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미래
자본주의의 미래
  •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 승인 2013.07.1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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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복현 교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해 다양한 논의들이 전개돼 왔다. 2009년 1월 파리에서 개최된 서유럽 정상들의 연례회의는 '새로운 세계, 새로운 자본주의'라는 주제를 걸고, 자본주의의 한계와 새로운 장래에 대해 논의하면서 시장과 국가의 균형적 역할을 강조하는 새로운 자본주의를 제창했다.

2012년 1월에 열린 다보스 포럼은 '대전환, 새로운 모델의 구축'이라는 주제로 자본주의의 수정을 논의했다. 물론, 이 포럼에서 새로운 경제모델을 제시하지는 못했지만, ‘현재의 자본주의는 우리 세계에 더 이상 맞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자본주의의 여러 문제점들이 논의되었다.

이처럼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은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되고 있다고 믿었던 미국의 자본주의가 주택담보증권 부실로부터 시작된 금융위기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전세계의 많은 경제학자나 정책당담자들은 미국처럼 시장에서 자유와 경쟁이 보장되고 감독체계가 적절히 운용되기만 하면 실물경제든 금융시장이든 아무런 문제없이 잘 작동할 것이라고 믿어왔다.

실물경제는 기술진보가 지속되기만 하면, 그에 상응하는 투자와 소비가 뒤따르면서 완전고용과 공정한 소득분배가 실현된다고 생각했다. 또한 금융시장도 사람들의 합리성으로 인해 거품없이 올바른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주택담보증권 부실과 그에 따른 금융기관 파산으로 나타난 금융위기는 이러한 믿음을 크게 뒤흔들었다. 시장의 자유와 경쟁이 그 자체로서 경제의 안정이나 안전을 전혀 보장할 수 없으며, 금융감독과 규제로도 금융시장의 거품형성이나 투기를 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따라 세계는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해, 그리고 그의 해결과 대안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세계는 문제점도, 해결책도, 대안도 제대로 진단하거나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인식이나 논의조차도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사실, 자본주의 경제는 1870년대의 자본주의 구축 이래 계속해서 자체의 여러 결함을 보여 왔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금융·경제위기’, ‘경제적 양극화와 소득격차의 심화’, ‘실업의 존재와 지속’은 아마 자본주의 경제의 가장 큰 결함일 것이다. 이러한 결함에 대한 대응으로 국가가 경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도 하고, 일부 국가들은 자본주의를 대체해 사회주의를 건설하기도 하였었다. 그러나 국가의 경제개입은 정부개입 오히려 자원배분과 투자의 왜곡을 초래하거나 정책실패에 의한 위기를 낳을 수 있다는 공격으로 인해 무너져 내렸다. 사회주의는 개인의 경제활동 유인 능력 부재와 계획경제의 한계로 인해 그 스스로 무너져 내렸다.

1980년대 이후 많은 사람들은 특히 신자유주의자들은 과거의 자본주의의 결함이 제도적 미비나 정보의 부족으로 인해 나타나는 자본주의 유아기의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더 많은, 더 공개된 정보 속에서 개인들이 합리적으로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한 자본주의의 결함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충분한 정보와 합리적 행동, 그리고 자유로운 시장경쟁이야 말로 경제위기, 소득격차, 실업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령 실업이나 소득격차, 경제위기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개인의 합리적 선택의 결과이기 때문에 사회의 경제적 후생을 감소시키는 해악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경험은 이러한 주장들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하고 있다. 자유로운 시장경쟁이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결함을 해결한 것도 아니며,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실업이나 소득격차가 우리의 합리적 선택의 결과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자본주의 경제는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며, 그 대안은 과연 무엇인가? 최근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은 만족할만한 진단이나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는 못하다. 그동안 아담 스미스로부터 시작해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연구하고 가르쳐왔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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