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공 출신 고교 자퇴생, KAIST 졸업 ‘화제’
정비공 출신 고교 자퇴생, KAIST 졸업 ‘화제’
오태현 박사과정 졸업생, 어려운 가정환경 극복하고 박사 학위 받을 예정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8.02.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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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화제의 졸업생 오태현 박사.사진=KAIST 제공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고교를 자퇴했지만, 국내 최고 대학인 KAIST를 졸업하는 학생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오태현(31) 전기및전자공학부 오태현 박사과정 졸업생.  

IMF 외환위기를 겪던 시기에 중학생이었던 오 씨는 생활비를 충당하는 홀어머니의 부담을 덜어드리려고 빠른 취업이 보장되는 전산계통 특성화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러나 가족을 떠나 타지에서 시작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입학 1년 만에 학교를 떠났다. 

이후 생계에 보탬이 되려고 정비소에 취직했다.

하지만 당시 자퇴생에 대한 사회인식은 ‘문제가 있는 사람’이었다. 

“너도 공부 안 하면 나중에 커서 저렇게 된다”는 말로 자녀를 훈육하는 손님을 만나는 등 여러 번 상처를 받은 오 박사는 다시 공부를 시작해 수능 시험을 치렀으나 500점 만점에 200점이 안 되는 점수를 받고 대학 입시에 떨어졌다.

이전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다시 1년을 노력해 서울 광운대에 진학했다. 

군 장학생 제도를 통해 등록금을 충당하고 졸업 후 안정된 직장을 가질 계획으로 입학했지만, 공부할수록 재미를 느끼며 평점 4.5만점에 4.43의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게 됐다.

2010년 KAIST 석사과정에 입학한 오 박사는 7년간의 석·박사 과정 동안 교내 연구실적 평가 최우수상, 삼성 휴먼테크 논문대상 금상 등을 다수 수상했다. 2015년에는‘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 연구소 펠로우십‘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발되기도 했다.

컴퓨터비전 분야를 전공하는 그는 현재 MIT에서 박사후연구원(포닥, Post-Doc)으로 위촉돼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에서 연구와 IT 산업의 경험을 두루 쌓고 싶다는 오 박사의 최종적인 목표는 대학 강단에 서는 것이다.

오 씨는 “주어진 환경에 대한 원망이 많았지만 불평하고 멈춰서는 대신 그 환경을 정복하고 이겨내는 쪽을 선택했다”며 “돌아보면 제 인생에는 멘토나 조언자가 적었다. 부단히 발전하고 성장한 후에 누군가의 인생에 직접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또 기계공학과 생명화학공학을 전공한 쌍둥이 형제도 나란히 석사학위를 받아 이목을 끈다.

형 박광석(25·기계공학과) 씨와 박정석(25·생명화학공학과) 씨는 “비록 서로 다른 전공을 선택했지만, 요즘은 융합의 시대이기 때문에 각자의 분야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며 같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민주(29·문화기술대학원) 씨와 김영일(26·우주탐사공학학제전공) 씨는 박사 누나와 석사 동생으로 이번에 나란히 졸업한다.  

김민주 씨와 김영일 씨는 “KAIST에서 배운 지식은 물론 이곳에서 경험했던 모든 순간들이 앞으로의 저희 남매를 만들어갈 밑거름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들은 23일 대전 KAIST 본교 내 교내 류근철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리는 ‘2018년 KAIST 학위수여식’에서 학위를 받는다. 

이 자리에선 박사 644명, 석사 1352명, 학사 740명 등 모두 2736명이 학위를 받는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인류 사회에 여러분 한명 한명의 이름을 남기고 눈부신 업적과 교훈을 남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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