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폰지게임’ 재판...검찰과 변호인단 팽팽한 공방전
천안 ‘폰지게임’ 재판...검찰과 변호인단 팽팽한 공방전
  • 정종윤 기자
  • 승인 2018.04.02 18:35
  •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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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정종윤 기자] 충남 천안을 중심으로 폰지게임(금융피라미드 사기)을 일삼은 총책 AB&I 대표 이모(39·여)씨와 관련자들 재판에서 검찰과 이씨 측 변호인단이 날선 공방을 벌였다.

지난달 28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1형사부(부장판사 원용일)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과 피고 변호인 측의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이씨 등 일당 14명은 특경사기, 유사수신, 범인도피 혐의 등으로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께 각각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검찰은 이씨와 AB&I 이사로 일하던 이씨 남동생 이모(37)씨 등 피고인 5명에 대해 특경사기와 유사수신 혐의 등으로 각각 구속·불구속 기소했고, 이들 변호인 측은 유사수신은 인정하면서도 특경사기는 아니라며 맞섰다.

특히 변호인 측은 “수사자료가 방대해 중복되는 피해자가 많다”며 검찰에 공소장 변경 신청을 요구했다.

먼저 이씨 남매와 이들의 모친, 외삼촌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우면의 박영래 변호사는 “금융기관 허가미취득자가 진행한 유사수신 사기, 생필품 판매업자가 하는 다단계 판매사기, 돈육이나 기타 육류 등 도매업자가 도매대상 물건을 제공하고 대출받는 담보물 제공 대출사기 등 이러한 유형 범죄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 피해자에게 한번만 금원을 받는 게 아니라 일정한 기간, 장기간에 걸쳐 투자와 원리금 상환을 계속해서 반복한다”며 “통상 이러한 경우에는 수사단계에서 관련자들의 모든 금융계좌를 분석해 어느시점까지 약속된 투자수익이나 판매수익, 이자가 지급됐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편취라고 하는 측면에서 볼 때 약속한 대로 원리금이 지급됐다면 사기로 볼 수 없다는 전제하에 그 시점까지의 거래는 정리하고 이후에 약속된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한 부분만 정리해 범죄사실로 특정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도박 판돈 비유를 해가며 이번 사건의 경우도 유사수신 금액 규모와 사기 편취금액이 현저히 차이 난다는 게 변호인 측의 골자다.

이와 함께 박 변호사는 “검사님들도 최선을 다했겠습니다만 (제가 보기엔) 이 사건 수사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부인 할 수 없는 것 같다”며 “피고인 이씨를 정점으로 하위 팀장급 4단계로 분류되는데 하위 팀장이 팀장을 거쳐 이씨에게 전달된 금원은 중복되는 게 많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금융자료도 너무 방대해 (저도) 아직 손을 못대고 있습니다. 그 부분은 검사님께서 먼저 기록을 검토하셔서 일정부분을 걸러주셔야 우리도 그 부분을 토대로 해서 볼 수가 있다”라며 검찰 측에 공소 사실을 적확히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검찰은 “변호사님 말씀하신 취지는 조금 이해하지만 어차피 (이씨 등이) 받은 돈을 다시 다른사람에게 투자금, 원금과 수익금을 주는 부분에 대해서는 ‘돌려막기’라는 측면이라 생각하고 기소된 부분도 많기 때문에 말씀하신 것처럼 검찰에서 선행적으로 공소사실을 정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변호사님께서 특정해주시면 수사검사와 해결(얘기)하겠지만 저희가 지금까지 확인한 바에 의하면 금액을 축소하거나 지우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재판이 끝난 뒤 피해자 5명은 인터뷰에서 “일찌감치 투자해 이득을 본 사람들과 달리 우린 2017년 1월 이후 사기 당했다”며 “오늘 변호사를 선임해 저들을 고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0월께 열린 재판에서 AB&I 대표 이씨가 친인척, 모집책들을 통해 불법투자 모집한 금액이 3000억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씨는 자신이 알고 있는 피해자들이나 가족·친인척 등을 통해 알게 된 피해자들로부터 총 3093억 9865만원을 송금 받았다.

검찰 공소장에 명시된 피해자 수는 대략 1000여명을 넘겼다.

피해자 중 가장 큰 액수의 경우, 73억여원에 달했다.

이들은 서울 강남에 본점을, 천안·경주 등 5개의 본부와 30개 지점을 두고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피해자들에게 “돈을 투자하면 원금 이자로 월 2~3%를 주고 원금 보장, 특별한 계약기간 없이 원할 때 원금을 돌려주겠다”고 속여 불법투자 모집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고액의 수익을 지속적으로 지급하거나 별다른 자산, 수익 사업이 없었는데도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음 재판은 오는 23일 오전 10시 20분께 천안지원 301호에서 속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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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윤 기자 2018-06-18 11:32:04
재판 계속 진행중입니다.
아직 검찰 구형도 안떨어졌습니다.

통일 2018-06-18 11:17:19
현재 상황 잘 하시는분 있으세요?
아님 기자님이 추가 기사좀 부탁드려요~
관심있게 보고 있는데 새정부의 민주화 법정의 실현이 될지
아주 궁금합니다~
대한민국 만세~

ddd 2018-05-30 22:05:56
기자님 다음 기사 없나요??
그냥 이대로 끝난건가요...

천안 2018-05-15 02:29:28
피해자분들 힘을 합쳐서 고소합시다.
이것들 이러다가 유사수신 집행유해받고 나오면 얼마나 억울합니까?
위에 글처럼 횡령과 조세포탈로 넣어야만 이것들이 정신차릴듯하네요
그리고, abc라이프 대표는 같은 공범이면서 본인은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하고있으니, 이 인간부터 조사합시다.
털어서 이은주랑 엮어야만 피해자들이 살수있습니다.

Sjs 2018-05-14 08:11:03
다음 기사 아직 소식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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