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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에 가면 이야기가 있다] 기록은 삶의 흔적을 잊지 않는 일이다스토리밥 작가 협동조합의 ‘그곳에 가면 이야기가 있다’ (70)긴 시간 갖고 광역시 승격 30년ㆍ시 승격 70년 기록하자
    •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 승인 2018.01.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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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도극장(1950년대)

    [굿모닝충청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기록을 하는 것은 잊지 않기 위해서다. 기록하지 않은 기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아이들의 장난감 퍼즐처럼 종종 흩어지기 마련이다. 잘 맞춰진 퍼즐은 그 실체를 정확히 알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퍼즐은 형상의 실체를 잘 알 수 없다.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그 기억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가는 중요한 끈이기 때문이다.

    복원의 기록

    국가기록원에서는 정부의 기록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상의 다양한 역사도 기록하고 있다. 기록물을 수집하고 정리하면서 풍속사를 복원하는 일도 하고 있다. 국가기록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기록으로 만나는 대한민국’이란 코너가 있다. 이곳에는 우리 시대와 함께 한 다양한 사물과 풍경들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지금은 잊혀진 버스안내양의 기록을 하나의 예로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버스안내양은 1920년대 후반 처음 등장했다. 당시 시청버스였던 ‘서울부영(府營) 버스’에 처음으로 버스안내양이 등장했다. 여차장이라고 부르던 그때 ‘버스걸’이라는 명칭도 등장하는데, 1928년 4월 22일 서울시청에서 운행하던 정식 시내버스 등장소식과 함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일본에 주문하였던 버스 10대도 도착하였고 버스걸과 운전자의 채용도 전부 완료하였으므로, 봄날의 꽃빛이 아주 무르녹는 오는 4월 22일 아침부터 영업을 개시하기로 되었다” 당시에 버스걸들은 매우 진취적이고 신식교육을 받은 처녀들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적인 상설영화관인 단성사에 대해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1919년 10월 27일 단성사는 최초로 한국인에 의해 국내 자본으로 만들어진 '의리적 구토'를 상영했다. 김도산 극본·연출의 이 영화는 연극에 영화 장면을 삽입한 ‘연쇄극’ 형태인데, 이를 ‘키노 드라마(Kino Drama)’라고도 부른다. 영화와 연극이 서로 바뀔 때는 호루라기 신호로 나뉘는 단점도 있었지만 한강철교, 장충단, 청량리, 남대문정거장, 노량진 등 사람들에게 익숙한 공간의 야외 장면들이 삽입되는 연출이 큰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단성사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는 셀 수 없이 많다. 처음 영화를 접해 본 이들의 반응을 비롯해 극장에 가기 위해 이런 저런 궁리를 했던 경험까지 합하면 수 천 수 만의 이야기를 남길 수 있다. 그것은 단순한 영화관의 복원이 아니라 그 시대를 함께 살았던 이들의 삶을 고스란이 담아내는 하나의 거대한 생활사이자 풍속사로 남을 수 있다.

    중도극장(1972)

    대전의 기록
    앞에서 버스 안내양과 영화관의 예를 든 것은 이러한 모습들을 대전에서도 충분히 확인하고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잡지 편집자, 향토연구가, 스토리텔러, 여행가 등 지역에서 활동하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대전의 역사와 이야기를 기록한 것들이 많이 있다. 일부는 체계적으로 엮어져 두툼한 책으로 나오기도 했다.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은 이러한 작업들이 구슬이라면 그것을 하나의 실로 꿰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것은 하나의 테마로, 사건으로, 역사적 흐름으로, 인물의 구성으로 등등 다양한 기준을 가지고 새롭게 묶일 수 있다. 그것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스토리텔링의 구성으로 작용한다면,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대전에서 오래 살았던 송성영 작가가 기억하는 옛날 영화관 이야기를 잠시 살펴보자.

    “극장은 대전 시내 외곽 목동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중도극장’. 당시 중도극장은 개봉관이 아니었다. 중도극장은 청소년 회관에서 영화를 상영하지 않을 때 즐겨 찾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관람료도 청소년 회관과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청소년회관에서 5원을 받았다면 중도극장 관람료는 10원~20원쯤 했을 것이다. 관람료가 50원 정도 했던 시민관(지금의 NC 백화점 자리)이나 대전극장, 중앙극장, 신도극장과 같은 개봉관에 비하면 아주 저렴한 편이었다. (중략) 10원짜리 영화를 볼 수 있었던 청소년 회관, 그리고 가끔씩 청소년 관람 불가로 발길을 돌리게 했던 중도극장, 지금은 그 추억의 영화관들이 다 사라졌다. 얼마 전에는 아카데미 극장마저 문을 닫았다는 소식도 들었다. 어릴 적부터 젊은 시절까지 추억이 배어있는 수많은 극장들이 멀티플렉스에 밀려 사라졌다. 컴퓨터 앞에 앉아 마우스를 몇 번 클릭하면 단 몇 분 만에 영화 한 편을 받아 볼 수 있는 세상에서, 옛날의 극장이 그리운 것은 비단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인용의 문장처럼 누구나 그리움의 조각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제각각 가슴속에 남아있는 그리움들을 풀어놓을 수 있는 마당을 마련한다면, 대전의 영화관에 대한 다양한 추억과 그리움은 잔잔한 여운을 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공간의 확대를 통해 우리는 무궁무진한 대전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70년초 중앙로
    70년대 중앙로

    스토리텔러의 역할
    대전에서 오랫동안 문화예술잡지를 만들어온 월간 토마토의 이용원 편집장은 ‘대전여지도’라는 책을 두권 묶었다. 그는 ‘우리가 사는 공간과 그 위에 펼쳐진 삶을 기록하는 작업은 그것이 어디건 누구건 소중하다.”고 말했다.

    대전지킴이를 자임하는 대전체험여행협동조합의 안여종 씨는 대전 구석구석을 알려온 대전 전도사다. 그는 대전스토리 투어를 운영하면서 사라진 풍경의 사연을 복원했고,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후대에게 대신 전하고 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사실과 경험을 몸으로 체득하면서 그의 대전 이야기는 더욱 풍부해지고 있다.

    지역의 문화자원들을 영상으로 담아내고 있는 박종선 씨는 지역의 오래된 것들에 시선을 둔다. 때로는 대전의 산성에, 때로는 대전의 음식에, 그리고 문화재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고유한 대전의 특징을 담아낸다.

    이상 거론한 몇몇의 인물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대전의 이야기를 펼치는 이들이 많다. 이들이 갖고 있는 소중한 이야기와 지혜를 공유하면서 광역시 승격 30년 시승격 70년의 의미를 더욱 촘촘하게 만들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이야기의 복원이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을 확인하면서 도시의 비전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이 대전의 원도심을 비롯해 지역의 문화자원과 사라져 가는 풍경을 주목하는 것은, 남아 있는 것 모두가 대전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얼굴에는 표정이 나타나는 법, 그 표정이 도시의 다양한 풍경을 드러내는 중요한 감정이 아닐까.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and33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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