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서천=김갑수 기자] “벽오리 무인가게 오픈합니다. 많이 사가세요!”
충남 서천군 마산면의 명물 벽오리 무인가게(무인가게)가 13일 오픈했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무인가게는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직접 재배한 잡곡과 채소, 계란과 들기름 등 각종 농산물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이처럼 무인가게가 마련된 것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고령화 문제와 무관치 않다. 당초 마을 주민들은 자신들이 생산한 각종 농산물을 서천 5일장 등에 내다 팔아왔으나, 고령화로 인해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이마저도 어렵게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마을 이장이 중심이 돼 무인가게가 오픈됐고, 입소문이 퍼져 지금은 지역의 명소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가게를 지키는 사람이 없다보니 종종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하고는 있지만, 단골손님들이 많고 벌이도 쏠쏠해 올해에도 어김없이 문을 열었다고 한다.
생 땅콩 4000원, 옥수수차 5000원, 머위 2000원, 시래기 5000원, 고구마 5000원 등 가격표도 친절하게 붙여져 있다.
특히 무인가게 안에는 “공짜 아뉴~”라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가 담긴 경고성(?) 푯말도 걸려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에는 4월에서 11월까지 무인가게를 운영했는데, 월평균 15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매일 아침 주민들이 각종 물품을 무인가게로 가지고 나와 진열한 뒤 저녁때 문을 닫으며 정산하고 있다고 한다.
개점일은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이다.
지난해 ‘이효리 챌린지’로 화제를 모았던 박대수 전 이장은 13일 <굿모닝충청>과의 통화에서 “시내에서 많이들 오신다. 지나가다 일부러 들리는 분들도 적지 않다”며 “부의함처럼 돈을 넣는 통을 설치해 열쇄를 채워놓고 저녁에 정산하고 있는데, 잔돈을 바꿀 수 없다는 점은 죄송하지만 그래도 호응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성껏 가꾼 농산물인 만큼 믿고 구입하셔도 될 것”이라며 “주민들의 진심어린 마음을 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