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논산백제병원, 겉으론 ‘최고’, 실상은 ‘최악’?
[커버스토리] 논산백제병원, 겉으론 ‘최고’, 실상은 ‘최악’?
논산백제병원의 진실-의료과실, 학대, 편법진료 등 ‘무더기’ 제보
  • 남현우 기자
  • 승인 2018.04.20 09:00
  • 댓글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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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백제병원? 거기 갔다가 재수 없으면 죽어.”
논산에서 만난 한 어르신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한 표정으로 건넨 말이다. ‘그럼 왜 그 병원으로 가시냐’라는 질문은 우문(愚問)임을 알고 있었기에 바로 수긍했다.
논산의 최대, 유일의 종합병원인 백제병원. 그곳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어났다고 믿기 힘든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제보자들은 “논산에 가서 아무나 잡고 백제병원 어떠냐고 물어보면 다 같은 얘기를 할 거다. ‘살아서 들어가 죽어서 나오는 곳’이라고. 재수 없으면 죽는 병원”이라고 입을 모은다.
멀쩡한 60대 노인이 남은 여생을 걷지 못하게 된 사연, 간병인에게 학대당해도 자식이 걱정할까 속앓이 한 사연, 내부고발자의 고백. 논산백제병원에서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굿모닝충청 남현우 기자] 논산 의료법인 백제병원(이하 논산백제병원)에서 의료과실과 노인학대, 위생 문제, 부당노동행위 등 수 건의 제보가 이어져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는 유일한 종합병원, 유일한 시립요양병원에서 이 같은 의혹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에 일부 시민들은 “이제 어느 병원을 믿고 갈 수 있겠냐”며 한탄하기도 한다.

“검사 미실시로 고관절 발견 늦어 장애인 돼”
논산백제병원과 관련한 제보의 시작은 김인규(41) 씨의 사연이다.
그의 어머니 A(66) 씨는 지난 2016년 논산시립노인전문병원(이하 논산노인병원)에 입원, 2년 만에 치매는 물론이고, 지체장애인 판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입원한 지 열흘 남짓 지났을 무렵 A씨는 간밤에 화장실을 가던 중 넘어졌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별다른 진료도 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

김 씨는 멀쩡하게 걸어다니던 어머니가 어느 날부터인가 걷지 못하는 지경이 되자 병원에 검사를 요청했고, 엉치뼈(고관절)가 깨져 뼈와 살이 일부 녹고 있는 상황이었음을 알게 됐다.

지난해 초 백제종합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진 A씨는 올해 1월까지 총 4차례 고관절 수술을 했지만 회복하지 못했고, 지체장애인 판정까지 받았다.

김 씨는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된 것이 수상했던 김 씨는 간호사들이 작성한 의무기록지를 확인했고,어머니의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복사 붙여넣기’를 한 정황도 포착했다”며 “현재 병원 측의 의료과실을 주장하며 소송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간병인 “왜 내 말 안듣냐”며 노인 환자 학대
논산노인병원에서 올해 초 사회봉사 활동을 하던 O(37) 씨는 “병원 간병인이 노인들을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O씨에 따르면 지난 1월 중순께 3층 병동에서 중국 국적의 남자 간병인인 거동이 불편한 남성 환자의 식판을 내팽개쳐 바닥에 떨어진 식판이 두 동강 났다.

O씨는 “간호사들에게 따졌지만 조치하겠다며 넘어갔다. 이후에도 해당 간병인이 계속 근무하고 있어 논산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했다”며 “하지만 ‘CCTV를 확인해봤는데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증거가 없다’며 마무리지었다”고 알렸다.

이어 “당시 환자분들이 아직도 계시는지 최근에 논산노인병원에 잠시 가봤다. 한 분 남아계셨지만 치매 증상이 있어 그날 일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셨다. 학대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하나도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온수는 정해진 시간에만… 식판엔 바퀴벌레, 수저엔 곰팡이”
논산노인병원의 병실 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도 다수다.

김인규 씨 등 다수 제보자들에 따르면 병원 시설이 노후하다는 이유로 온수이용 시간은 하루 세 번으로 제한돼 있었는데, 그마저도 공급량이 부족해 씻는 것조차 어려웠다.

이들은 “시립병원의 시설이 이렇게까지 낙후됐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지역에서 단 한 군데 있는 노인병원의 수준이 이렇다면 논산에 살고 있는 노인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야하는 거냐”면서 “지금은 시설이 개선이 됐다고는 들었다”고 말했다.

시설 문제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위생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는 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자신이 논산노인병원에서 입원한 경험이 있다는 한 제보자는 “식판에 바퀴벌레가 돌아다니는 것, 한두 번 본 것이 아니”라며 “특히 곰팡이가 잔뜩 낀 식기와 물통을 이용해 식사하는 환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식중독에 걸리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라고 고백했다.

내부고발자의 고백 “제보 받은 내용들, 다 사실일 것”
논산백제병원의 한 내부고발자는 “사실 병원이 의료과실로 소송에 휘말리는 일은 매우 많겠지만, 우리 병원은 확실히 문제가 많은 곳이다. 최근에 알려진 일들 또한 병원에 큰 책임이 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병원에서 일하면서 옳지 못한 수많은 일들을 보고 들었다.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에 퇴직을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백제병원은 의사들의 월급을 더 챙겨준다는 명목으로 월급 일부를 현금으로 지급한다. 소득공제를 조금이라도 덜 받도록 하는 수법”이라며 “실제로 월급날 총무과에 내려가 보면 의사들이 현금 봉투 받으려고 줄 서 있는다”고 폭로했다.

특히 “병원 직원이지만 많은 분들이 제기하고 있는 갖가지 의혹들은 아마 다 사실일 것”이라면서도 “(제보 내용을) 다 밝혀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미 이 지역에서 백제병원은 ‘지역 유지’이기 때문에 어느 기관이든 병원의 편을 들어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제보내용만 수십 건 ‘백제병원 미투 운동’ 이어져
위에 소개한 사례 외에도 대리 수술 논란, 장애인 환자 성추행, 진단서 허위 작성, 뒤바뀐 환자 등 수십 건의 의혹들이 계속해서 제보되고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뜨거운 이슈인 ‘미투 운동’이 논산백제병원을 대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제보자들은 “언론에 제보하기 전까지 논산보건소와 경찰, 시청에 항의를 하는 등 개인적으로 많은 노력을 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며 “피해 입은 것에 대한 보상을 받자고 이러는 것이 아니다.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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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2023-05-24 11:35:27
이걸 왜 지금 봤을까..
눈물만 난다

123 2021-12-03 13:35:21
여기서 수.술 받고 봉합 잘못해서 고생하고 있습니다.

123 2021-12-03 13:34:08
머리에 총 맞지 않은 이상 가지 않습니다.

서네리 2020-01-24 17:51:30
사람 목숨은 정말 소중한겁니다.
제발 잘못한 사람은 처벌 받는 세상이 되길

ㅂㅂㅂ 2019-05-27 14:51:32
진짜.이병원좀..어케해줫음좋겟네요...
아이들.건강검진여기서받으라는데..그조차도신뢰가.가지안습니다....거듭나야합니다..적어도사람살리는병원이어야하지안겟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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