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D. 2018.4.25 수 14:07

    굿모닝충청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노트북을 열며 노트북을 열며
    [노트북을 열며] 대전시교육청의 ‘깜깜이 사업’

    김훈탁 교육·문화팀장

    [굿모닝충청 김훈탁 기자] 대학입시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반칙과 꼼수가 도를 넘었다. 모로 가도 대학만 잘 보내면 그만이라는 이기심과 대학들의 선발 전형의 사각지대가 기형적인 입시 불공정을 부추기고 있다.


    재외국민특별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들의 부정입시 실태가 대표적이다. 교육부가 노웅래 의원(더민주)에 제출한 ‘부정입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부정입시 적발사례는 33건이며 상당수가 ‘재외국민특별전형’(21건)에서 발생했다. 사립대 26건, 국립대 6건, 공립대 1건 등이며 유형별로는 서류 허위(위조) 제출이 25건으로 75%에 달했다.

    재외국민특별전형은 부모의 해외 이동으로 자녀가 ‘불가피하게’ 외국에서 오랜 기간 학교를 다녀 국내 교육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경쟁이 어렵다는 이유로 특별한 기회를 준 ‘그들만의 리그’다. 응시생의 부모들은 주로 재외공관이나 해외 지사 등에 근무하는 공무원이나 공기업, 민간기업 종사자들이다. 요즘 말로 ‘금수저’쯤으로 분류된다. 흙수저는 아니란 의미다.

    부정입시 사례는 또 있다. 대학교수들이 자신의 논문에 미성년 자녀를 공저자 또는 제1 저자로 등록시킨 일명 ‘자녀 이름 논문에 끼워 넣기’ 행태는 수많은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교육부 실태조사 결과, 29개 대학교수 50명이 논문 82건에 자녀의 이름을 공저자로 기재했다. 자녀 이름 끼워 넣기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고교 R&E 프로그램 등 학교-대학 연계(교육과정 연계) 프로그램에 교수가 참여해 중·고등학생의 연구와 논문을 지도한 경우(16개 대학·39건)와 학교 교육과정과 관계없이 대학 자체적으로 추진한 경우(19개 대학·43건)다. 교수들은 자녀 이름 끼워 넣기 논문으로 연구비까지 챙겼다.

    논란이 일자 교육부는 미성년 자녀 논문 공저자 등록실태에 대한 2차 조사에 나섰다. 전국 4년제 대학(대학원 포함) 20곳에서 56건의 부정 논문이 추가로 확인됐다. 충남대와 을지대도 각각 1건씩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올렸다. 최근 10년간 49개교 138건에 달하고, 전체 4년제 대학 231곳 가운데 무려 23%다.

    제도와 정책이 아무리 좋아도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가 확보되지 않으면 반쪽짜리 정책, 제도에 불과하다. 최근 대전시교육청이 추진한 ‘2018년 고교-대학 연계 R&E 과학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대전시교육청은 지역 대학과 연계해 올해 고교-대학 연계 R&E 과학 프로그램 참가 고등학교 50팀을 선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고등학교 학생들이 팀을 꾸리면 소속 고교 지도교사와 대학교수가 주제 해결을 위해 조언을 하고, 위탁 대학교(대전대학교, 한남대학교, 한밭대학교)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학생들이 연구를 수행하는 사업이다.

    문제는 투명성이다. 대전시교육청은 22개교 115팀이 신청해, 최종 50팀을 선정했다고 밝히면서 팀 선정과정에서 학교명과 팀명을 가리고 공정한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으니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작 선정된 팀들의 연구주제나 학교의 명단은 꽁꽁 숨기고 있다. 이유가 황당하다. 해당 사업에 팀당 500만원씩, 총 2억 5000만 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이지만 선정되지 않은 고교의 학부모들이 민원을 제기할 소지가 있다는 게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다. 학부모들이 “저 학교는 뽑혔는데 우리 학교는 뭐 하는 거냐”라는 민원을 우려해서 라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생각은 시교육청 관계자들과 다르다. 학부모들은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은 성과에 따라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서 유리해지는 특별한 기회를 잡게 된다는 점과 앞서 좋은 취지로 운영됐던 ‘고교 R&E 프로그램’ 등 학교-대학 연계(교육과정 연계) 사업에 참여한 16개 대학에서 39건의 부정사례가 적발됐음을 감안할 때 명확한 선정 근거를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부모 민원을 이유로 선정 학교를 공개하지 않는 대전시교육청의 태도에 선정 과정의 공정성이 의심받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지난해 시교육청의 같은 R&E프로그램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한 고등학교 학생팀은 같은 주제로 국내 내로라하는 고교들이 대거 참가한 전국과학전람회에서 괄목한 성과를 냈다.

    학부모들의 입장은 간단하다. 대전시교육청이 R&E팀 선발에 대한 명확한 선정기준을 밝히라는 것이다. 깜깜이 입시도 모자라서 교육청의 ‘깜깜이’ 사업에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다.


    김훈탁 기자  kht0086@hanmail.net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훈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많이 본 뉴스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