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살리려면 공격형수장 필요
중구 살리려면 공격형수장 필요
[톡톡! 근황토크] 22. 이은권 전 대전 중구청장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3.07.02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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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영 기자] 강창희 국회의장과 함께 30년 가까이 대전 중구를 지켜온 이은권 전 중구청장이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 패한 후 그동안 가슴 속에 담아왔던 생각들을 처음으로 쏟아냈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중구에 대한 강한 애착과 못다 이룬 행정에 대한 꿈이 있음을 밝혔다. 지난 주 용두동 사무실을 찾아 그간의 지나온 이야기와 그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중구청장에 도전하고자 하는 뜻을 세운 이유를 들어봤다.

-학창시절이 화려했던 것으로 유명한데.
공주 의당면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4학년 마치고 대전으로 유학을 나왔다. 중학교 다닐 때까지는 공부를 제법 잘했는데, 3학년에 올라가면서 몸이 아파 3개월 학교에 못 나갔더니 성적이 뚝 떨어졌다. 결국 고교 입시에서 1차는 떨어지고 서대전고에 입학하게 됐는데 공부보다 학생회활동에 관심이 많아 학도호국단 연대장을 하기도 했다. 당시 대전지역 고등학교들과 연대로 해양훈련이나 봉사활동을 많이 다니고 수학여행을 갔다 오면 여고생들에게 편지를 제법 많이 받곤 했다.

-강창희 의장과의 인연은.
원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안 가려고 했다. 방황을 하면서 재수도 그만두고 하면서 대학을 늦게 들어가면서 취직을 해 직장을 다니다 군대에 갔다. 당시 강 의원 처남이 오랜 친구여서 어려서부터 서로 집을 드나들면서 잘 알고 있던 터에 친구 부모님이 소개로 제대하자마자 강 의원 사무실에서 일하게 됐다. 그렇게 해서 모시기 시작한 것이 29년이 됐다.  

-어려서부터 정치에 뜻이 있었나.
정치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었다. 다만 학창시절 활달하고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선생님들이 우스갯소리로 “너는 공사장 십장하면 딱 맞겠다”는 말씀은 많이 하셨다. 1984년 11대 국회 당시는 강창희 의장이 전국구 의원을 하면서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맡았는데, 그 해 같이 대전 중구지구당 위원장을 인수하고 12대 때부터 비서관으로 일했다.

-2006년 구청장이 되기 전까지 만 23년을 강 의원 한 분만 모셨는데.
내가 주군으로 모셨으면 그 주군이 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신하의 도리지 주군이 잘못한다고 해서 버리고 나가면 또한 그보다 못한 신하다. 남들은 보좌관 생활을 하면서도 의원이 떨어지면 당선된 사람을 따라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나는 이런 이유로 강 의원이 당선 되든 낙선하든 끝까지 모셨다. 때론 여직원 한 명 두고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직접 운전해서 모시고 다니며 어려운 시절을 함께 이겨냈다.

-구청장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사실 2002년 지방선거에 출마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는데 강 의원이 지역에 아직 사람도 모르고 하니 다음에 하라고 해서 선거가 끝나고 대전으로 내려와 사무국장을 맡아 일하기 시작했다. 열심히 노력한 덕분인지 2006년 구청장 돼서 4년 간 보람된 시간을 보냈다.

-내년 지방선거에 다시 도전하려는 이유는.
구청장을 하다 보니 이것만큼은 중구와 구민들을 위해 꼭 이뤄야 되겠다는 소명의식이 생겼다. 바로 고부가가치 문화예술 인프라를 확대를 통한 인구 유입과 보문산 관광벨트 사업을 통한 대전의 핵심 관광도시 개발 이라는 두 축을 기반으로 열악한 중구 경제를 살리고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행정을 펼쳐 보이고 싶은 것이다.

-그것이 꼭 본인이어야 하는 이유는.
4년 간 구청장을 하면서 정말 스스로 자부심 느낄 정도로 열심히 했다. 큰 틀에서 보면 중구뿐만 아니라 어느 도시나 시간이 흐르면 공동화 되는 것이 이치다. 그것을 얼마나 빨리 대처해 리모델링하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대전에 5개구가 있지만 2개구 정도는 살림살이 할만하다.

하지만 중구는 자립도가 17% 밖에 안됐다. 예산 2400억 원 재원이 없어 정기회 때 2000억 원밖에 편성을 못하고 나머지는 추경으로 했다. 지방세로 걷는 돈이 380억 원인데 직원 월급으로 400억 원이 나간다. 그나마 복지예산 1100억 원을 빼면 도로 시설물 보수하기도 급급할 정도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처럼 수비형 수장이 아니라 다른 구처럼 잘살 수 있는 방법,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타개해 나갈 수 있는 공격적인 사람이 필요하다. 중구 주식회사의 사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일들을 내가 꼭 하고 싶다.

-구체적인 방안이 있나.
구청장 시절 대전시와 함께 추진한 대사천 생태복원사업이 500억 원 국책사업으로 구 재정은 125억 원밖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무산되서 안타깝다. 거기서부터 시작해 아쿠아월드-야외음악당 전천후 공연장-청년광장-플라워랜드-동물원-뿌리공원까지를 벨트화 해 1박2일 관광코스를 구상했다. 이를 대흥동 문화예술의 거리와 연계하면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구민의견을 수렴해 추진해야하지만 지하철역과 모노레일을 연계하는 방안도 구상한 바 있다. 다음에 구청장이 되면 그런 의지로 중구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싶다. 여기에 1500억 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실제로 당시 두 군데서 민자유치 제안서를 가지고 온 적도 있었다.

-아쿠아월드 실패에 대한 책임론도 있는데.
아쿠아월드 만들 때 중구 돈 안 들어갔다. 모두 시 돈으로 했다. 지하벙커도 내가 당시 이완구 지사를 만나 도청이 이사를 가니 잘못하면 난개발 우려가 있다고 설득해 인수했다. 그 과정에서 아쿠아월드 사업 이야기가 나왔는데 시에서는 다른 쪽에 구상했던 것을 중구로 오도록 제안한 것이다. 당시 유치를 주장한 것도 보문산 프로젝트를 염두에 구상의 일부였다. 아쿠아월드가 살아나려면 결국 뿌리공원까지 연계해야 한다. 관광도 하고, 잠도 자고, 돈도 쓸 수 있는 벨트화 시설이 필요한 것이다.

-구청장 4년간 지방채 발행 규모가 100억 원 가까이 늘어난 것을 두고 말이 많다.
중구 1년 예산이 2400억 원으로 정부도 87억 원 정도의 지방채 발행은 무방하다고 인정했다. 대표적인 것이 희망근로사업이다. 경제가 어려우니 서민들에게 돈을 풀어주되 그냥 줄 수는 없으니 어르신들이 청소라도 하면 100억 원을 준다고 하는데 중구가 4억 6000만 원 빚을 지더라도 이것을 받아야지 모두 포기하고 말면 이게 말이 되나.

중구문화원도 내가 이전했다. 당초 예식장 건물을 3차 경매까지 유찰된 것을 36억 5000만 원에 샀다. 평당 600만 원도 안하던 것이 지금은 1200만 원을 줘도 못산다. 교보빌딩 뒤로 적십자를 유치하고, 옛 건물은 14억 원에 매입해 주민자치센터로 쓰고 있는데 지금은 그 땅이 평당 400만원을 줘도 못 산다. 다 이런데 들어간 돈이다. 빚진 게 아니라 오히려 값이 올랐다. 단순히 지방채만 늘었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다. 길게 봤을 때 중구가 살 수 있는 방법은 세외수입을 늘려 스스로 살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언제까지 얻어 쓰기만 할 수는 없지 않나. 

-뿌리공원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고 들었다.
전 세계에 대한민국처럼 뿌리에 관심 있는 나라가 없다. 대전의 상징이자 대표 아이템으로 뿌리축제를 세계적 축제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한데 지금은 흐지부지 돼서 안타깝다. 당시는 중국에서도 언론에 방영되고 관광객도 많이 몰렸는데 지금은 발이 끊겼다. 구청장되면 각국의 문중도 유치하고 유스호스텔을 마련하는 등 뿌리공원을 대대적으로 확장할 것이다. 당시도 청와대까지 얘기해 긍정적 답변 들었다.

공동화를 낙담만 할 것이 아니라 역발상으로 도약의 틀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씨가 없다고 밭을 놀릴 것이 아니라 씨 빌려 농사를 지은 뒤 거둬서 갚고 나도 먹고 살아야지 되지 않겠나. ‘웰컴투 중구’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사람이 모여야 구멍가게라도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일 수 있는 요인 만들어야 한다. 도로도 넓히고 볼거리를 만들어 줘야지 그 투자를 빚진다고 생각하면 앉아서 고사당한다. 작든 크든 리더가 어떤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결과적으로 정 반대 결과 나온다.

-앞으로 어떤 정치가가 되고 싶나.
정치가든 행정가든 리더들은 주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현직 단체장이 관심을 가지고 잘못된 것이 있으면 고치고 잘 된 것은 발전시켜야지 나몰라 하면 결국 구민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다. 없어도 “이렇게 하려고 한다. 합시다” 하고 희망을 줘야지 이미 확보한 예산도 반납하면서 낙담만 해선 안 된다. 아무리 똑똑하다고 해도 하려고 하는 의지 없이 그냥 단체장만 하겠다는 것은 절대 안 된다. 왜 구청장, 시장, 국회의원을 하려하는 지 신념이 뚜렷해야 한다. 나 역시 후대 “이은권이 그만큼 해서 중구가 이만큼 발전했다”는 말을 듣는 것이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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