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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요하의 작은옹달샘] 영화 ‘그날, 바다’를 보며 ‘소름’을 경험했다세월호 침몰 원인 밝히기 위해선, 더 많은 관심 필요해

    지요하 소설가

    [굿모닝충청 지요하 소설가] ‘통한’의 시기인 4월이 지났다. 개나리, 진달래, 벚꽃, 목련 등 봄꽃들이 다투어 피었다가 허무하게 이울어버린 4월의 끝은 이상한 적막감마저 갖게 한다.

    제주 4.3으로 시작해서 4.16을 지날 때는 가슴의 통증을 감내하며 와락 피었다가 덧없이 지는 봄꽃들에 더욱 눈을 주게 된다. 절로 ‘통한’이라는 단어가 무시로 실감되기도 한다.

    나는 천주교 신자이므로 2014년 이후로는 4월 16일이나 전후에 세월호 희생자 304명을 위한 ‘위령미사’를 봉헌해왔다. 2015년과 16년에는 서울 광화문에 가서 추모미사에 참례했지만, 2017년부터는 건강 문제로 서울에 가지 못하는 대신 태안본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곤 했다.

    지난 16일은 월요일, 사제들의 휴무일임으로 본당에 미사가 없었다. 그래서 다음날인 17일 화요일 저녁미사에 예물을 바쳐 세월호 304명을 위한 미사를 봉헌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세상을 사는 동안 매년 4월 15일이나 전후에 반드시 세월호 304명을 위한 미사를 봉헌할 생각이다. 결코 세월호를 잊지 않으려는 마음이기도 하다.

    영화 '그날, 바다'의 포스터. 침몰하기 직전의 세월호 모습.

    세월호를 잊지 않으려는 의지, 그 이유

    그동안 무수히 세월호를 생각했고, 또 글을 썼다. 세월호를 생각할 적마다 가장 명료하게 떠오르는 의문은 ‘세월호는 왜 침몰했나?’와 ‘왜 구조하지 않았나?’였다.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의문들도 있었다. ‘해군참모총장 황기철 대장이 구조함인 통영함을 두 번이나 출동시켰는데도, ’왜 누가 통영함을 막았나?’와 ‘해경은 구조하러 온 미군 헬기를 왜 돌려보냈으며, 어선들의 접근을 왜 막았나?’ 등이었다.

    그 의문들에는 으레 세월호의 침몰은 검은 권력의 ‘기획’이라는 확신이 달려 나오곤 했다. 세월호의 출항에서부터 침몰까지의 모든 정황들과 사실들에 ‘기획’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그것의 실체를 확인할 수 없어 안타까웠을 뿐이다.

    지난 19일 서산 ‘롯데시네마’에 가서 다큐멘터리 <그날, 바다>를 가족과 함께 보았다. <그날, 바다>는 지난 12일 개봉됐는데, 대전에서 사는 아들과 며느리, 또 여러 지인들로부터 반드시 영화를 보라는 말과 함께 ‘세월호의 진실’을 알게 되었고 분노와 함께 소름이 끼치는 현상을 경험했다는 말을 들었다.

    다큐멘터리 <그날, 바다>는 세월호 침몰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단순 사고가 아닌 사건, 즉 ‘기획’임을 과학적 논리와 실증들의 집합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침몰하기 직전의 세월호를 유족이 망연히 바라보고 있다.

    영화를 만든 김지영 감독은 애초 세월호 유가족들로부터 짧은 영상 제작을 부탁받고 세월호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정부 발표들이 모두 거짓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한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의 급격한 우회전과 화물 쏠림이 침몰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그 발표를 모든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소름 끼치는 원인, 분명해진 과제

    김지영 감독이 김어준 <딴지일보>총수와 함께 세월호 AIS(배의 항로를 기록하는 장치) 소스코드 원문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세월호는 침몰 전부터 지그재그로 운항했으며 여러 차례 비정상적인 속력 변화가 있었다. 정부가 발표한 AIS 기록과는 전혀 다른 결과였다. 

    또한 좌회전을 하던 배가 왼쪽으로 쓰러진 것은 관성의 법칙에 어긋나는데, 외력이 작용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물리학 교수의 증언을 소개한다. 세월호 침몰 지점은 정부 발표와 700m나 차이가 났다. 침몰 지점을 700m 끌어내리니 세월호 항적은 병풍도 해저지형과 일치했다. 

    영화 '그날, 바다'의 스틸 컷.

    제작팀은 세월호의 급회전 위치가 병풍도 해저 지형과 일치한다는 점 등에서 세월호가 왼쪽 앵커를 내린 채 운항했다는 가설을 내놓았다. 

    AIS를 중심에 놓고 과학적으로 세월호 침몰 원인을 분석한 <그날, 바다>는 정부 발표 기록이 조작됐으며, 앵커를 내리고 운항한 것이 침몰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당시 세월호를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던 화물선 두라에이스 선장과 세월호 생존자들의 증언이 이 주장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배우 정우성이 노 개런티로 내레이션에 참여한 <그날, 바다>는 세월호에 관심은 많았지만, 어디서부터 접근해야 할지 몰랐던 사람들에게 충실히 길잡이 역할을 한다. 과학적인 분석과 함께 ‘그날’ ‘바다’에서 일어난 일을 관객들이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도록 그래프와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밀도 있게 설명한다. 

    영화 '그날, 바다'의 스틸 컷.

    아직 <그날, 바다>가 제기한 가설이 사실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세월호 침몰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국민들이 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19일 오후 7시 20분 서산 롯데시네마의 상영관을 찾은 사람은 우리 가족 3명을 합해 고작 4명이었다. 슬프고 외로워지는 심정이었다. 이런 무관심과 망각증이 세월호 기획 침몰도, 천안함 폭침 조작도, KAL858기 폭파 사건도 만들어내는 요인이며, 그러다가는 나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나를 더욱 슬프게 했다.

    지요하 소설가  jiyoh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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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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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아 2018-05-02 18:12:03

      지요하 소설가님의 기사글 공감합니다. 아직 우리 주류 언론은 2014년 4월에 머물러 있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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