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꿈꾸는 '문화도시 천안'] 서바이벌 아닌, 리바이벌(생기) 가득한 청년창업
[청년들이 꿈꾸는 '문화도시 천안'] 서바이벌 아닌, 리바이벌(생기) 가득한 청년창업
문화동 167-8번지 청년상인 8명의 ‘이웃’ 이야기
  • 남건호 로컬노마드 대표
  • 승인 2018.03.2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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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남건호 로컬노마드 대표 ]  덴마크 작가 한스 안데르센의 동화 ‘성냥팔이 소녀’
성냥을 다 팔지 못하면 집에 돌아갈 수 없는 소녀가 추위와 굶주림 속에 결국 주위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되는 이야기다.

반면 우리나라 전래동화 ‘효녀 심청’은 태어난 지 7일 만에 어미를 잃은 청이를, 마을 사람들의 젖동냥으로 키워 결국 효(孝)를 대표하는 인물의 이야기로 지금까지 회자 되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마을의 협동문화와 이웃에 대한 정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그러나 산업의 급격한 발전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사회를 만들었고 개인의 이기주의는 팽배해졌다.

치킨 배달원의 얼굴은 알아도 이웃의 얼굴을 알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신조어란 그 시대의 시대상을 드러내는 것이다.

어려운 사회적, 경제적 상황으로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 등 셀 수 없이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세대라는 의미의 ‘n포세대’라는 말의 등장을 보며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인가?’ 하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지게 된다.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은 약육강식(弱肉强食), 적자생존(適者生存)의 원리처럼 ‘생존(survival)’하는 문제가 아니라, ‘생기(revival)’를 갖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 정책이 본격화되었다. 이 정책은 낙후지역을 전면 철거하여 아파트를 건축하는 재개발과 달리, 역사와 전통이 있는 건축물을 보전하며 노후 된 상가 거리를 특색있는 문화 공간으로 만들고, 공공임대주택과 공공임대상가 등 주거환경 개선과 일자리 창출까지 할 수 있는 원도심 재생사업이다.

천안 원도심에도 도시재생사업에 발맞추어 특색있는 문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창업에 도전한 청년들이 있다. 특히, 문화동 167-8번지에는 한 건물에 8명의 청년 창업자들이 모여있다.

지하 1층에는 까치목공소(곽주영, 권윤영 대표), 지상 1층에는 느긋 디저트샵(유혜솔, 유한솔 대표), 카페 노마드(김예은 대표), 날개꽃 한복(장지은 대표), 공방 반(반지유 대표), 지상 3층에는 노마드 코워킹·코리빙 스페이스와 루프탑 라운지(남건호 대표)가 있다.

이들은 각자만의 개성 있는 사업장을 운영하는 청년 창업자이자 한 건물에 자리를 잡은 이웃이다. 고향도, 살아온 지역도, 나이도 모두 다르지만, 한 건물에 함께 살게 되며 매 일을 만나다 보니 물리적 거리뿐만 아니라 사회적 거리까지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축하할 일이 있으면 함께 기쁨을 나누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함께 힘을 합친다. 틈틈이 자연스러운 반상회가 열리고 지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재미있고 의미 있는 문화들을 만들어 가고자 노력을 한다. 3층 노마드 코워킹·코리빙 스페이스의 주방을 함께 쓰자는 취지로 ‘공유주방’이라는 이름으로 개방을 했다.

개방 이후 이곳에 먹을 것이 떨어진 적이 없다.
누군가 편의점에서 2+1 행사하는 컵라면을 구입하면 덤으로 얻은 컵라면을 두고 가는가 하면 누군가는 밥솥 옆에 쌀 한 포대를 두고 가기도 하고 과일이나 과자 등 소소한 간식들이 늘 채워져 있다.

이렇게 공유주방을 이용하는 누군가가, 공유주방을 이용할 누군가를 위해 먹을 것을 가져다 놓는 소박하지만 따뜻한 이웃 간의 배려와 정을 경험할 때 우리는 사람 사는 냄새를 느끼게 된다.

이웃은 이른바 ‘사회적 자본’이다. 이웃 간에 이루어지는 배려는 신뢰를 형성하게 되고, 신뢰는 서로를 위한 혜택을 주고받는 실천이 되게 한다. 그 실천이 거듭되면 사회적 자본이 쌓이게 된다. 이러한 사회적 자본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기반이 된다.

서두에 언급한 대로 예로부터 우리 민족이 중요하게 여겨왔던 마을의 협동문화와 이웃에 대한 정을 회복(revival)하는 것이 생기(revival)를 가져오는 진정한 도시재생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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