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① 공연도·관객도 최고수준… 내부직원 만족도는?
[커버스토리] ① 공연도·관객도 최고수준… 내부직원 만족도는?
개관 15주년 대전 예술의전당 빛과 그림자-전문공연장 운영 문 수준 높여
  • 김훈탁 기자
  • 승인 2018.05.03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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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10월 1일. 대전예술의전당 개관식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야외에서 진행됐다. 수많은 우산을 쓴 인파 속에서 “공연예술을 담는 그릇으로 공연장을 지켜주기 위해 부득이 일반 행사인 개관식을 야외에서 하게 됐다”는 당시 염홍철 시장의 개관 기념사는 한동안 지역 문화예술계에 회자됐다.
무대에서는 ‘일반 행사’를 못하도록 아예 개관식부터 못을 박아 공연장의 품격을 지키도록 한 염 시장의 의지는 대전예술의전당 운영 방향에 큰 족적을 남겼다. 전문공연장으로 손색이 없는 첨단 음향시설과 무대장비를 갖췄고, 지방에서 최초로 대관 중심이 아닌 자체 기획공연 중심의 공연장 운영을 선언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공연을 보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올라갈 때다. 대전 관객들을 위해 서울예술의전당에 버금가는 기획 예산을 편성했고, 수준 높은 공연기획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의지는 대전예술의전당을 기획전문 공연장으로 운영할 인력구성에도 적잖은 영향을 줬다.  극장 경영, 공연기획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이 직원으로 채용되면서 차별화된 공연기획과 운영을 선보였다. 대전예당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큰 힘이 됐다.
대전예당 이전과 이후는 ‘문화 불모지’가 ‘수준 높은 청중이 있는 문화도시’로의 변화다.
그 것만으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대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시민의 예술적 감성을 키워 삶의 질을 높여 온 중심에 늘 대전예술의전당이 함께 했다.
대전예당은 공연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예산 운영에도 지혜를 발휘했다. 시설운영비와 인건비, 공연기획비를 동일하게 배정했다.
이 원칙은 중요했다. 많은 공연장들이 예산이 줄어들면 너무 쉽게 공연기획비를 줄이던 관행이 횡행하던 시절이다. 공연의 질이 떨어지면 관객이 외면한다. 당연히 공연장에는 치명타가 된다. 적폐를 없앤 과감한 결단 덕분에 대전예술의전당의 공연기획비는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당연히 현명한 생존 공식이 됐다. 이는 다른 문화예술계가 모범 사례로 삼을 만한 대목이다. [편집자 주]

[굿모닝충청 김훈탁 기자] 어느덧 문화도시 대전의 상징이자 예술 명소로 자리매김한 대전예술의전당이 개관 15주년을 맞는다. 대전예당은 지난 시간 꾸준히 질 좋은 작품을 선보이고, 교육기능을 강화했다. 그만큼 문화예술의 씨앗을 대전에 뿌렸고, 지역 문화예술 공연의 거점으로 대전의 문화예술 수준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장들의 역할도 컸다. 조석준 초대관장부터 김용환 2대관장, 임해경 3대관장, 이용관 4대관장, 그리고 2015년 4월에 취임한 오병권 5대관장에 이르기까지 대전예당의 수장들은 전국 유수의 공연장을 뛰어넘는 도약을 위해 역량을 쏟았다.

대전시민들이 공연과 친숙해지도록 ‘그랜드 페스티벌’을 기획해 세계적인 공연을 유치했고, ‘스프링페스티벌’은 지역 예술가에게 무대의 문턱을 낮춰 지역 사회와 함께 역량을 키우도록 도왔다. 이런 다양한 노력은 대전 지역의 공연의 질적 수준과 볼륨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성과로 이어졌다. 현재 대전예술의전당은 98%의 공연 가동률(문화관광부 통계)을 자랑한다.

대관 운영 방식도 큰 변화를 줬다. 회계연도 시스템에 따라 상‧하반기로 나눠 진행하던 대관 시스템을 지난해부터는 외국 공연장처럼 1년 장기 공연계획을 미리 세워 오픈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최정상 오케스트라로 자리매김한 대전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대전시립합창단, 대전시립무용단 등 예술단의 성장도 대전예당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대전시민을 수준 높은 클래식 애호가로 이끄는 뛰어난 기량과 매력적인 래퍼토리, 신선한 기획력은 대전 문화예술 활성화에 톡톡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 매 시즌 높은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은 노력의 성과다.

정경화 바이올린 리사이틀,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 세계적인 지휘자인 정명훈과 대전시향이 함께하는 콘서트, 조수미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무대에 올리는 섭외력도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대전예술의전당은 공연예술아카데미 등 시민의 문화예술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인데 이게 문제다. 지방 최초로 공연장 전문가 시대를 열었지만 전문 인력을 계약직 형태로 운영한 것이 패착이 됐다는 지적이다.

대전예술의전당이 임기제 공무원 최다 보유기관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직접적인 이유다.

지역 문화예술계 안팎에서는 대전예술의전당의 가장 큰 문제로 직원들의 고용 불안을 꼽는다. 신분 안정이 되지 않는 조직은 오랫동안 최고의 시너지를 내기 힘들다. 팀 성과가 아닌 제 각각 능력을 입증해야 다음 년도가 보장되는 시스템에서는 자연스럽게 끼리끼리 문화가 싹튼다. 조직의 화합이나 소통, 배려 같은 가치가 뿌리 내리기 힘든 구조다.

관장도 신분불안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임용계약에서 자유롭지 못한 임기제 공무원(2년 계약, 3년 연장 가능)이다. 임기를 연장해 수행 중인 현 관장을 제외하면 5년이라는 연장 가능한 임기를 모두 채운 관장은 없었다. 관장마저도 예술적 소신을 갖고, 일을 계획하고 추진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한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대다수 대전예당 관장들은 첫 1년은 전임 관장이 기획해 놓은 프로그램을 뒤치다꺼리했고, 남은 1년 동안 자신의 색깔을 내야 했어요. 하지만 이게 가능할까요? 인사 시스템이 대전예당의 걸림돌이라는 걸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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