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와인이라고 모두 샴페인은 아니다
거품와인이라고 모두 샴페인은 아니다
최해욱의 와인 이야기│거품와인과 샴페인
  • 최해욱
  • 승인 2012.07.1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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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해욱 영동대 와인발효식품학과 교수·프랑스 와인 양조 기술사

5월은 유난히도 행사가 많았던 기간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사적인 모임이나 공적인 행사의 만찬이 서구화 되어가며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한 종류의 와인이 생겨났는데 이것이 바로 흔히 ‘샴페인(Champagne)’이라고 불리는 발포성 와인(Vin effervescent:불어, Spakling wine:영어) 이다.

거품와인은 모두 샴페인이다?
그렇다면 이렇듯 축제 때마다 중요한 순간에 등장하여 우리의 흥을 돋우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든 거품와인을 샴페인이라고 불러도 될까? 필자처럼 와인을 전공하거나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간단하지만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애매하고 곤란한 질문일 수도 있다. 일단 정답부터 말하자면 ‘아니올시다’ 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샴페인은 엄밀하게 말하자면 프랑스 북동부 샹파뉴(Champagne)지방에서 지역 품질통제규정(Appelleation d'Origine Controlee)을 준수하여 생산되는 발포성 와인을 지칭하는 것이다. 발포성 와인은 이곳 말고도 세계 도처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지만 샹파뉴 지역의 품질통제 규정을 따라서 생산된 와인만을 샴페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샴페인이 왜 발포성 와인을 통칭하는 대명사가 되었을까? 17세기 샹파뉴 지방에서 수도사인 동 페리뇽이 세계 최초로 샴페인의 전신인 발포성 와인을 생산해냈고 또 이것이 세계적으로 상업화에서 성공한 탓도 있지만 단지 그것 때문이라고만은 보기에 어려운 이유가 또 있다.

발포성 와인은 보통 주(主)가 되는 와인(Vin de base)의 양조와 이 포도주에 발포성 기체인 이산화탄소를 생성(Prise de Mousse)하는 두 가지 과정으로 나뉜다. 특히 이중에 이산화탄소를 생성하는 공정방법에 따라 종류가 나뉘는데 대표적으로 병속에 효모(Levure)와 설탕시럽을 첨가하여 샴페인을 생산해내는 ‘전통적인 방식(Methode Traditionnelle)’의 발포성 와인들은 대체적으로 충분한 가스의 양과 높은 압력, 적당한 도수의 알코올이 함유되어 좋은 품질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포의 생산성’이 품질 좌우
이러한 방식으로 생산되는 발포성 와인들은 샴페인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들 중 품질의 차이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가 있으니 이것이 바로 기포(Mousse)의 생산성이다.

우리가 발포성 와인을 평가할 때 여타 와인(Vin Tranquille)과는 달리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가지의 이질적인 요소가 거품(Mousse)의 질과 양이다. 이는 와인 병속에 포함되어 있는 거품의 총량(Moussabilite)과 안정도(Tenue de Mousse), 그리고 거품의 지속시간(Stabilite de la Mousse)으로 나누어 평가한다.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되는 발포성 와인의 거품 양은 약 5-6기압 정도이므로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나머지 두 가지 요소인 안정도와 지속시간은 거품이 미세하게 안정적으로 공급이 될수록 지속시간이 늘어남으로써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다.

이는 우리가 발포성 와인과 탄산음료를 마실 때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점이다. 생명체(효모)가 생산해낸 미세한 거품과 인위적으로 탄산가스를 주입하여 만든 거품을 구별하고 품질을 인식하는 것은 초보자라도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포도재배의 북위 한계선 ‘샹파뉴 지방’
원래 샴페인을 생산해내는 샹파뉴 지방은 포도재배의 북위 한계선인 만큼 오래전부터 생산자들이 샴페인을 생산하기 위해 양질의 포도재배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 지역의 높지 않은 연평균 기온은 보통와인을 생산하기엔 좋지 않은 조건이지만 발포성 와인을 생산하기에 더 없이 좋은 산도(Acidite)를 와인에 부여하였고 떼루아(Terroir: 기후와 지형, 토질, 인간의 노력을 포함하여 와인의 품질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소)를 구성하는 일등공신인 백악질(Craie:백묵을 만드는 하얀 퇴적암)의 토양은 낮 동안 받은 태양열을 포도나무에 복사하여 과실이 성숙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아울러 수분을 저장하는 역할을 하여 건조시 토양에 수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였으며, 마지막으로 자연적으로 생성된 이 지역의 석회석 동굴은 이 위대한 발포성 와인이 겨울동안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최상의 거품을 생성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실제로 거품의 생산자들인 효모들은 샹파뉴 지역에 위치한 차가운 석회질 동굴 속의 병속에서 겨울을 나면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데 저온에서 신진대사가 느려져서 아주 미세한 입자의 기포들을 샴페인 속에 축적시킨다. 따라서 우리는 여타 지방과 방법을 동일하지만 샹파뉴 지역의 특징적인 떼루아에 힘입어 최고 품질의 거품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이 거품 발생이 종료가 되어 효모들이 각각의 임무를 완수하면 장렬하게도 와인 속으로 산화하여 효모 특유의 세포구성 성분과 효소들이 와인 속에 녹아들어 토스트나 이스트 계열의 독특한 부케(Bouquet)를 생성한다. 샴페인은 단순한 발포성 와인인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구성요소들이 어울러져 만들어진 하나의 복합적인 산물이자 개념인 것이다.

샴페인, 샹파뉴 지역의 토산품이자 자부심
한때 샴페인이 발명되기 전까지 이 지역의 와인들은 프랑스 여타 지방의 와인과 비교되어 형편없는 테이블 와인으로 인식되는 어려움이 있었으나 동 페리뇽을 비롯한 당대의 여러 생산자들이 포도재배에 부적합한 자연환경을 딛고 자신들의 떼루아에 적합한 최적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어낸 것이고 이것이 바로 이 지역 토산품이자 자부심이기도 한 지역의 명칭을 그대로 딴 샴페인(Champagne)인 것이다.

필자는 샴페인이 채워진 잔을 들 때면 동 페리뇽에 있었을 듯 한 차가왔던 랭스(Reims) 지역의 한 석회동굴을 기억하곤 한다. 올해부터 영동군에서 와인양조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먼 옛날 그가 발견했던 그런 와인 양조사를 뒤바꿀 수 있는 사실이 영동에서도 나타가기를 간절히 바라며 만일 이루어진다면 조금은 위험 하지만 가장 풍성한 거품을 즐길 수 있는 사브페 샴페인(Sabrer Champagne: 프랑스 군대에서 승전 시 샴페인의 목을 군용 칼로 잘라내어 기쁨을 만끽함)으로 기쁨을 나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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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구매 팁

샴페인은 품질이 좋지만 가격이 매우 비싸 평상시 즐기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오죽했으면 프랑스에서도 샴페인은 부르고뉴(Bourgogne) 와인과 더불어 부자들의 술이라고 했을까. 조금 더 서민적이고 가격이 낮은 프랑스 크레망(Crement)이나 이탈리아의 스푸만떼(Spumante), 독일의 젝트(Sekt), 스페인의 카바(Cava) 등이 있으나 삼페인 특유의 향과 풍성한 거품을 즐기기는 힘들다. 아울러 어린이나 금주자를 위한 무알콜 제품(Champomy)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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