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 사태가 도 공직사회에 심각한 후유증을 안겨주고 있다.
‘여성과 소수자 인권’을 2016년 도정의 핵심 가치로 삼을 정도로, 전혀 안 그럴 것 같은 안 전 지사였기에 이번 사태로 인한 충격과 분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공직사회의 분위기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
한 공직자는 “이번 일의 후유증으로 일도 못할 지경”이라며 “(위에서는) 여직원과 출장도 같이 가지 말라는 것인데, (그럴 바엔) 부서 자체를 남녀로 구분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식 문화도 많이 바뀌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공직자는 “(안희정 사태 이후) ‘여직원은 그냥 집에 보내고 우리끼리 가자’는 기류가 강해졌다”며 “혹시 과거에 실수한 건 없는지 나 스스로도 되돌아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여성 공직자들의 충격은 더욱 큰 실정이다.
공직 안팎의 지인들로부터 “넌 괜찮니?”라는 안부의 전화가 빗발칠 정도라고 한다. 또 다른 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문화가 공직사회 내부의 단절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 역효과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그럴 경우 여성 공직자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될 뿐만 아니라,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책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도 공무원노조 김태신 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잘못된 직장 문화가 있다면 과감히 개선해야겠지만, 남녀를 떠나 우리 모두가 직장 동료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며 “지나치게 위축돼 오히려 왜곡된 공직문화가 형성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