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정형식판사, ‘코피도 안 나는데 뭐가 폭력이냐’는 식의 ‘확신범’ 같다”
노회찬 “정형식판사, ‘코피도 안 나는데 뭐가 폭력이냐’는 식의 ‘확신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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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8.02.0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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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7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판결에 대해 조목조목 분석했다.

노 의원은 특히 “재판부는 증거에 눈을 감았다”며 “애초부터 주요 혐의들을 빼거나 줄여 부분 유죄로 만든 다음, 집행유예로 이 부회장을 석방시키기 위해 짜맞추기 판결을 했다”고 일침을 놓았다.

노 의원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정형식 판사는 일종의 확신범 같은 사람으로 보인다”며 “'재벌을 건드려서는 안 되고, 재벌이 없으면 대한민국은 없다,’ ‘때렸으면 코피가 나야 한다’는 식의 자기확신에 찬 사람”이라고 퍼부었다.

과거 삼성과의 ‘악연’이 있는 노 의원은, 의정활동 대부분을 국회 법사위에서 해온 사법 관련 전문가로서, 이 부회장 뇌물공여죄와 판결 등 여러 쟁점들에 관해, 사법 현실을 바탕으로 하여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노 의원이 이날 쏟아놓은 주장을 쟁점별로 재구성했다.

◆ 2심 판결 의미
이번 판결은 사법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폭력이라고 본다. 국가기구에 의한 국민에 대한 폭력이라고 생각되고, 대법원에서 반드시 파기환송 돼 새로운 항소심 재판을 받아야 되지 않느냐고 본다.

◆ 재산 해외 도피 부인
어처구니가 없다. 도굴한 문화재를 해외에 반출했을 때, ‘해외에 반출한 게 아니다, 받은 사람이 일본에 있었을 뿐이다’라고 하는 말과 같다. ‘돈이 정상적으로 신고되지 않은 채 해외로 갔고, 뇌물로 쓰였는데도 해외 도피가 아니라고 봤다. 결국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킬 의도가 없었다는 얘긴데, 그럼 ‘그냥 뇌물로 돈을 주었는데, 돈을 받은 사람이 해외에 있었을 뿐이다’라는 말이다. 축구를 하던 중 드리블한 공이 라인 밖으로 나갔다. ‘내가 밖으로 찬 게 아니라 공이 밖으로 나갔을 뿐이다’라는 식이다.

◆ 정경유착 아니라는 법리적 해석
과거 사례를 들면서,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나 거액의 불법 대출 등 과거의 전형적인 정경유착을 이 사건에서는 찾을 수가 없다는 논리다. 전형적인 폭력 사건에서는, 주로 얼굴 때렸는데 뒤통수를 때렸다는 이유로 전형적인 폭행 사건이 아니다라는 말과 같다. 사기 사건이 발생했는데, 신종 사기 사건이지 전형적인 사기 사건이 아니지 않느냐는 거다. 이제까지 듣도 보도 못한 듣보잡 사기 사건이라는 논리다.
이 부회장을 석방시키기 위해 머리를 짜낸 거다. 그러다 보니 억지 논리, 근거 없는 주장들이 이번 판결의 핵심적인 내용이 됐다.

◆ 삼성 경영권 승계문제
사실 이 경영권 승계는 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미리 준비한 흔적이 많다. 안종범 전 수석 수첩에도 나오고, 고용복지수석에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과 관련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대해 알아보라고 했고, 심지어 민정수석실에서도 페이퍼를 작성을 했다. 그러니까 경영권 승계문제가 가장 큰 현안이라는 것을 파악했다. 재판부 주장대로라면, 정말 건실하게 앞만 보고 사업하는 이재용 씨를 밀실로 불러다 협박해서 돈을 갈취했다는 것이고, 돈을 뜯겼을 뿐 대가로 아무것도 받은 게 없다는 주장이다.

◆ 정유라 말
최순실이 정유라를 위해 말을 몇 번 바꿔준다. 그 말에 대한 소유권이 없으면 바꿀 수가 있나. 예컨대, 벤츠 자동차를 사 줬는데 그게 마음에 안 들어 볼보나 다른 자동차로 바꿨는데, 내가 사준 게 아니라 그냥 빌려준 거라면 바꿀 수가 있나. 불가능한 일이다. 설사 백 번 양보해 빌려준 거라 하더라도, 그 비싼 말을 왜 사서 빌려주나? 그렇기 때문에 빌려준 비용은 산정하기 어렵다. 그런 거 산정하기 힘들면 판사에서 내려와야지, 산정하기 어려운 게 아니라 산정하기 싫다는 이야기다. 말이라는 것도 그게 가장 좋은 상태일 때 아주 일정한 기간만 타는 거지, 그 말을 (자동차처럼) 30만~40만km를 탈 거냐?

◆ 최순실의 발견
K스포츠와 미르재단 쪽에 연루된 재벌들이 여럿 있지만, 유독 삼성만이 자신들의 경영권 승계라는 큰 과제를 편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권력에 접근했고, 거기서 삼성만이 유일하게 최순실을 발견했다. 삼성은 대통령과 특수관계에 있는 최순실을 발견한 데 이어, 최순실의 아킬레스 건이 정유라이고, 정유라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말[馬]이라는 사실을 모두 알아내, 이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뇌물을 주고 일을 성사시킨 것이다. 그런데 이를 삼성만 피해를 본 것처럼 만들어놨다.

◆ 국민연금 문형표 전 이사장의 역할
문 전 이사장은 혼자 일을 벌였고 그래서 구속된 꼴이다. 대법원이 사실관계를 따지지는 않지만, 증거채택 여부와 법리 적용에 대한 심리를 한다. 가장 심각하게 다뤄야 할 대목은, 뇌물죄와 관련, 삼성의 경영권 승계가 남의 도움 없이 삼성 혼자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다. 문 전 이사장이 아무런 권력적 외압 없이 스스로 알아서 삼성을 도와줬을 따름이라는 부분과, 재산 해외 도피 부분은 반드시 판결을 뒤엎어야 한다.

◆ 안종범 전 경제수석 수첩 증거
이번 재판부의 판단은, 그가 그냥 생각나는 대로 썼다는 것이다. 이게 어디 안종범 개인의 일기장인가. 어쩌다가 삼성 경영권 승계문제가 생각나서 적었다는 식이다. (“본인의 생각을 적은 게 아니라 박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적었다”라는 안 전 수석의 법정 증언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증거에 눈을 감고, 애초부터 주요 혐의들을 빼거나 줄여 부분 유죄로 만든 다음, 집행유예로 이 부회장을 석방시키기 위해 짜맞춘 전형적인 판결이다.

◆ 언론 보도
삼성은 우리나라 언론사의 광고주 중 최대 기업이다. 지난해 이 부회장 구속 후 삼성의 대 언론사 광고가 4분의 1로 줄었다. 언론사로서는 굉장한 타격이었다. 이것이 다시 복원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을 수 있다. 이제부터 언론사는 대법원 공략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을 거다.

◆ 대법관 교체와 구성
대법관 구성문제도 지켜봐야 할 변수 중 하나다. 또 시간이 지나면 민심과 정권의 정치적 기반도 달라질 수 있어 일단 시간을 끌기 위한 노력을 엄청 할 거다. 빨리 재판을 안 받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항소심 재판부 신설
이 부회장을 봐주기 위해 특별히 신설한 것이라는 의혹제기도 충분히 가능한 주장이다. 과거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강경 보수 판사들에게 사건을 배당했지만, 최근 이것이 전자 시스템으로 배당하도록 바뀌었는데도, 특별히 신설된 재판부라는 점에서 그런 의혹을 사고도 남는다.

◆ 정형식 판사 캐릭터
일종의 확신범 같은 사람으로 보인다. ‘재벌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 ‘재벌이 없으면 대한민국은 없다’ ‘때렸으면 코피가 나야 한다’는 식으로, 자기확신에 찬 사람이다. “코피도 안 나는데 뭐가 폭력이냐?”라는 식이다. (“사회가 성숙해지지 않아 자신을 비난하는 것 같다.”고 말한 정 판사 발언에 대해) 성숙한 사회의 맛을 아직 못 봐서 그런 거다. 사회가 성숙하는 데 저항하는 세력들로 보는 것 같다. 이런 사람들이 사법정의 구현에 써야 할 법적 권한인 무기를 남용하고 오용하고 있다.

◆ 강원랜드 채용 비리 관련 안미현 검사 폭로
안 검사 폭로에 춘천지검이 반박하고 안 검사가 다시 재반박하는 상황인데, 이는 검찰 내에서는 판정이 날 수 없다. 이거야말로, 검찰 바깥에서 특검을 임명해 재수사해야 하는 사안이다. 그게 아니고서는 정상적인 조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 강원랜드 채용 비리 연루자와 권성동 국회 법사위원장의 거취
강원랜드에 취임한 신임 사장이 부정청탁 채용 여부를 조사했더니, 너무 엉망이라서 아예 컴퓨터를 통째로 검찰로 갖고가 수사를 의뢰하면서 드러난 사건이다. 따라서 증거는 완벽하다. 자칫 전임자가 저지를 범죄에 후임 사장이 뒤집어쓸 수 있어 오해를 없애기 위해 그리 했는데, 오죽했으면 그랬겠냐. 컴퓨터에 언제 누가 어떤 부탁을 했는지 명단이 다 나와 있다. 현역 의원 5명, 전직 의원 2명 등 7명 모두 당 소속이 같다. 이들이 강원랜드 소재와 인근 지역구 의원들과, 관련 국회  감독위원회 위원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조사하면서 당시 춘천지검장이 조사도 하지 않고 다 덮은 거다. 그 중 채용비리혐의로 현재 구속 중인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자신이 모시는 의원 지시에 따랐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런데도 사실상 피의자 신분인 해당 의원은, 검찰의 2차례 소환에 불응하면서 본인이 자원해서 지금 국회 사법개혁특위에 들어가 있다. (그가) 검찰을 개혁하겠다고 한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백보 양보하더라도,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법사위원장으로 있으면 안 된다.

한편 노 의원은 삼성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옛 안기부 불법 도청테이프에서 삼성그룹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언급된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이 담긴 이른바 ‘안기부 X파일’ 보도자료를, 지난 2005년 8월 18일 국회 법사위 회의에 앞서 배포, 파문을 일으킨 당사자다.

당시 재판부는 불법으로 금품을 수수한 고위 검사들을 처벌하지 않고, 엉뚱하게 노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월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가, 2심인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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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외철 2018-02-07 20:04:09
정형식 판사 특별감사 청원에 대한 반대 청원.
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132755?navigation=peti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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