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리허설’ 거친 이윤택 기자회견, “거짓 연기로 패가망신!”
‘사전 리허설’ 거친 이윤택 기자회견, “거짓 연기로 패가망신!”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8.02.21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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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감독 이윤택 씨가 19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연극계의 대부’로 불리던 연출감독 이윤택 씨의 19일 기자회견은 충분히 연출가의 모습다웠다.

하지만 ‘감독에서 배우’로 역할이 뒤바뀐 가운데 보여준 그의 연기력은 빵점에 가까웠다는 지적이다. ‘연출의 대가’라는 평가가 무색하리만큼, 부자연스럽고 어색하기 이를 데 없었다는 평가다.

리허설의 비밀을 폭로한 사람은, 이 씨의 제자이자 연희단 거리패의 중견 단원으로 연출을 겸하고 있는 연극인 오동식 씨다.

그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나는 나의 스승을 고발한다. 그리고 선배를 공격하고 동료를 배신하고 후배들에게 등을 돌린다. 나는 개XX다"라는 내용으로 운을 뗐다.

그리고는 이 씨가 공개사과 기자회견을 하기 전까지, 극단 내부에서 있었던 회의와 진행과정, 사과 리허설 등을 상세하게 적었다. 성추행과 성폭행이 폭로되는 경과에 따라 주도면밀한 시니리오가 만들어졌고, 이윤택 씨는 거기에 맞춰 그대로 ‘연기’를 한 셈이다.

오 씨가 밝힌 시나리오는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수정, 보완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다. 그 경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이윤택 씨는,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의 첫 번째 폭로가 나온 뒤, 자신이 운영하는 30스튜디오를 폐쇄하고 사과문을 게시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이날 부산가마골 극장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 씨는 "우리를 의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나는 연극을 당분간 할 수 없으니 꼭두각시 연출을 세우고 간간이 뒤에서 봐주겠다”라고 말한다.

이어 2차 성폭행 폭로가 나오자 이 씨는 울산의 피신처로 이동했고, 이들은 부산가마골에 다시 모인다. 파문이 가라앉을 때까지 숨을 고른 뒤, 다시 연극을 하자는 결론을 낸다.

다음날 새벽, 이 씨의 울산 피신처로 모여서, 이 씨와 차기 작품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폭로에 대비한 법적 검토를 위해 변호사를 알아보기로 한다.

그러던 중 성폭행 후 낙태 피해자의 폭로가 다시 나왔다. 이때 이 씨는 “그 일은 이미 그녀의 엄마와 이야기가 됐다. 해결됐다. 그 여자애는 이상한 애고, 워낙 개방적이어서 남자와 아무렇지도 않게 잔다”라고 입장을 정리한다.

이 씨는 또 변호사 상담을 통해 형량에 관한 자문을 구한다. 이 과정에서 한 측근은 “낙태를 인정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선배들은 낙태 사건에 관해 이미 인지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 오 씨의 증언이다.

사과문을 완성한 이 씨는 이날 저녁 기자회견 리허설을 단원들에게 제안한다. 리허설에서 이 씨는 “성폭행은 사실이 아니다”, “낙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단 발뺌 전략을 취하기로 정리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극단 대표가 “선생님 표정이 불쌍하지 않다.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라고 지적한다. 

천하의 ‘연출계 대부’의 위신이 곤두박질 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그러자 이 씨는 다른 표정을 바꿔 “이건 어떠냐”고 물었다고 오 씨는 전했다.

그리고 오 씨는 “그곳은 지옥의 아수라였다. 당장이라도 도망가고 싶다. 도저히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며 “방금 전까지 사실이라고 말하던 선생님은, 이제 내가 믿던 선생님이 아니었다. 괴물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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