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경찰이 실종된 지 37년 된 남매를 이역만리(異域萬里) 타국에서 찾아 화제가 되고 있다.
24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1981년 8월 경 실종된 김 모 씨 남매(남 47세, 여 44세)를 프랑스에서 발견해 어린이날인 5월 5일 부모와의 극적인 상봉을 앞두고 있다.
이들 남매는 가정형편으로 부모와 떨어져 아산의 한 시골마을에서 조부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병세가 악화된 조부모가 갑자기 사망하자, 같은 마을에 살던 작은아버지 부부가 이들을 맡게 됐고, 한 달 뒤 작은아버지가 서울에 있는 부모에게 데려다주는 길에 남매를 잃어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작은아버지는 이 같은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 못했고., 유일한 단서였던 작은아버지마저 얼마 뒤 사망하면서 부모는 이들 남매가 어떻게 없어진지도 모른 채 아픔의 세월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는 남매에 대한 미안함에 더 이상의 자녀를 두지 않았다고 한다.
충남지방경찰청은 지난해 7월 ‘장기실종전담수사팀’을 꾸려 재수사에 착수했고, 사진 속에 있는 남자 아이가 큰 가방을 메고 있는 모습을 확인, 인근 초등학교를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아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실종 일시를 특정할 수 있는 장남의 생활기록부(1981년 7월까지 작성)를 발견, 생존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남매와 출생연도 및 이름이 같은 전국 214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1980년대 무렵 해외 입양이 많았음을 토대로 중앙입양원과 함께 자료를 찾아 실종남매가 1982년 2월 경 출생일시가 일부 변경돼 프랑스로 입양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재외 프랑스 교민과 유학생, 한인단체에 수십 통의 이메일을 보내 도움을 요청했고, 한인교회 목사 등의 도움으로 지난 1월 양부모의 옛 주소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프랑스 작은 마을에서 생업을 이어받아 제과점을 운영하는 남매를 발견하게 됐다.
이어 국제우편으로 남매의 DNA 시료를 받은 경찰은 부모의 유전자와 대조한 끝에 친자관계임을 최종 확인했다.
발견 당시 남매는 “37년간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은 줄만 알고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가슴 아픈 사연을 전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남매는 5월 5일 당진시 합덕읍 소재 성당에서 친부모와 상봉할 예정”이라며 “남매로부터 실종 후 프랑스로 입양되기까지의 경위를 확인하고.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도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