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고민 Q&A] 고부갈등을 줄이는 방법
[어르신고민 Q&A] 고부갈등을 줄이는 방법
  • 임춘식
  • 승인 2018.05.13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굿모닝충청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Q. 시어머니(80)와 날이 갈 수록 갈등이 심각합니다. 시어머니를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습니다. 저랑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하나도 맞지 않는 시어머니라 도저히 답이 안 나옵니다. 시어머니와 싸움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여, 56)

A. 이 세상에 풀지 못할 문제가 없다해도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고부갈등’은 좀 풀기 힘든 것 같습니다. 왜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는 가까워지기 힘든 걸까요? 시어머니와 며느리, 그들이 싫어하는 며느리 이야기, 그리고 시어머니 이야기를 우선 자세히 들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쨌든 ‘고부갈등’은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파워 게임입니다. ‘고부갈등’이란 같은 여자간의 집안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여자가 아들을 낳아 키워서 장가를 보내는 일이 시작된 후부터 끊임없이 이어왔습니다. 앞으로도 영원히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인간사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작은 전쟁입니다.

한 집안의 두 여자간의 갈등을 어쩔 수 없이 지켜만 봐야 하는 남자들의 입장에선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괜히 끼어들었다간 두 여자들로부터 동시에 양면공격을 당할 여지가 있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가능한 그냥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보통 딸 같은 며느리, 엄마 같은 시어머니를 꿈꾸지만, 꿈은 꿈일 뿐 시어머니는 엄마가 될 수 없습니다. 딸과 엄마는 많은 일들을 함께 겪고 싸워가며, 서로가 다르다는 걸 받아들이는 시간을 수십 년씩 가진 사이입니다. 하지만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전혀 그렇지 않죠. 그러니 지나친 기대를 접어야 합니다. 시어머니 혹은 며느리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갈등의 시작일 뿐입니다.

먼저, ‘착한 며느리 콤플렉스’를 버려야 합니다. 이를 못된 며느리가 되라는 말로 착각해선 곤란합니다. ‘착하다’라는 말이 며느리 앞에 붙으면, ‘자기주장이 없다’는 말로 바뀌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착한 며느리라는 자기최면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아무리 잘해도 내가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이렇게 완벽한 며느리가 될 수는 없다고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 스스로 짐을 덜 수 있는 길입니다.

또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 합니다. 시어머니가 저렇게 잔소리를 하는 것도, 며느리가 도통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도, 다 알고 보면 서로 살아온 게 다르고 사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각자 상대방이 저러는 데는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 서로를 인정해야 합니다.

시부모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옛것에 대한 애착이 더 큰 나이로, 이는 뇌의 기질적 변화 문제와도 연관됩니다. 나와 ‘다른’ 시어머니를 변화시키려는 순간 고부갈등이 시작되고, 나와 ‘다른’ 시어머니를 인정하는 순간 현명한 며느리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야 합니다. 시어머니는 완벽한 사람이 아닙니다. 당연히 시어머니 말씀이 죄다 진리인 것도 아닙니다. 상대의 말 하나하나가 다 신경 쓰인다면, 자신이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너무 큰 탓일 수 있습니다. 너무 가슴속에 담아두지 말고 시어머니는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구나 하는 선에서 그냥 넘기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보통 대화는 ‘너 전달법(You-Message)’일 때가 많습니다. 너 전달법은 ‘너 때문에’ ‘네가 이렇게 해서’ ‘너는’으로 시작하므로, 상대를 평가하거나 비판하는 것으로 들릴 수 있어 상대는 기분이 나빠지고 오히려 저항하게 됩니다.

하지만 나 전달법은 그렇지 않습니다. 상대에 대한 비판을 빼고 내가 뭘 바라는가만 표현하면 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바를 상대가 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특히 시어머니처럼 내가 요청하기 어려운 상대일수록 나 전달법은 효과적입니다.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인정하는 대화법, 서로를 평가하는 대신 존중하는 대화법은 갈등을 없애고 사이를 가깝게 만들어 줍니다.

왜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에는 이토록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계속 갈등이 이어져 오는 것인가?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연구 사례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들여다봐도 고부갈등을 해결할 뾰족한 수를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논문 내용 중에는 고부갈등이 생기는 원인이 뭔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어떤 점을 미워하는지’ 그리고 ‘며느린 시어머니의 어떤 점을 싫어하는지’에 대해 시어머니와 며느리들을 대상으로 각각 설문조사를 한 내용이 있어서 여기에다 옮겨 봅니다. 참고가 될 것입니다.

[사례 1] 시어머니가 미워하는 며느리 순위 입니다.

ㆍ1위-밖에 나가 집안일에 대해 수다 떨고 험담하는 며느리.
ㆍ2위-시어미에게 꼬박꼬박 말대답을 하는 며느리.
ㆍ3위-시어미의 습관이나 행동을 일일이 간섭하는 며느리.
ㆍ4위-사치하고 낭비가 심한 며느리.
ㆍ5위–시어미에게 집만 지키라고 하는 며느리. 
ㆍ6위–게으름을 피우는 며느리.
ㆍ7위–자기주장이 강하고 고집을 부리는 며느리.
ㆍ8위–손주를 때리는 며느리.
ㆍ9위–외출이 잦은 며느리.
ㆍ10위–직업을 가진 며느리.
ㆍ11위–친정나들이를 자주하는 며느리.
ㆍ12위–손주들 교육에 극성부리는 며느리.

[사례 2] 며느리가 싫어하는 시어머니 순위 입니다

ㆍ1위-집밖에 나가서 며느리 험담하는 시어머니.
ㆍ2위-친정식구 험담하는 시어머니.
ㆍ3위–외출하거나 음식 하는데 간섭을 하는 시어머니.
ㆍ4위–거짓말하는 시어머니.
ㆍ5위–신경질적이고 변덕이 죽 끓듯 하는 시어머니.
ㆍ6위–며느리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시어머니.
ㆍ7위–종교를 믿으라, 마라 강요하는 시어머니.
ㆍ8위–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나는 시어머니.
ㆍ9위–지나치게 절약하거나 궁상을 떠는 시어머니.
ㆍ10위–집안의 돈은 모두 아들이 번 돈이라고 주장하는 시어머니.
ㆍ11위–자기 며느리를 다른 집 며느리와 비교하는 시어머니.
ㆍ12위–시집식구들 앞에서 며느리를 책망하는 시어머니.
ㆍ13위–자기 말엔 무조건 순종을 강요하는 시어머니.
ㆍ14위–며느리의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을 반대하는 시어머니.
ㆍ15위–부부싸움에 끼어드는 시어머니.
ㆍ16위-손주들을 너무 두둔하는 시어머니.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