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규의 자전거 역사문화기행-쌍계사 벚꽃 라이딩] 남도대교 건너 쌍계사까지 명품코스… 꽃놀이는 덤
[김형규의 자전거 역사문화기행-쌍계사 벚꽃 라이딩] 남도대교 건너 쌍계사까지 명품코스… 꽃놀이는 덤
  • 김형규
  • 승인 2018.04.15 16:0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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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읍 동방천삼거리 표지판. 봄꽃철이면 여기부터 차량들로 붐빈다.
차량들로 복잡한 화개장터 인근.

[굿모닝충청 김형규 자전거여행가] 봄을 알리는 벚꽃, 가을 전령사 단풍.
꽃놀이는 타이밍이다. 하루만 빠르거나 늦어도 김이 빠진다. 사람들은 최절정기에 만개한 꽃을 감상하기 위해 벼르고 벼르다 자동차시동을 건다. 쌍계사 벚꽃은 섬진강, 지리산과 어우러져 봄이면 전국에서 작심하고 꽃놀이를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구례읍은 벚꽃철이면 모든 도로가 꽃놀이 차량으로 마비된다. 이럴 때 자전거를 이용하면 모든 이들이 부러워하는 벚꽃놀이를 만끽할 수 있다.

지난 3일 오전 10시 동호인과 함께 자동차에 자전거 두 대를 싣고 쌍계사 벚꽃십리길로 출발했다. 접이식 미니벨로는 뒤트렁크와 뒷좌석에 모두 2대를 실을 수 있다. 전용 캐리어가 있다면 비접이식 자전거를 3대까지 장착할 수 있다.

봄철 구례화엄사 톨게이트에 나오면 구례읍은 전지역이 하얀 꽃밭으로 채색이 돼 있다. 작정하고 도로변마다 벚나무를 심어 눈꽃 도시가 된다.

자전거는 때에 따라선 자동차보다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쌍계사 앞에서.

평일인데도 벚꽃을 즐기기 위한 차량행렬이 끊이질 않는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19번 국도를 타고 쌍계사 방향으로 달리다보면 차량이 차츰 증가하면서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벚꽃철에 화개장터나 쌍계사 입구까지 차를 들이미는 건 무모한 행동이다. 구례읍 토지면사무소를 지나쳤다면 주차할 공간을 먼저 찾는 게 상책이다. 다행히 19번 국도변은 곳곳에 차를 주차시킬만한 여유 공간이 많다. 차는 되도록 동방천삼거리를 넘지 않는 곳에 주차하는 게 좋다. 섬진강 건너 861번 도로로 가더라도 섬진강 어류생태관 이전 적당한 공간에 차를 두고 가는 게 속편하다. 여기부터는 자전거로 갈아탄다.

동방천삼거리에서 쌍계사까지는 편도 16㎞. 1시간이면 중간에 포토타임까지 포함해 자전거로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만일 자동차로 가려면 2시간 넘게 차안에서 인내심과 싸워야 할 것이다.

자전거는 동방천 삼거리에서 그대로 19번 도로를 따라 직진하거나 간전교를 건너 861번 남도대교로를 타고 가다 다시 남도대교를 건너 쌍계사로 가는 방법이 있다.

차밭이 많은 지역 특성답게 쌍계사 인근에는 찻집과 체험시설이 즐비하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쌍계사 십리벚꽃길.

초보자에게는 후자를 권하고 싶다 남도대교로는 파란색선으로 자전거전용도로를 충분히 확보해 많은 자전거 동호인들이 벚꽃·단풍철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섬진강변을 자주 라이딩하는 명품코스다.     

19번 도로도 자전거 타기에 나쁘지 않지만 정체된 차량행렬을 추월하면서 좁은 갓길로 곡예라이딩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날은 19번도로를 따라 직진하기로 했다. 평일 낮인데도 동방천삼거리를 지나자 도로는 차량들로 꽉 막혀 있었다. 자전거가 정체된 차량행렬을 앞질러 나가자 차안에서 “아하, 저 방법이 있었네”, “다음엔 자전거로 오자”하며 부러워하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화개면에 들어서면 쌍계사 앞 쌍계1교를 반환점 삼아 화개천 양쪽으로 개설된 도로를 일주하면서 벚꽃을 두루 감상할 수 있다. 쌍계사십리벚꽃길은 화개천 우안에 위치해있다.

자전거는 자동차와 달리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포인트에 정지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올해 쌍계사 벚꽃은 내가 답사하기 하루나 이틀 전쯤이 최절정기였을 것으로 보인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십리벚꽃길은 막바지 흐드러진 자태를 뽐냈다.

구례군 토지면 석주관터에 ‘조선수군 재건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석주관은 백의종군하던 이순신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로 다시 임명돼 진도까지 출정하는 출발지였다.
깔끔한 남도식 한식상차림. 생선 한 도막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걸.

쌍계사 사찰 구경은 다음기회로 넘겼다. 자전거출입을 통제하는데다 하다못해 관람료를 받는 입구 한켠에 최소한의 자전거주차시설도 마련해두지 않아 살짝 기분이 잡쳤다. 쌍계사뿐만 아니다. 유명사찰에 올 때마다 느끼는 바이지만 관람료는 사찰 바로 앞에서 받아야 한다는 여론에 적극 찬동한다.

피아골 입구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차까지 되돌아가니 대략 35㎞정도 자전거를 탔다. 대전으로 돌아오니 오후 5시. 꽃놀이에 운동까지 하고 차량정체로 인한 스트레스 대신 힐링을 경험했으니 1석3조인 하루였다. <계속>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김형규 
자전거여행가이다. 지난해 아들과 스페인 산티아고 자전거 순례를 다녀왔다. 이전에는 일본 후쿠오카-기타큐슈를 자전거로 왕복했다. 대전에서 땅끝마을까지 1박2일 라이딩을 하는 등 국내 여러 지역을 자전거로 투어하면서 역사문화여행기를 쓰고 있다.
▲280랠리 완주(2009년) ▲메리다컵 MTB마라톤 완주(2009, 2011, 2012년) ▲영남알프스랠리 완주(2010년) ▲박달재랠리 완주(2011년) ▲300랠리 완주(2012년) ▲백두대간 그란폰도 완주(2013년) ▲전 대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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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여행자 2018-04-15 18:48:35
올해는 꽃구경도 제대로 못했는데 덕분에 눈호강 합니다.

yun 2018-04-15 19:46:35
와 그 유명한 화개장터! 구례는 전남, 화개장터는 경남인데 가깝네요~지금 알았어요^^

kusenb 2018-04-16 14:21:40
꽉 막히는 도로, 빈 공간 없는 주차장을 보면 옆으로 쌩쌩달려가는 자전거가 부럽기만 하죠

J 2018-05-01 23:13:34
국내 여행은 자전거로! 하려는 분들이 더 생기실듯 하네요. 자동차 여랭과는 참 다를것 같네요. 아직 해보지는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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