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의 '조조-동탁' 발언, "한국당 복당 위한 위장술"
남경필의 '조조-동탁' 발언, "한국당 복당 위한 위장술"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8.01.13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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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시장(왼쪽) - 남경필 경기지사>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이번 주말 정치권에서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간의 대결이다.

이들은 1세기 전 중국 후한 말기시대의 무장으로 세를 떨쳤던 ‘조조’ ‘동탁’ ‘여포’를 비유적으로 인용하며 난데 없는 설전을 벌였다.

그러나 본래 의도했던 취지와는 다르게, 남 지사의 비유는 삼국지를 아전인수식으로 무리하게 인용한데다, 무엇보다 자유한국당 복당을 코앞에 두고 내뱉은 정치적 수사(修辭)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 복당을 코앞에 둔 남 지사의 명분 쌓기용 위장술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선거만을 의식한 ‘실리용 복당’으로 비칠 것을 우려해, 남 지사가 색다른 차단막으로 비판적 시선을 흐리려는 일종의 위장 레토릭이라는 이야기다.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13일 “동탁에게 충성했다가, 동탁을 배반헀다가, 다시 동탁 부하 밑으로 들어간 사람이 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삼국지에 지조 없는 간신이 꽤 나오지만, 남경필 씨 비슷한 경지에 이른 사람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자한당의 정체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인물은, 남경필 김성태 장제원씨 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기 지조도 지키지 못 하는 사람들이 공동체의 긍정적 가치를 ‘보수’할 수는 없다”며 ”지조 없는 사람의 가치관에 맞는 이름은, ‘보수’가 아니라 ‘기회주의’”라고 쏘아붙였다.

앞서 남 경기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상을 어지럽히는 동탁을 토벌할 수 있다면, 저는 기꺼이 조조가 되는 길을 택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한국당 복당에 앞서 발표하는 입장문 같은 메시지로 보인다.

이에 이 성남시장은 “남 지사님이 조조가 되어 세상을 어지럽히는 동탁을 토벌하시겠다고 하시는데, 조조는 시류 따라 진영을 옮겨 다니지는 않았다”며 “용맹하지만 의탁할 곳을 찾아 옮겨 다닌 건 여포”라는 꼬집었다.

남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직전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갔다가, 지난 9일 다시 바른정당을 탈당한 데 이어 14일 한국당 복당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사이에 '자유한국당 탈당-바른정당 입당-바른정당 탈당-자유한국당 복당'으로 이어지는 민첩한 움직임을 보였다.

삼국지에서 ‘여포’는 절개가 없고 물욕이 많아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성격을 지녔던 인물로 묘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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