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자녀교육 코칭] “공부보다 더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질문한다면
[조성진의 자녀교육 코칭] “공부보다 더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질문한다면
  • 조성진
  • 승인 2018.01.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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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중부대 교양학과 교수(경영학 박사) 한국수퍼바이저코치 국제인증코치

[굿모닝충청 조성진 중부대 교양학과 교수] 어쩌면 인생은 질문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사람은 왜 사는가?”,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와 같은 질문에 종교와 신학 그리고 철학은 저마다 다양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평범한 일상생활에서는 그런 질문보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산다고 소문이 날까?”, “오늘 점심은 뭘 먹어야 하나?”, “내일 아침 반찬은 무엇으로 하지?” 등과 같은 평범한 것들로 채워지기 일쑤이다.

학교와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서로 이렇게 묻는다. “이번 중간시험 범위 어디래?”, “넌 어제 밤 몇 시까지 공부했어?”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설마 수업 시간에 조는 것은 아니겠지?”, “선생님 말씀은 잘 듣고 다니니?”, “이번 기말고사 성적은 어떻게 나왔니?” 뭐 이런 질문들이 대부분이니 대답이야 오죽하겠는가? 가정과 학교의 이런 현실은 대입 수시 면접 현장에서 고스란히 반영된다. 많은 고3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들었던 내 생각은 이렇다. ‘어쩌면 저렇게 다들 똑 같은 대답을 할까?’ 어떻게 묻든 응시생들의 답변은 방앗간에서 가래떡 빼내듯 똑 같다. 잠시 내 공감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하고 생각해 보지만, 결국 좋은 질문을 받아 본 적이 없으니 가슴을 울리는 대답을 들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고3 수험생들이 그동안 자라오면서 그들의 눈빛을 바꿀만한 질문을 받아보지 않았으니 가슴을 울리는 대답을 들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 문제는 질문을 하는 어른들에게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부모, 교사 그리고 어른들이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부모의 바른 질문 하나가 자녀의 꿈을 바꾸고, 교사의 잘된 질문이 학생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어른들의 제대로 된 질문 하나가 젊은이들의 동기를 자극한다. 올바른 질문이 세상을 바꾸고, 위대한 질문이 역사를 변화시킨다. 1517년, 교황중심의 중세시대가 무너지고 근대시대로 가는 중요한 계기가 된 종교개혁은 마르틴 루터의 질문에서 시작된다. “도대체 왜 교회는 성경의 진리대로 가르치고 행하지 않는가?” 세계 최초로 비행기를 개발한 라이트 형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우리가 소통하는 방식을 혁신한 스티브 잡스도 그 시작은 질문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질문을 할 수 있으나 제대로 된 질문은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저 아무렇게 묻는다고 해서 모두 의미 있는 질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잘못 질문하면 오히려 결과가 나빠지고 관계도 해치게 된다. 그래서 질문에도 종류가 있고, 질문하는 방법도 배우고 훈련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먼저 질문의 종류에는 열린(개방) 질문, 확대 질문, 긍정 질문 및 미래 질문이 있다. 첫째, 열린 질문은 질문을 받는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스스럼없이 얘기할 수 있도록 던지는 질문을 말한다. 열린 질문은 자신의 마음 문을 열고 보다 심층적인 대답을 할 수 있게 한다. “숙제 다 했니?”라고 묻기보다 “숙제를 하면서 어떤 점을 새롭게 알았니?”라고 묻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확대 질문이란 질문을 받은 사람이 그 자리에서 바로 대답할 수 없거나 둘 이상의 해답이 있는 질문을 말한다. “의사가 되려면 무슨 학과에 가야될까?”라는 질문보다 “의미 있고 멋진 네 인생을 위해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니?”라고 질문하는 것이 좋다. 셋째, 긍정 질문은 그 속에 ‘아니다’라는 부정적인 의미가 들어 있지 않은 것을 말한다. “대책을 세우지 않은 이유가 뭐지?”라고 묻기보다 “이번에는 어떤 멋진 대책을 세웠니?”라고 질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미래 질문은 미래의 행위나 가능성에 초점을 두는 질문으로써 질문 속에 미래형의 단어가 포함된 질문을 말한다. “지금까지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니?”라고 묻기보다 “네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니?”라고 묻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바람직하고 좋은 질문은 질문을 받는 사람들로 하여금 참신한 생각을 자극하고 새로운 통찰력을 갖게 하며, 문제점을 명확히 하고 가능성을 찾아내도록 돕는 것들이다. 이런 질문들만이 자녀들의 눈빛을 변하게 한다.

질문하는 방법에 대해선 지난번 글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첫째, 질문 속에 비판, 판단, 추궁의 의미가 들어 있는 ‘왜’라는 표현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둘째, ‘왜’라는 표현보다 ‘어떻게’라는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하면, 유도질문은 삼가는 것이 좋다. 유도 질문은 그 자체에 질문하는 사람의 기대와 의도가 다분히 포함되어 있어서 자녀들의 상상력과 가능성을 전혀 자극하지 않고 반발만 불러일으킨다.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이제 자녀들에게 이렇게 질문해보자. “반드시 이루어진다면 어떤 일을 정말 하고 싶니?” 자녀들이 삶에 정말 관심이 많다면 그들이 꼭 이루고 싶은 꿈이 무엇인지 먼저 물어보아야 한다. “공부보다 더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자녀보다 먼저 세상을 경험한 부모라면 공부가 세상의 모든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지 않는가?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주 많다는 것을.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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