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훈의 도시마케팅] 흉물 공장지대가 글로벌 예술공간으로 … ‘상상력’이 해답
[강대훈의 도시마케팅] 흉물 공장지대가 글로벌 예술공간으로 … ‘상상력’이 해답
① 북경 798 예술지구 vs 대전 대화공단
  • 강대훈
  • 승인 2018.03.24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대훈해외한인경제인혐동조합 이사장 /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전문위원 / 화동인터내셔널 대표이사 / 24년 동안 수출과 투자 유치 활동 / 전 세계 100개 도시 집중 관찰연구

[굿모닝충청 강대훈 해외한인경제인혐동조합 이사장] 나는 다음 달 열리는 투자유치 로드쇼를  주관하기 위한 답사를 하고 있었다.  숙소로 가기 전에 북경 798 예술거리를 둘러보았다. 

798예술구는 중국 북경시 차오양(朝陽)구에 있으며 면적은 약 60여만㎡다. 이곳은 1950년대에 세워진 무기 공장 지대다. 공산당은 군수시설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공장동에 718, 751, 797, 798 등의 번호를 부여했다.  

그러나 북경에 인구가 유입되면서 도심은 확대되었고 변두리에 있는 공장 지대가 도심 속으로 파고드는 지형의 변화를 가져왔다. 

1990년대 들어 중국의 국유기업 개혁이 있었다. 사양화된 기업들은 도심 밖으로 나가야했다. 일부 공장은 폐쇄했다. 이후에는 냉전시대의 공장동들이 도시의 무거운 흉물로 남았다. 북경시는 이곳은 예술지구로 완전히 탈바꿈시키기로 했다. 

1997년 공간이 필요한 조소과 교수와 장대한 설치 미술인, 전위 예술가들에게 이 시설물을 개방했다. 중국 미술 시장에 눈을 뜬 외국 작가들 역시 몰려들기 시작해 2002년 이후부터는 해외의 많은 예술인들이 몰려들었다.

미국인 로버트 버넬을 시작으로 벨기에 울렌스 현대미술센터(Ullens Center for Contemporary Art), 미국 페이스 갤러리(Pace Wildenstein) 등 약 400여 개 해외문화예술 단체들이 입주했다. 

북경시는 공장, 산업 단지를 밀어내고 그 부지에 아파트를 지은 것이 아니고 공영개발 방식으로 무슨 시설을 다시 만든 것도 아니다.

용도를 변경하는 것으로 현대 예술을 선도하는 문화예술도시로서의 북경의 이미지를 얻은 것이다.  공장지대는 전위 예술을 시험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을 했다. 매년 2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798예술구’를 찾는다. 이 지구에서 거래되고 있는 예술품의 거래액은 연간 2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대전시 도시 마케팅에 필요한 것
우리가 도시 마케팅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이 “예산이 없다”이다. 재작년에 했던 사업을 작년에 했고 이 사업들은 올해 다시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에 또 하기에도 빠듯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돈이 없는 것이 아니다. 

대전시 2018년 예산안 5조 2459억 원 가운데 관광 문화 관련 예산은 3000억 원이 넘는다. 문제는 ‘도시 전략이 제대로 된 것인가?’ ‘예산은 전략적으로 효용성 높게 집행되고 있는가?’이다.  

도시 브랜드를 알리고 그 브랜드로서 사람과 기업들을 유입시키고 외자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적 행위를 도시 마케팅이라고 한다. 이 도시 마케팅에 가장 중요한 요소란 무엇인가?

민간 주도, 수요자 중심의 거버넌스, 글로벌 홍보와 네트워크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는데, 대전시에 절대 부족한 것은 상상력이다. 150만 대전에는 인적자원도, 마케팅 소재도, 인프라도 다 있다. 그런데 도시 산업을 창출하는 안목과 도시의 미래를 보는 상상력이 있는가? 

북경시는 쇠락한 산업을 도심에 두지 않았다. 일부 개선해 공장지대를 살릴 수 있었겠지만 결국 도시 발전의 장애요소를 창조적으로 변용했다. 

북경 ‘798 예술구’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중국의 미래가 되었다. 북경은 전국인민대회만 열리는 정치의 도시만이 아니다. 세계의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전위적인 예술촌을 품는 도시이다. 펑키스타일의 예술가들과 아직 남은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어우러져 ‘중국몽’을 실현하는 실험장이다.

예술의 힘은 빈곤과 결핍까지도 창작의 소재로 본다는 것이다. 쇠락한 자동차 공장 도시 디트로이트의 공장 지하실에서는 힙합이 탄생했다. 얼터네이티브 음악도 공단에서 생겨난 전위 음악이다. 공단이 문화단지로, 그 기세를 몰아 벤처 단지로 디트로이트는 부활 중이다. 

나는 그동안 여러 기회를 통해 공단은 젊은이들이 모일 수 있는 창조적인 공간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쇠 깎는 밀링 머신의 소리와 함께 록 그룹의 연주도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고 말이다. 멋과 예술이 없으면 젊은이들은 공단에 오지 않는다. 

계족산에 오르면 대전 도심에 있는 대화동 공단이 보인다. 대전의 노른자 자리에 지난 개발 시대의 산업단지가 그대로 남아있다. 이곳은 대전에서 공기의 질이 나쁜 지대이며, 도로는 좁고 구부러져 컨테이너 차량과 트럭이 위태롭게 비켜간다. 돌아오는 지방선거는 도시 전략을 새롭게 짜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몇 억이 더 들어가고 몇 십억을 투입해도 표시가 나지 않는 개선 사업이 아니라 획기적인 변화, 입주기업과 시민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을 생각해 볼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