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리베라호텔 정상화, 공영개발 합리적인가
[김선미의 세상읽기] 리베라호텔 정상화, 공영개발 합리적인가
  • 김선미 언론인
  • 승인 2018.03.2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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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대전시, 부실로 문 닫는 사기업마다 시민세금 투입 할 것인가
“해고는 살인이다”
한 때는 관광특구 유성의 랜드마크였고 대전만이 아닌 중부권의 유일한 특1급 호텔의 위용은 온데간데없고 굳게 닫힌 문 앞에는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노동자들의 핏빛 절규가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사측의 폐업 통고로 지난해 12월31자로 문을 닫은 호텔리베라유성은 한 때는 빛났으나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빛바랜 관광특구 유성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1987년 만년장호텔 부지에 신축 개관해 유성관광특구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며 30년을 운영해온 호텔리베라유성의 폐업이 새해 벽두 현실이 됐다. 그동안 지역 정치권을 비롯 행정 기관, 지역사회가 나서서 폐업 중단과 정상화 촉구에도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폐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돌연 공영개발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노동자들의 핏빛 절규, 위장 폐업 전력있는 기업 철저한 조사 먼저
대전시의회 송대윤 의원이 폐업한 유성리베라 호텔을 대전시가 매입해 시민공모형의 공영개발을 제안한데 이어 대전시 관계자는 “확정지은 사안은 아니다”면서도 대전시 역시 공영개발의 여지를 열어 두고 있다.

하지만 순서가 틀렸다. 공영개발을 거론하기 전에 폐업을 결정한 리베라호텔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리베라호텔은 2004년에도 한 차례 폐업을 강행했었다.

그러나 당시 중앙노동위원회가 위장폐업과 부당해고를 인정하면서 2006년 노사합의를 통해 재개관했다. 따라서 위장폐업 전력이 있는 모기업에 폐업의 정당성을 묻고, 이 과정에서 노동법 위반은 없었는지 등을 밝혀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시중에는 폐업 후 호텔 경영보다 수익이 높은 주상복합아파트를 건설하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모기업인 신안그룹은 묵묵부답이다.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고 있다. 면담 요청에도 답이 없다. 현재까지도 폐업 이후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응답하라 신안!” 향후 일정 묵묵부답, 주상복합 건설 소문도
또한 대전시는 공영개발을 거론하기에 앞서 유성관광특구의 현주소를 냉정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유성관광특구는 리베라의 폐업 이전에 이미 휘청이기 시작했고 침체된 상태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리베라 폐업으로 호텔 주변의 상권에 악영향을 끼친 점은 부인할 수 없으나 유성관광특구 쇠락과 침체에 대한 경고는 오래 전부터 지속되어 왔다.

1994년 전국 5대 관광특구로 지정된 ‘유성온천관광특구’는 한 때 관광객 1000만 명이 찾는 번성을 누리기도 했으나 2016년은 고작 360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3분의 1로 쪼그라든 것이다.

리베라호텔뿐만이 아니라 호텔업계의 줄이은 폐업 사태는 수년간 지속돼온 유성관광특구의 침체와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 호텔 폐업에만 주목하는 것은 선후가 바뀐 셈이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온천 물놀이장 하나 없는 온천’이라는 지적은 곱씹을 대목이다.

예고된 줄폐업, 빛바랜 관광특구 현주소 “물놀이장 하나 없는 온천”
또 한편으로 다함께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공영개발이 타당한지 하는 점이다. 해고된 종사자들과 그 가족들, 하청업체와 협력업체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외면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이와는 별개로 지자체가 경영악화를 이유로 폐업한 사기업을 매입해 운영하는 일이 타당한지는 또 다른 논란거리이다.

당장의 막대한 인수비용이 문제가 아니다. 지자체가 어떤 기준과 원칙으로 사기업의 부실을 지방재정으로 떠안겠다는 것인지 합의된 바가 없다. 당연히 특혜 시비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것이 뻔하다.

우선 신안 측이 호텔을 폐업했다고 해서 호텔을 매각할지 하지 않을지도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 신안 측이 제3자에 매각하지도 않고 법적 테두리 안에서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 해도 이를 제지하거나 강제할 방법이 없다.

키를 쥐고 있는 신안 측의 입장이 무엇 하나 결정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대전시가 먼저 공영개발 운운하며 나서는 일은 여러 면에서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그 취지가 아무리 선의를 위한 것일지라도 경솔하거나 면피용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공영개발론, 공공재인 유성복합터미널의 경우와 결이 다르다
설령 컨벤션산업 육성에 도움이 된다 해도 호텔은 도로나 교량 건설, 교통환승센터와 같은 공공성을 전제로 한 공공재와는 다르다. 리베라호텔 폐업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나 번번이 무산된 유성복합터미널의 공영개발론과는 전혀 결이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사기업이 수익업체를 경영하다 적자를 이유로 손을 들 때 마다 지자체가 시민 세금인 공적 자금을 들여 공영화해야 하는지 하는 근본적인 물음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대전시가 지금 시점에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정치권과 함께 지역사회의 역량을 결집해 지역사회의 여망을 외면한 채 폐업을 강행한 신안그룹의 책임 있는 답변을 이끌어내는 것이 급선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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