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 공신이었던 정두언 전 의원은 19일, 한때 보스로 모셨던 MB와 주변 인물들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거침 없이 꺼냈다. 지금껏 감춰졌던 이야기 보따리를 푼 것이다.
정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최근 뉴스 메이커로 떠오른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을 비롯, 이상득 전 의원과 ‘영포라인’ 주도의 '민간인 사찰'에 이르기까지, MB 정권 시절의 국정농단 상황을 사례별로 공개했다.
‘말을 돌려서 할 줄 모르는 장애’가 있다고 스스로 밝힌 적 있는 그는, 이날도 역시 진행자의 공격적인 질문에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직설화법으로 툭툭 내뱉었다.
숱한 스토리를 풀어냈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귀를 솔깃하게 했던 대목은 ‘경천동지할 세 가지’였다. 하지만 그는 이에 관해서는 유독 입을 굳게 닫았다. 말 그대로 ‘경천동지할 핵폭탄’이라는 수식어로 사안의 폭발력을 짧게 암시만 했을 뿐, 더 이상의 언급을 회피했다.
“대통령 선거과정에서는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별별 사건들이 다 생긴다. 그 후유증으로 누구를 협박하는 일이 벌어지고, 그런 일에 돈을 쓸 수 있는데 그때 벌어진 일들은, 내가 죽기 전에나 얘기하려 한다. 죽을 때쯤 돼서 면회 오면 그때 얘기해주겠다. 지금 말하면, 나 자신도 이상한 사람이 되기 때문에 그렇다.”
그는 “MB의 대선 과정에서 고비가 세 번 있었는데, 그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돈이 필요했고, 대통령 이후까지 이어지는 폭발성 있는 사안들”이라며 “아름다운 얘기면 좋은데 아름답지 않은 얘기라서 (폭로하면) 나도 해롭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진행자의 다그침이 계속되자, 그는 “(차라리) 제 목을 매십시오”라며 웃음으로 넘겼다.
요컨대, MB가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엄청난 일들이 벌어졌고, 사후 처리에 막대한 돈이 들어갔는데 그게 결코 아름답지 않은 불법과 비리에 의한 것이었으며, 진상이 노출되면 핵폭탄에 맞먹는 위력으로 온 나라가 폭발지경에 이를 수 있음을 시사해주는 설명이다.
상상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돋는 어느 뒷골목의 어둡고 음험한 마피아 스릴러가 연상된다.
정 전 의원의 말을 뒤집어보면, 결국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걸어야만 공개 가능하다는 이야기고, 섣불리 꺼냈다간 죽음을 면치 못한다는 ‘진짜 판도라 상자’ 같은 이야기다.
한동안 그의 입에, 눈과 귀와 오감이 시선을 뗄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