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내 사랑은 변함 없소!
[시민기자의 눈] 내 사랑은 변함 없소!
  • 홍경석
  • 승인 2018.02.02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경석 수필가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굿모닝충청 홍경석 수필가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아내와 부부로 산 지 올해로 어언 37년 세월이다. 스물두 살 꽃다운 나이에 시집와서 지금껏 고생만 하는 아내다.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아내에게 송구하다.

그럼에도 애써 자위하는 건 두 아이가 모두 아내의 올곧은 ‘현모양처’ 노력 덕분에 참 잘 자라주었다는 사실이다.

효심까지 바다처럼 깊은지라 아들은 며느릿감과, 딸은 사위와 함께 집에 온다는 기별(문자메시지)이 왔다. 이번 주 화요일은 아내의 생일이고 바로 이틀 뒤면 내 생일인데 일요일을 맞아 미리 오는 것이다.

불과 며칠 전에도 고가의 건강식품을 택배로 보내주었거늘 또 얼마나 지출을 하고 가려는지… 나는 직업이 경비원이다. 3일 연속으로 주근 하루와 야근 이틀 근무 뒤 2일을 쉰다. 그래서 쉬는 첫날엔 점심을 가급적 아내와 외식을 한다.

연전 거듭된 수술로 인해 가뜩이나 깡마른 아내는 그야말로 허깨비처럼 더욱 야위었다. 그 모습이 너무도 안타까워서 점심엔 외식으로, 또한 아내가 좋아하는 고기류를 사주길 습관들였다. 덕분에 지금은 체중도 과거로 근접하게 회귀했다.

한데 아내는 아무리 맛있는 집일지라도 분위기가 좋지 않거나 위생 상 청결하지 않은 집은 절대로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나는 안 그런데 아내는 왜 그럴까?

그 이유를 <여자 마음 설명서 - 여자는 왜? 도대체 알 수 없는 여자심리백서>를 읽고 나니 비로소 알 수 있었다.

저자 글보리 & 발간 한국경제신문의 이 책에서 저자는 ‘남자들에게 분위기는 별 의미가 없다. 남자들은 그보다 지금 누구와 있느냐가 중요하다. 반면 여자들은 분위기에 약한데 이는 여성 특유의 호르몬인 에스트로젠 때문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옳아, 그래서 그랬구나!

이 책은 ‘알 수 없는 여자’ 때문에 미치는 남자와 ‘답답한 남자’ 때문에 속 터지는 여자를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여자심리백서다. 따라서 특히나 여자의 심리에 관련된 거의 모든 사례가 담겨 있다.

이 책을 보면서 가슴이 뜨끔했던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었다.
-남편의 성공은 자신(아내)의 성공이다, 남편이 잘 되면 자기 탓(덕)이지만 못되면 결혼을 후회한다-

최강한파에도 하지만 펄펄 끓는 곳이 서울 강남의 부동산 시장이라고 한다.

정부의 각종의 규제와 엄포에도 불구하고 이를 비웃듯 자고 나면 더욱 천정부지로 오른다는 서울 강남의 아파트는커녕 지금 살고 있는 집마저 누옥(陋屋)의 허름한 빌라다. 또한 입때껏 신규분양 아파트라곤 구경도 못해봤다.

그랬으니 아내는 그동안 얼마나 ‘분을 삭이며’ 살아왔을까…!

“여보, 무능하고 못난 나로 말미암아 지금도 가난해서 정말 미안합니다!”

다만 한 가지 위안의 도구로 삼자면 지인과 친구들의 이구동성 칭찬마따나 ‘자식농사’만큼은 누구보다 성공했다는 자부심의 우뚝함이다.

이달 말에 신규아파트로 입주하는 아들은 그 경제적 부담까지를 스스로 개척한, 요즘 뜨고 있는 ‘절약왕’ 개그맨 김생민의 뺨을 치고도 남을 정도다.

이런 연유로 봄에 결혼하게 될 며느릿감의 부모님, 즉 사돈댁 어르신들 역시도 아들 칭찬을 아끼지 않고 계신다.

독일의 정신분석학자 에리히 프롬은 “사랑이라는 사물은 없다. 사랑하는 행위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아니무스(animus)는 여성의 무의식 속에 있는 남성적 요소를 뜻한다.

가난에 익숙해진 반면 때론 ‘아니무스적(的)인’ 아낙으로도 보이는 아내에게 “당신을 사랑하는 나의 행위만큼은 변함이 없을 거요!”라는 첨언(添言)으로 면구스러움을 조금이나마 씻어내련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