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가야산과 그 품에 기댄 사람들이 하나가 되는 날
[시민기자의 눈] 가야산과 그 품에 기댄 사람들이 하나가 되는 날
  • 이기웅
  • 승인 2018.03.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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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웅 예산시민기자

[굿모닝충청 이기웅 예산시민기자] 지난 2일 충남 예산 상가리 출향인 주관으로 덕산면 상가리 ‘백제의 미소 길’ 미륵불 공원에서 무술년(戊戌年) 건강과 무사안녕 및 풍요를 기원하는 가야산 산신제를 올렸다.

상가리는 가야산의 중심에 있는 마을로 신라시대부터 약 1000여 년 산신제 유래를 지니고 있다. 조선시대에도 동굿말과 쉰질바위 아래의 산신각(관음전)에서 대동제를 지내고 세터마을과 남전 등 4~5곳에서 제를 지내는 전통을 이어왔다.

‘신증동국여지승람’(1481~1485)에 가야산 산신제는 신라시대부터 가야산을 서진으로 해 중제로 치성을 드리고, 조선시대 와룡담 등 현감이 치성을 드렸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1970년대 후반부터 중지됐다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가야산 역사문화연구회에서 미륵제로 대신했으며 올해부터 전통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마을 향우회가 주관이 돼 전통을 이어갈 수 있어 다행이라 하겠다.

가야산 산신제의 역사
가야산 산신제의 유래는 삼국유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내포의 진산(鎭山) 가야산은 신라가 국가 차원에서 치제했던 명산으로 그 역사성 확인할 수 있다.

가야산 산신제 원형은 헌종 태실 근처의 신당(神堂)과 와룡담(臥龍潭) 석문당우소(石門潭雩所)에서 드리던 산신에게 치성에서 기인된 것이다.

신라는 통일 후 전국의 산천을 대사(大祀)·중사(中祀)·소사(小祀) 3등급으로 나눠 숭배한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백제 땅 내포 가야산에 신당을 세워 서진으로 삼아 치제를 올렸으며 조선 초기부터 관리가 제를 주재해 춘추로 국행의 예로써 치제를 받았다.

옛 백제 지역의 산천인 가야산(伽耶山)은 671년 신라의 영토로 편입되며 신라는 반 감정을 완화시키고 백제 유민들을 회유하려 목적으로 가야산을 신라의 4진(四鎭)중 서진(西鎭)으로 삼고 중사(中祀)를 지낸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서진 가야갑악(加耶岬岳)이라고 추측되는 가야산이 덕산현의 서쪽 41리에, 가야갑악을 제사하던 가야갑사(伽耶岬祠)가 덕산현의 서쪽 3리에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가야산에 소재관(所在官)을 보내 봄과 가을에 제사 지내게 했다고 기록돼 있다.
또 ‘한국 민속신앙 사전’에는 와룡담과 석문담, 남전, 새터말, 관음전 산신각과 가야산에 신당을 세우고 술과 고기를 갖춰 신에게 치성을 드렸다는 기록도 있다.

가야산의 예산권 중심 마을인 상가리와 옥계리는 1914년 일제강점기 행정구역 통폐합 이전에는 가야동(伽倻洞) 또는 가동(伽洞)으로 불리는 곳이었으며 마을에 산신각과 터가 11곳 이상이 전해졌었다.

현대적인 산신제
젊은이들이 산신제와 미륵제를 즐기고 참여하려면 현대적인 해석도 필요해 보인다.
과거 그대로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현대의 상황을 담아내고 반영해야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어낼 수 있다.

우리의 축제는 함께하는 것이다.

가야산은 전국적으로 많은 산악회에서 산신제를 드리는데 연초부터 3월까지 200팀(40인단위) 이상이 산신제를 올린다.

제를 올리는 장소가 없자 냇가나 계곡 등에서 제를 올리며 소음과 음식 쓰레기는 환경오염으로 이어지고 주민에 부작용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내년부터는 산신제를 올리는 장소로 미륵불 공원을 더 개방하고 풍물패도 부르고 여흥 자리도 만드는 등 지역의 대표적인 볼거리 즐길 거리로 가야산을 찾는 등산객과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문화재로의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산신제를 통햐 가야산 사람들의 내밀한 일상을 이야기하고 싶다
가야산 자락에 있는 상가리는 산신제 전통이 있는 마을이다.

오랜 세월 가야산의 산신제와 신화가 전승돼온 이유는 자연과 사람이 공생하는 가치를 가야산 사람들의 삶의 경험으로 체득했기 때문이다.

가야산의 자연 대상물, 바위 하나 나무 한 그루라 할지라도 그 의미를 부여할 때 가치는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역사성과 구비성을 갖춘 가야산의 산신제가 소멸해가며 상가리가 갖고 있는 역사와 문화. 예술에 대한 유무형의 가치들이 소멸되고 있다.

지역과 지방의 고유한 가치의 소멸은 지역과 지방의 자긍심을 고갈시켜 새로운 미래에 대한 전향적이고 동력을 도출해내지 못하고 있어 공동체의 균열과 지역 탈피, 지역탈출로 연결된다.
신이 사라진 곳에 인간 또한 살 수 없다.

가야산의 정신문화와 아름다운 자연을 온전히 보존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것이다.
산신제는 가야산과 나를 이어주는 문화 유전자가 존재한다.

보존되고 이어져야 할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가야산의 문화 버리면 나도 사라지고 고향도 버려진다.

자연을 신성하게 여긴다면 적어도 무분별하게 파헤치는 난개발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 때 젊은 이장이 선출된 후 산신제 추진에 이견이 있었지만 다행히 마을의 문화행사는 복원됐다.

산신제로 마을의 정신적 중심이 다시 세워지면서 마을이 전통을 복원되자 주민들은 화합했고 젊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앞으로 산신제라는 마을 문화 유전자를 통해 정체성 찾고 마을은 변화를 찾아갈 것이다.

문화로 사람을 부르고 관광으로 지역을 팔 수 있다
정초부터 시작되는 가야산의 굿과 산신제는 신들의 보살핌으로 자연환경을 극복하고자 했던 가야산 옛사람들의 간절함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지역의 독특한 문화적인 자산이다.

역사성과 구비성을 갖춘 가야산 사람들의 이야기는 지역을 부양할 수 있는 자원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야산의 대표 축제 상품으로 개발하면 여행객은 허허벌판이라도 즐거워할 것이다. 최근 여행의 트렌트는 문화관광이기 때문이다.

가야산의 천년이 넘는 산신제는 타 지역과 차별화되는 귀한 문화적 자원이다. 잘 활용하면 그 이상의 디자인은 없을 것이다.

한국의 산신 문화는 창조적이고 경쟁력 있는 신비로운 문화상품이다. ‘한국인은 스스로 산악문화가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산신을 30년간 연구한 데이비드 메이슨 교수는 주장한다.

세계 무형유산으로 지정돼 글로벌 행사로 성장한 강릉단오제나 계룡산 산신제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해부터 마을 주민들이 모여 치러지는 가야산의 산신제는 마을 통합과 역사와 문화의 전승이라는 차원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겠다.

산신제와 미륵제는 종교적인 행사라기보다는 가야산 사람들에 희노애락과 삶의 흔적이 물씬 베어 나온 마을의 전통 축제라고 할 수 있다.

이날 행사는 그동안 잊힌 마을의 전통 민속잔치들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동시에 가야산의 대표 문화콘텐츠로 적극 활용하기 위한 가능성을 찾아보고 그러한 고민은 우리 고유의 전통민속문화를 전승․ 보존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무리 소중한 전통 문화라도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없다면 전통은 이어가기 힘들고 결국은 소멸할 것이다.

예를 들어 가야산지역 축제의 시작을 3월에 집중되는 산신제로 한다면 시민들의 관심도 받을 수 있고 가야산을 찾는 200여팀의 시산제도 한곳으로 모을 경우 음식 쓰레기 등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축제로 대체할 수 있다.

지자체에 따라서는 무명의 돌과 흙에 스토리를 만들어 관광자원을 만들지만, 우리는 역사성 구비(口碑)성 갖춘 너무나 소중한 문화적 가치가 있는 가야산과 마을의 자원을 활용하지 못하니 아쉽다.

지역의 관광상품은 독톡한 가야산 사람들의 문화를 디자인 해내는 것이다
가야산과 상가리에 전해지는 문화와 역사 인문학적인 이야기는 지역을 부양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고 자료라고 할 수 있겠다.

1000년 이어온 전통은 이어져야 하고 산신제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데 그러나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없다면 소멸될 것이다.

계룡산의 중악단 산신제와 강릉 단오제 경우와 같이 천년 전통의 가야산 산신제에 내포지역의 시민과 지역의 기관이 참여하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을 해 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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