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김형규 자전거여행가]
경제개발과 함께 한 국민 놀이터
“이번엔 장성호 한 바퀴 돕시다.”
대전에서 함께 자전거 동호회 활동을 하다 고향인 광주로 복귀한 ‘모래추님’으로부터 초대장이 날아들었다. 모래추님은 지난해에도 장성라이딩을 가이드해 준 적이 있다. 당시 우리는 홍길동테마파크, 축령산‧병풍산 편백나무숲, 영화 태백산맥 촬영지(금곡마을), 임권택감독 기념관 등을 답사한 바 있다. 푸짐한 장성한정식과 우족탕도 인상적이었다. 이번에 장성호를 둘러본다면 전남 장성은 거의 샅샅이 훑는 셈이다.
지난해에는 미니벨로를 타고 장성을 누볐다. 서대전역에서 무궁화호에 자전거를 싣고 장성역까지 편안하게 갈 수 있었다. 이번 라이딩은 인원이 많고 장성호 주변 임도를 주파해야 하므로 MTB를 가져가야 해서 부득이 소형 트럭을 대동했다.
지난 3월25일 오전 7시 30분 대전을 출발해 백양사IC를 거쳐 장성호 주차장에 도착했다. 전날 미세먼지 예보가 나왔지만 이미 여러명이 약속한 라이딩이므로 되돌릴 수 없었다. 차에서 자전거를 내리고 안전장구를 갖춘 뒤 오전 10시부터 라이딩에 들어갔다.
장성호 일주 거리는 대략 40㎞에 간식을 먹고 쉬는 시간을 합쳐 3시간이면 충분하다. 이동 시간을 감안해도 하루 라이딩 일정으로 적당하다. 라이딩은 시계방향으로 도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좌측도로 전망대로 살짝 업힐을 하면 곧바로 장성호관리소와 영산강유역농업개발기념탑이 나오고 우측으로 웅장한 호수가 눈에 가득 들어온다.
수변길 조성구간(7.5㎞)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면 임도와 수변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임도로 진입한다. 여기서부터 호수를 우측 어깨에 끼고 길을 따라 가면 된다. 수변길은 산책코스로도 유명하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장성호에 대해 ‘영산강의 지류인 황룡강 상류계에 있는 인공호수이다. 장성호는 영산강유역 종합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1976년 9월 장성읍 용강리에 높이 36m, 길이 603m의 장성댐이 건설됨으로써 등장된 저수지로 총저수용량 8,970만t, 유역 면적은 6.87㎢에 이른다. 다목적 인공호인 이 호수는 관개용수 약 4,800만t, 생활 및 공업용수 1,460만t을 공급한다. 장성호의 조성으로 1만 3900ha에 이르는 황룡강 유역 농지가 수리안전농지로 바뀌었고, 그 결과 연간 2만 4000t의 미곡 증산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장성호는 인접하는 내장산국립공원과 함께 호남의 각광받는 관광 명소가 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낙후된 대전 관광 대책 없나
1970년대는 쌀증산이 정부의 핵심정책이었다. 먹고사는 문제뿐만 아니라 장성호가 준공되자마자 국민관광지로 지정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요즘은 ‘국민’을 뺀 ‘관광지’로 불리는데 ‘관광진흥법’상 관광지역은 ‘관광지’, ‘관광단지’, ‘관광특구’ 등으로 나뉜다. 우리 귀에 익숙한 곰나루, 마곡사, 삽교호, 신정호, 안면도, 옥천 장계 등은 관광지이고 백제문화단지, 보문단지, 중문단지 등은 관광단지, 유성‧이태원‧해운대‧보령해수욕장 등은 관광특구이다. 규모, 개발주체, 세제지원에 따라 각각 달리 분류된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 관광지는 충남 25개소, 충북 22개소, 강원 41개소, 부산 5개소, 인천 2개소 등 모두 226개소다. 부산, 인천을 제외한 광역시에는 없다. 대구가 지난해 비슬산을 관광지로 지정했으나 아직 정식명단에는 등재되지 않았다.
우리나라 1호 국민관광지는 1977년 3월에 지정된 동해시 무릉계곡으로 알려졌으나 같은 연도에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명소는 무릉계곡 이외에도 장성호 등 전국적으로 몇 군데 있다.
유성은 해운대, 설악산, 경주, 제주도와 함께 우리나라 관광특구 창립(1994년 8월)멤버였으나 지금은 호황을 누리는 다른 특구에 비해 낙후성을 면치 못해 안타깝다. 대전의 관광 정책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 육성방안을 마련하는 노력이 시급하다.
한적한 시골도로인 호반로를 따라 가다 시일건강타운 앞 백양로와 만나는 3거리에서 장성‧정읍방면으로 우회전하면 장성호문화예술공원과 장성호관광지를 만난다.
장성호는 요즘 낚시붐을 타고 강태공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마침 이날은 전국 낚시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전국에서 모인 수많은 낚시꾼들이 호수변에 일렬로 늘어서서 릴을 던지는 모습이 장관이다. 과거에는 낚시하면 장년층의 취미로 여겨졌으나 요즘은 젊은 층, 특히 20대 여성들도 눈에 많이 띈다.
지방도를 따라 가다 북하면에서 하만길로 우회전하면 농로를 따라가다 다시 임도로 들어선다. 이 코스는 초행자가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현리를 지나 상오리에서 장성댐이 보이는 황룡강을 건너 우측 둑방길로 가면 출발했던 주차장이다.
총라이딩 시간은 3시간 30분, 거리는 40㎞를 달렸다. 늦은 점심메뉴를 고민하다 작년에 왔을 때 깊은 맛을 느꼈던 인근 우족탕집에 가기로 했다. 이집은 우족탕뿐만 아니라 5년 숙성김치맛이 일품이다.(실제 5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날은 묵은지를 내놓지 않아 간청했더니 양재기에 맛보기만큼 내주었다. 일행이 숙성김치의 깊은 맛에 감탄사를 쏟아냈다. 주인 아주머니가 묵은지는 별도 판매한다고 귀띔했다.
미세먼지 때문에 아쉬움이 남지만 장성호는 자전거가 아니더라도 수변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추억에 남을만한 코스로 추천하고 싶다. <계속>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장성호 꼭 다녀 와야겠어요
담에도 좋은곳 추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