 원고를 꺼냈다. 그리고는 “‘수유불상화’라는 말이 있다. 물과 기름은 서로 합쳐질 수 없다는 의미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끝부분이 ‘수’자인 물[水]인 안철수와 ‘유’자의 기름[油]인 유승민은 ‘수유불상화’ 하듯이, 애초부터 같이 할 수 없는 이질적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의원의 이 해석은 정확하지 않은 이름의 한자를 억지로 끌어 붙여 사용한 일종의 ‘견강부회(牽强附會)'식 한자성어라는 지적이다.
사실 안철수 대표의 한자는 ‘安哲秀’고, 유승민 대표의 한자는 ‘劉承旼’이다. 안철수의 ‘수’에 해당하는 한자어는 ‘물’을 뜻하는 ‘水’가 아니라 ‘빼어나다’는 뜻의 ‘秀'자다. 또 유승민의 ‘유(劉)’는 ‘묘금도’라는 ‘도끼’를 뜻하는 한자이지, 기름 ‘유(油)’가 아니다. 수(水-秀), 유(油-劉)라는 동음을 기반으로 하여 새롭게 동음이의어로 만들어 꿰어맞춘 일종의 패러디 성어인 셈이다.
유 의원은 이어 “안 되는 일을 억지로 하니 당연히 이탈자가 생기기 마련이고, 어제 바른정당의 탈당사태가 또 이어진다고 예상하고 있지만, 그런 사태는 이런 우려를 현실화시켜줬다”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안 대표는 두 정당의 시너지 효과를 주장하지만, 현실은 시너지는커녕 두 정당의 단순한 산술합계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지지율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