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의원 스캔들, “미투와는 결 자체가 다른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
민병두의원 스캔들, “미투와는 결 자체가 다른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8.03.11 22: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단언컨대,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의 성추행 사건은 최근 핫이슈가 되고 있는 권력형 ‘미투’운동과는 전혀 결이 다르다. 보다 엄밀히 말하자면, '사이비 미투’다.

결과론이지만, 당시 상황을 종합해볼 때 의심 받을 행동을 한 민 의원에게도 잘못이 없지 않지만, 그런 상황으로 자신을 끌고 가 마치 피해를 당한 것처럼 코스프레한 A씨(60. 여)의 의도가 매우 불순해 보인다.

무엇보다 비례대표 초선 출신의 햇병아리 원외 야당 정치인에게 휘두를 만한 권력자체가 없었다는 점에서, 구조적 권력형 ‘미투’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되레 사업가인 A씨로서는 자신의 사업적 이해 관계 충족을 위해, 어떤 형태로든 로비가 필요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추론이다. 그 연장 선에서 A씨가 민 의원에게 접근했을 가능성이 높고, 경우에 따라서는 깊은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노래방에 따라갔을 수도 있겠다는 유추 또한 가능하다.

결국 순진한 민 의원이, 어리석게도 결코 순진해 보이지 않는 여성에게 혐의를 받을 상황에 이르렀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10일자 <뉴스타파>가 보도한 A씨 발언을 근거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2007년 1월 가족들과 히말라야 트레킹 여행을 갔다가, 동료 의원들과 여행을 온 민병두 의원을 알게 됐다. 민 의원과 내가 같은 58년 개띠라서 여행지에서 친구처럼 지냈다. 민 의원이 2008년 4월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민 의원과 3-4차례 만났다. 성추행 사건은 2008년 민 의원과의 마지막 만남 때 발생했다.

2008년 5월 노래방에서 강제로 키스를 당했다. 민 의원이 저녁을 먹고 간단하게 맥주를 마셨고, 평소와 다르게 노래방에 가자고 제안, 따라갔더니 술이 나오는 노래주점이었다. 종업원이 맥주를 놓고 나가자 민 의원이 테이블을 밀어 입구를 막은 뒤, 블루스를 추자고 했다. 썩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응했다. 블루스를 추다가 민 의원이 갑자기 키스를 했고, 그 순간 ‘얼음 상태’가 됐다. 정신을 수습한 뒤, 귀가하면서 살펴보니 바지 지퍼가 열려 있었다. "(민 의원이) 열었겠죠. 나는 연 적이 없으니까. 이건 일방적이고 기습적이고, 너무 기가 막힌 거죠." 나에게 너무 화가 났다. 왜 그걸 박차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지?”

이후 민 의원은 말했다. “노래방 계산도 그 당시에 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내가 했을 리가 없는데 누가 냈는지 확인했더니, 그분이 했다고 한다”며 “그 후 내가 전화를 했다는 것인데, 나는 인터넷신문 창간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전화를 한 것이었고, 반응이 없어서 상대방이 관심이 없다고 판단해 더 이상의 교류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상황을 종합해 보면, 먼저 시기적으로, 2008년 5월은, (당시 민병두 후보가) 4월 9일 18대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홍준표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대패, 백수가 된 지 한 달쯤 지났을 때다. 17대 비례대표 초선으로 잠깐 국회 맛을 본 게 전부인 민 의원으로서는, 말 그대로 보잘것 없는 최악의 처지였던 시기다. 권력과는 이미 거리가 멀어졌을 당시의 이야기다.

또 2008년 기준으로, 민 의원과  A씨 모두 나이 50이 넘은 중년이었다. 가뜩이나 A씨는 여성 사업가로서, 인터넷 관련 사업에 관심을 표명하며 민 의원의 도움이 필요한 입장이었다.

A씨는 그리고 “블루스 춤이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응했고, 갑작스런 키스에 순간 ‘얼음 상태’가 됐으며, 정신을 수습한 뒤 귀가하는 길에 바지 지퍼가 열려 있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요컨대, 블루스 춤이 유쾌하지 않았다면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갔어야 하고, 그랬다면 '얼음 상태'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어 정신을 차려 귀가하다 뒤늦게 보니, 바지 지퍼가 열려 있음을 확인했고, 그 전에 민 의원 대신 노래방 값 계산까지 하는 꼼꼼함을 보였다면, A씨의 당시 정신 상태는 위기감이나 극도의 분노심에 따른 패닉이나, 그런 상황을 탈출하고자 하는 절박함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추론할 수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노래방 값을 계산해줄 정도라면 당시 낙선으로 백수상태가 된 민 의원보다는 재력가로서, 되레 A씨를 우월적 지위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권력의 위치가 뒤바뀐 셈이다.

그리고 간과할 수 없는 포인트는, 그동안 잠자코 있다가 왜 10년이 지난 이 시점에 뒤늦게, 그것도 실명이 아닌 '익명'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 석연찮다. 특히 정말 씻을 수 없는 불쾌감으로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웠다면, 진즉에 경찰이나 검찰을 찾아가 법적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민 의원 성추행을 폭로한 A씨의 언론플레이는 권력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개인 자격의 1:1 프라이버시에 불과한 사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결론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