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이 드디어 'MB 보따리' 조금 풀었다!
정두언이 드디어 'MB 보따리' 조금 풀었다!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8.01.1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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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정두언 전 의원은 19일, 이명박 정부때 자행된 민간인 사찰과 관련해, “이는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보다 훨씬 나쁜 가장 악랄한 블랙리스트”라며, 이에 대한 검찰수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분야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냥 무차별적으로 사찰을 벌였다”며 이렇게 밝혔다.

정 전 의원은 당시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의 총선 출마를 막아야 한다고 주동한 혐의와, 도곡동 땅과 BBK 등 숱한 의혹을 달고 있는 사안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의 오해를 받으면서, 민간인 사찰 대상 1호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다음은 이날 정 전 의원의 발언을 일문일답으로 재구성했다.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 얘기부터 해보자. 김 전 부속실장은 솔로몬저축은행 임석 회장의 로비 대상이 될만한 인물인가.
▲먼저 돈을 주는 사람은 집요해서 별 수를 다 써서라도 준다. 당시 내가 공범으로 걸려든 이유는, 이상득 전 의원을 소개했다는 이유였다. 부속실장한테까지 로비를 했던 것은 사태가 워낙 급하니까 여기저기 뛰어다닌 걸로 보인다. 부속실장은 굉장히 힘이 센 자리고, 금감원 등에 도움을 요청한 게 아닌가 싶다.

-혹시 MB에게 갈 돈이 중간에서 배달사고는 없었을까.
▲MB는 돈이 많기도 하지만, 내가 아는 한 그런 규모의 사사로운 돈은 절대 받지 않는다. 잡범 수준은 아니다.

-1심 후 항소를 안 하고 포기한 이유는.
▲(김희중 전 부속실장은) MB로부터 사면을 받고 싶어 기대했던 것 같다. 당시 이상득 최시중 천신일과 함께 구속돼 있었다. 최시중과 천신일은 MB로서는 ‘두렵고 위험한 인물들’로 판단했을 듯싶다. 이들이 어떤 일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김희중도 함께 사면하는 것은 부담스러웠을 거다.

-김희중이 더 위험한 인물 아닌가.
▲그건 맞지만, 김희중은 워낙 착한 사람이라서 우습게 본 거다. MB가 실수한 거다. 만만하게 본 거고, 그 후로 부인 상 당했을 때 상가집도 안 오고 꽃도 안 보내고 전혀 돌보지 않는 등, 완전 바보 취급한 거다. 그런데 내가 아는 또 다른 사실은, 이상득 씨도 사면하려 했다. 당시 구치소에서 전화통화하는 것을 들었는데, “왜 나는 무죄인데 나를 사면 안 해주냐? (정 싫으면) 절대 사면해주지 마라. 내가 끝까지 다투어서 무죄로 나갈 거다”라고 하더라.

-김희중은 BBK, 다스 등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을까.
▲대통령 수행은 김희중 혼자 한다. 당연히 다 안다고 본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도 마찬가지다. 영부인 명품백 얘기도 나오던데, 그건 너무 억측인 것 같다. 검찰이 사실을 부인하기는 했지만.

-민간인 사찰 대상이 된 배경은.
▲55인 사건, 즉 MB 형인 이상득 의원 등 더 이상 출마하지 마라고 주동한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아울러 도곡동 땅이나 BBK 사건 등에 관해, 나는 MB 말을 굴뚝같이 믿었는데, 당시 국세청이나 검찰에서 만든 엉터리 파일이라고 판단해 그들에게 “내놔라. 그것 모두 파기시키겠다”고 요구했다. 그런데 MB가 “너 왜 쓸데 없는 짓 하고 다니냐”라며, 나를 1시간 동안이나 야단쳤다. 10년을 함께 지내면서 처음 야단 맞은 거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자기 뒷조사하고 다니는 것으로 오해한 거다. 그래서 “전에 미리 다 말씀드리지 않았나. 나중에 이게 엉뚱한데 사용될 수 있으니 파기해야 한다고”라고 해명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당시 한상률 국세청장이 이상득 의원에게 고자질했고, 이를 다시 MB에게 전한 거더라. 돌이켜보면, 그게 다 MB에게는 ‘위험하거나 문제가 있었던 것들”로 본 것 같다. 그런 사정도 모르는 내가 순진했던 거다. 죄송하다.

-어디까지 당해봤나.
▲이런 일도 있었다. 청와대에서 “정두언과 가까운 자들을 씨를 말리겠다”는 얘기를 실제 들었다. 당시 가장 큰 피해를 당한 사람들 중에는 정태근 남경필 등이고, 공직자들 중에서도 그 이유로 승진에서 누락되는 등 불이익 당한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남을 사찰하는 것도 그렇지만, 내가 국정원을 한심하게 보는 이유는 나를 미행하다 나한테 들키더라. 왜 들키냐.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면.
▲또 한 번은 당시 나에 대한 중상모략과 음해 등 찌라시에 뿌리고 주간지.월간지 기자들에게 기사화시키라고 플레이까지 했다는 얘기를 해당 기자들이 내게 제보해왔다. 그래서 이상득 의원을 찾아가, “지금 무슨 짓들 하는 거냐. 가만히 있지 않겠다. 김진모 청와대 민정비서관도 국정원으로 돌려보내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국정원 직원이 국정원장을 사찰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있었다. 또 가까운 지인 중에 사업하던 박덕흠 의원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그가 운영하던 회사가 세무조사를 받아 엄청난 고초를 겪었다. 알고 봤더니, 내가 누구를 만나면 미행해서 다 지켜본 거다. 사학재단의 다른 친구도 엉뚱하게 세무조사를 받았고, 하여간 내가 누구를 만나기만 하면, 며칠 후 어김 없이 세무조사가 벌어졌다.

-민간인 사찰에 유감이 많겠다.
▲민간인 사찰에 대한 수사는 나는 반드시 터져야 한다고 본다. ‘박근혜 블랙리스트’보다 더 악랄한, 아니 가장 악랄한 블랙리스트다. MB를 비판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분야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냥 사찰을 한 거다. 당시 총리실 공직 윤리지원실의 멤버들이 다 영포라인인데, 이들이 뭉쳐서 정권을 호위한다면서 한 짓이고, 그뿐이 아니다. 이들은 각종 공공기관에 이권청탁과 인사청탁을 하고, 말을 안 들으면 관련자들을 사찰하고 압력 가하고 쫓아내고 온갖 깡패짓을 한 인간들이다. 이건 완전히 ‘깡패악당 불한당 정권’이었다. 그걸 묵인한 사람이 MB였던 것이고, 좌파세력 척결한다는 명분으로 그들에게 힘을 실어준 거다.

-앞으로 터질 사건 있다면.
▲대통령 선거과정에서는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별별 사건들이 다 생긴다. 그 후유증으로 누구를 협박하는 일이 벌어지고, 그런 일에 돈 쓰였을 수도 있는데…그때 벌어진 얘기는, 내가 죽기 전에 얘기할까 한다. 그것까지 말하면 나 자신도 이상한 사람이 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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