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훈의 도시마케팅] 거대 산업생태계를 키운 힘 ‘혁신’
[강대훈의 도시마케팅] 거대 산업생태계를 키운 힘 ‘혁신’
⑥ 북경 중관춘 산책
  • 강대훈
  • 승인 2018.04.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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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강대훈 해외한인경제인혐동조합 이사장]

중관춘 기업 매출 430조, 판교 77조, 대덕벨리 17조
북경에서 투자유치 로드쇼가 있었고 철강 회사인 쇼강 그룹과 업무 협약이 있어 중관촌에 다녀왔다.

중관춘은 베이징 대학(北京大學), 칭화 대학(清華大學) 대학이 있는 베이징 시 하이뎬 구(海淀區) 내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시험구 지정 이전부터 용산 시장 같은 전자 상가가 있었던 관계로 기업의 50%가 컴퓨터 등 IT 관련 사업에 종사하며 생명 과학, 신소재 등 첨단 과학 기술 기업도 입주하고 있다.  기업 수는  2만여 개. 연간 매출 4200억 달러(430조 억 원), 해외에서 유턴한 창업자는 2만여 명, 스타트업 3000개, 벤처 투자 규모 6조 3000여 억 원에 이른다. 

칭화대학의 기술 지주회사인 투스파트를 방문했다
투스파크는 칭화대 학생과 칭화대 출신이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창업인큐베이터’를 운영한다. 칭화대 교수나 투자 전문가들이 창업자를 대상으로  1 대 1 창업 교육 상담을 해 준다.

우리는 이노웨이(innoway) 거리로 갔다
이곳은  ‘창업카페 거리’이다.  2011년 ‘처쿠(車庫)’라는 창업자를 위한 카페가 들어선 이후 창업 카페가 커피숍처럼 들어서고 있다. 예비 창업자들은 카페를 자유로운 업무공간으로 사용하면서 다른 창업자와 협업을 하고 투자자를 만나는 창업 문화 거리이다.

36kr이라는 창업카페에서 담당자를 만났다
테이블마다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을 켜고 일에 몰두하고 있는 청년들의 열기가 가득했다. 이 창업 거리에서는 매주 금요일 저녁 투자자들과 함께 하는  ‘아이디어 창업 경진대회’가 열린다. 이런  문화 속에 투자를 받으면 창고 창업은 종료하고 벤처기업으로 재탄생하여 산업계 속으로 들어간다.

판교 벨리의 성공, 그나마 다행
판교테크노벨리의 기업들은 지난해 77조의 매출을 올렸다. 판교의 주요 업종은 IT 79.5%, BT 10.8%, CT 4.8%, NT 0.8% 등 ICT 첨단업종이 96% 이상을 차지하며 고용은 약 7만 5천 명이다. 중관촌 매출에 비하면 5분의 1 수준이지만 한국형 기술 클러스터로써 성공 가능성을 보여 준 것으로 의의가 있다. 판교 매출은 광역지자체 경북(95조 원), 부산(78조 원)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판교를 품고 있는 지자체장들이 대권을 꿈꿀 수 있는 포부와 실험적 복지를 실험할 수  있는 베짱이 이곳에서 나온다. 

대전시, 대덕연구개발특구의 현황
대전시의 큰 전략 자산인 대덕연구개발특구(2015년 기준)에는 정부 출연연구기관 26개, 정부 및 국공립기관 24개, 기타 비영리 기관 23개, 대학 7개, 기업 1,613개 등 1,705개 기관이 입주해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인력은 약 7만 명, 연구개발비는 7조 5014억 원이다.

과학 기술 클러스터는 대전이 먼저 시작했는데 중관촌과 판교, 이 차이는 어데서 온 것인가?
대덕 특구 자체로 보면 세계적인 과학 기술 클러스터 단지라고  볼 수 있다. 대덕벨리 조성은 11973년 계획 수립되어  2005년 '대덕연구개발특구법'까지 그 시작도 우리가 빨랐다. 문제는 매출로 표현되는 성과이다.

중관춘, 판교, 대덕연구단지의 매출은 430조, 77조, 17조로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 대덕특구에 투입되는 연구 개발비용은 연간 8조 수준으로 OECD 최고의 수준이지만 상용화율은  하위이다.  왜 이런 차이가 벌어지는 것일까?

중관춘과 판교, 대덕 특구의 근본적인 차이는 

1. 기업의 먹이사슬인 산업 생태계의 문제이다.
판교에는 한국형 유니콘 기업이라 할 수 있는  NHN엔터테인먼트, 넥슨코리아, 안랩, 네오위즈, 엔씨소프트, SK케미칼 등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 매출 11조 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이 년 간 3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관촌에서만 43%가 탄생한다. 중관춘 번영의 생태계에는 세계 PC 판매 1위 레노버· 검색 포털 바이두가  있으며  삼성전자를  경악시킨 샤오미,  디디추징등 기업가치 100억 달러가 넘는 유니콘 기업들이 포진하고 있다. 

큰 기업들이 듬성듬성 산맥을 이루면 작은 기업들이 모여들고 창업자들이 꿈을 꾸고 거대한 먹이사슬이 숲을 이루어 이속에서 더 좋거나 더 빠르거나 더 싼 적자생존의 혁신이 발생한다. 
6월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출사한 시장 후보들은 대전에 창업 기업을 육성하겠다고 한다.

이 주장은 당연한 것이지만 창업 기업이 연구개발을 마치고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려면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그때까지는 구할이 넘는 기업은 사멸하고 많은 창업자는 신용불량자가 되고 국가의 지원금은 지속적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시의 산업 정책은 창업 생태계 조성이 먼저이다. 양어장에 주는 사료가 큰 기업의 유치이다. 대전에는 적어도 네이버, 다음카카오, 넥슨 같은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 구글 연구소, IBM의 분원, 소프트뱅크의 서버 센터가 들어오면 환경이 달라진다.

2. 대전은 갈라파고스 같은 글로벌 시대의 섬이다.
오늘날 제조업은 세계화되었다. 핸드폰도 세탁기도 감자칩도 최고만 팔린다.  서비스 산업도 세계화되고 있다. 인재와 기술도 국경을 넘어 유동하고 있다. 연구 개발의 방식이나 구조도 새로워지고 있다. 그러나 대전시 경제에는 국비, 지방세 외에는 외부 유입(해외 기업, 해외 자본)이 없다. 대전시의 산업 정책과 서비스에는 어떤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가?

대통령 공약으로 대전시는 4차 산업 특별시가 되었다. 특구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발전 전략이다. 4차 산업 예산으로 건물을 짓고 그 안에 건물을 관리하는 사람을 넣고 익숙한 행정을 한다면 시민은 시설에 대한 감가상각 비용과 그 인건비를 영구적으로 부담하며 살아갈 것이다. 대전은 세계와 연동하는 ‘기술 라인’, ‘자본 라인’, ‘인재 라인’의 융합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대덕 특구를 품고 있는 대전이 살려면 세계적인 범위에서 인재를 영입하고 혁신 자원을 배치해야 한다. 그러나 늘 비슷한 입력값을 넣고 그렇고 그런 결과 값을 산출하는 시스템에 대한 회의를 감출 수 없다. 4차 산업의 지휘를 산업 사회 인재와 관료에 맡겨서 나오는 결과를 우리는 예측할 수 있다. 그 사람들이 또 그렇게 하면 결과는 그렇게 될 것이다.

3. 실리콘밸리에는 문화가 있다. 중관춘에도 중관춘 스타일이 있다.
젊고 자유롭고 혁신적이며 실험적인 분위기가 있다. 어린 돈키호테들, 젊은 나폴레옹들, 맨발에 찢어진 청바지차림의 스티브 잡스이지만 세상과 맞짱을 뜨는 기백들…

시 담당자와 특구에서 과학 행정을 하는 연구원들과 이야기를 해 보면 서로 건널 수 없는 강 같은 것이 흐른다.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는 것과 연구실 속에 있는 사람들과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갑 천 너머를 다른 이웃으로 생각하는 시민들도 있다.

북경 중관춘과 판교의 시민들은 확실히 달라진 자신과 도시의 변화를 보았다. 우리에게는 발표가 아닌 난상토론과 벽을 허무는 소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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