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촉발된 국회 공전사태가 8일 고비를 맞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2시를 데드라인으로, 사실상 최후 통첩을 내려놓고 있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여당이 자신들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5월 국회 종료와 함께 보다 강경한 대여 투쟁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사실상의 선전포고다.
"특검에 온갖 사족과 조건을 다는 것은 결국 특검을 받지 않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특검을 하자면서 특검시기도, 특임검사 임명도, 특검 내용도 모두 민주당 입맛대로 하겠다는 것은 결국 특검을 유명무실하게 하기 위한 꼼수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8일 "우리가 안 받겠다고 하던 특검을 하기로 한 것은 통 큰 양보"라며 "그럼 한국당도 비정상적이고 마구잡이식 특검만 주장하지 말고 함께 협의하는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 국회의 가장 큰 문제는 과거 민심과 현재 민심 간에 발생하는 격차"라며 "지금 국회는 촛불민심 이전의 민심이 만들어낸 구조로, 촛불민심으로 바뀐 세상 민심과는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요컨대, 최대 핵심 쟁점인 '드루킹 특검' 실시라는데 여야가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를 토대로 나머지 디테일한 사안에 대해서는 협의를 통해 정리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 시기, 검사 임명, 조사 범위 등은 정치력을 발휘해 반드시 풀어내야 할 숙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국회 공전이라는 볼썽 사나운 모습에 국민들은 넌더리 치고 있다
우 원내대표의 발언을 일문일답으로 재구성했다.
-특검에 온갖 사족과 조건을 붙인다는 야당 주장에 대해.
▲우리가 한국당 주장대로 특검을 마냥 수용할 수는 없다. 추경을 심의하고 처리하는 데만 최소 2주일이 소요되고, 한국당의 특검안이 '드루킹 댓글조작'에서 대선 전체로 조사범위를 확대하자는 비정상적 마구잡이 특검이다. 박근혜 국정농단에 관련된 이상한 변호사를 특검으로 추천하면 어떡할 건가.
-한국당은 특검만 처리해주면, 추경 처리시한이나 민생처리 법안 등을 밤을 세워서라도 처리해주겠다고 하는데.
▲특검만 하고 나머지를 차일피일 미루면 어떡하나. 특히 추경을 심의하려면 최소 2주 정도는 소요돼 24일 처리를 말한 것이고, 마침 그 날이 국회의장 선출의 법적 시한이어서 본회의를 열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자고 했던 거다.
-당장 오늘 특검부터 처리하지 않으면 5월 국회 종료를 선언하지 않았나.
▲말이 안 된다. 특검법안은 충분한 심의가 필요하다. 야당의 법안은 '드루킹 댓글조작'을 대선불법 여론조작 사건으로 규정, 대선 때 있던 모든 걸 조사하겠다는 것이어서 이는 '대선 불복'이자 '마구잡이 특검'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야당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분을 특검으로 내세우면 비토할 이유가 없지만, 한국당 특검안은 전혀 그렇지 않다.
-'통 큰 양보'는 현실적으로 무망한가.
▲우리는 안 받겠다던 특검도 받기로 통 큰 양보를 했다. '조건 없는 특검수용'는 주장은 자기들의 양보는 없이 일방적으로 하겠다는 이야기다. 왜 거기는 맨날 최후통첩만 하나. 뭘 협의해서 처리할 생각은 없고, 일방적으로 자기 주장만 관철시키려고 한다.
-특검 수용 전제조건이 많다는 불만에 대해서는.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됐는데도, 아직까지 물 관리 일원화법 같은 정부조직법도 한국당의 반대로 처리되지 않고 있다. 또 상가관리 임대차보호법, 건설근로자 고용개선법 등 꼭 필요하지만 한국당이 막아 온 민생처리법안과 경제활성화법안도 시급하다. 이런 문제를 함께 처리하자는 게 무엇이 문제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