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대전 도시철도 1호선 오룡역에 가수 아닌 ‘가수’가 탄생했다.
지난 1일, 대전 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노동조합 주최 제14회 근로자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홍지유(31) 씨가 소문의 주인공.
그녀는 현재 오룡역에서 6년째 근무하고 있는 베태랑 역무원이다. 노래 솜씨도 베테랑 뺨친다.
윤병옥 오룡역장은 “처음에 나간다고 했을 때, 잘하고 오라 응원은 했지만 설마 대상을 수상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그녀의 수상소식에 놀라워했다.
“평소 노래하는 모습을 눈여겨 보신 한국철도사회산업 노동조합 대전도시철도지부의 조광형 지부장님의 추천으로 노래자랑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또 근무하면서 가요제에 참가하는 일이 흔치 않아,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녀는 참가 당시의 심정에 대해 “무대공포증이 있어서 가요제 리허설에서 가사도 실수하고, 무대 의상까지 꼼꼼하게 준비해 온 다른 참가자들의 모습에 참가 신청을 취소할까 고민도 했다”라며 “그런데 긴장한 저의 모습을 보신 다른 참가자분이 ‘경험삼아 해보는 것이라 생각하고 힘내라’고 응원해주셔서 떨리는 마음을 다잡았다”라고 전했다.
덧붙여서 그녀는 노조원들이 준비한 ‘도시철도가 낳은 아이돌가수 홍지유 홧팅!’이라는 현수막을 보고 마음의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녀가 근로자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게 된 것은 결코 운이 아니었다. 그녀는 과거 가수의 꿈을 키우던 소녀였다.
“대학도 춤을 전공하고 싶었고, 노래하는 것도 좋아해 오디션도 많이 보러 다녔어요. 그리고 제가 ‘가수를 직업으로 삼겠다’라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도 심하셨습니다. 서른살 전까지만 해도 가수가 되고 싶은 생각이 더 컸지만, 지금은…”
과거 가수의 꿈을 되새기던 그녀의 표정에는 다소 씁쓸하고 아쉬움이 묻어났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노래하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듯 금새 활기를 되찾았다.
“지금은 친구들의 축가를 불러주거나, 노래방을 자주 찾아가는 정도에요. 부모님도 이번에 대상 수상에 누구보다 제일 기뻐하셨습니다. 요즘에는 노래가 가장 즐거운 취미생활입니다.”
“지금 저희 (한국철도사회산업)노조원들이 현재 역무원 무기계약직 전환 을 앞둔 시점에 있어서 열심히 노력하고 계세요. 이번 대상수상으로 조금이나마 응원이 된 것 같아 기쁩니다.”
그녀는 자신의 노래가 동료들에게 작은 힘이 되길 기원하며 화이팅을 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